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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Jul 31. 2022

Chaos 9 : Cosmos 1

7월 취준 일기

책 '될 일은 된다'에서 내맡기기 실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그저 완벽하게 흘러가는 삶을 내 손으로 훼방하고 싶지 않았다.

나를 옳아 매고 있던 걸 찾아내는 일은 내 책임이 아니었다.

그것은 삶의 몫이었다.

내 안에서 무엇이 올라오건 기꺼이 놓아 보내는 것.

그것이 나의 책임이었다.


지난 세월 그 모든 걸 목격하고 나자 결국 내게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삶의 흐름에 내맡기는 것뿐이었다.

'삶이 다 알아서 한다'는 사실을 내면 깊은 곳에서 깨달았을 때 오는

그 엄청난 자유를 어떻게 깨달을 수 있을까?

그것은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고된 몸부림은 없어지고

나의 이해를 넘어서는 완벽한 그것에 내맡기는데서 오는 깊은 평화만이 존재한다.

그때의 기쁨과 흥분과 자유란 꿈에도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다.


삶의 길이 당신의 길이 될 때, 모든 잡음은 멎고 위대한 평화만이 남는다.



4개월 정도 '내맡기기'를 따라 해보고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보다 내가 얼마만큼 삶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달린 거 같다.

아마 아직 나는 '삶이 다 알아서 한다'는 사실을 내면 깊은 곳에서 깨닫는 경험을 하지 못해 견디기 힘들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주먹을 쥐고 마디를 세며 달을 계산하다 보니 어느새 맨 마지막 새끼손가락 관절까지 왔다.

벌써 2022년도 반 이상이 지나갔다.


지난 반년은 나에게 꽤 터프한 시간이었다.

당장 다음 달에 어떤 일들이 생길지 예측이 되지 않아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시기였다.


3월에는 이별을 했고 마지막 학기가 시작됐다.

4월에는 중간고사를 준비하고, 달리기를 하며 잡생각을 떨쳐내려 발버둥 쳤다. (면접 2회)

5월에는 우연하게 '브런치'를 시작하고, 벙글이 스티커 단체 주문을 받았다. (면접 1회)

6월에는 마지막 학기 기말고사를 잘 치러내고, 검색광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포토샵 공부를 시작했다.

7월에는 헬스를 시작하고, 포토샵 1급 시험을 치렀다. (면접 1회)

 

  많은 일들이  달에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불확실하다는 것은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면접 탈락 문자를 받을 때마다 언제까지 내가 쓸모없는 사람으로 남아있어야 하나 한숨만 내쉬어 진다.

내가 평소 꼼꼼하고 계획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타입은 아니지만,  정도까지의 불확실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때때로 버겁게 느껴진다.



카오스가 8월에 들어서는 정점을 찍을 거 같다.

아마 어디든 입사를 하기 전까지는 예측 불허한 삶이 계속되지 않을까.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단 느낌이 든다.

그리고 솔직히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확신이 서질 않는다.

과거 자신 있게 도전했다가 실제로는 생각만큼 안되고 운명에 큰코다쳤던 경험이 아른거린다.


자신감이란 성공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성공'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일이 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뿌리 없는 자신감으로라도 나를 치장해야 되는 걸까.


'~같다'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가 확신이 없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과연 삶에서 누가 인생에 확신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오히려 나는 확신만 가득 찬 사람들을 경계하게 된다.

확신을 가져야 될 부분과 불확실성으로 남겨둬야 될 부분의 비중은 어떻게 두어야 할까?


내 삶은 과연 완벽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저 내 마음속에 올라오는 일들을 놓아 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8월을 4시간 앞두고 있는 나는 두렵다. 막막하다.

놓아 보내지 못한 무거운 고민들에 짓눌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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