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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핼리 Halley Nov 22. 2022

당신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취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음악 편-

'취향'에 대해 얘기할 때 '음악'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음악 잡식 성향이 강합니다.

하나에 꽂히면 그거만 하루 종일 반복 재생할 때도 있습니다.


최근엔 The weekend와 Ariana Grande가 함께 부른 'Save your tears' 무대 영상을

100번 이상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John Legend지만,

항상 그의 음악만 고집하진 않습니다.


발라드도 듣고 힙합도 듣습니다.

아이돌 무대도 즐기고 가끔은 클래식도 틀어 놉니다.


이런 잡식 성향을 갖고 있음에도, 나름 '기준'이 존재합니다.

제 맘 속 DJ가 기준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상황'입니다.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느냐에 따라 DJ가 트는 음악이 달라집니다.



Ⅰ. 운동할 때

헬스장에서 이어폰 꽂고 중량 운동을 할 땐 주로

'Imagine Dragon'의 노래를 들으며

텐션을 끌어올립니다.


저만의 '의식(Ritual)'이랄까요?

Imagine Dragon의 'Radioactive'를 들으며 거울 한 번 보고 바벨을 뽑으면

왠지 더 퐈이팅 넘치고, 엔돌핀이 도는 느낌이 납니다.


남자다움을 물씬 느끼고 싶을 땐 Imagine Dragon!




Ⅱ. 집중할 때


'집중할 때 듣는 음악'에 대한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10년 전인 고등학교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서실이나 자습시간에 어떤 음악을 들어야 집중이 잘 될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습니다.

Sam Smith나 Maroon 5와 같은 팝송도 들어보고 잔잔한 클래식도 들어보았지만,

집중에 큰 도움을 준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잠을 쫓고 다른 소음들을 상쇄시켜주는 정도의 효과 이상을 거두긴 힘들었습니다.




저만의 '집중 음악'은 최근에서야 정해졌습니다.

https://brunch.co.kr/@roykang2/35

'카페 편'에서 밝혔듯,

연희동에 위치한 '프로토콜' 카페에서 나오는 배경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네오 클래식인지, 뉴에이지인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아 장르 구분을 뚜렷하게 할 순 없지만,

아이슬란드 아티스트 Eydís Evensen의 Bylur(눈보라)란 앨범을 들어보면 그 느낌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개인적으로 Bylur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The Northern Sky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추운 겨울,

횡량한 북쪽 하늘을 바라보며 느끼는 쓸쓸함과 그 속에 느끼는 '자기 성찰'에 대한 이야기가 주는 울림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GJ6vH5HZe8




Ⅲ. 지하철에서


지하철에선 저의 잡식력이 가장 잘 발휘되는 공간입니다.

키드밀리의 Killing verse 모음 등 힙합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차트 상단에 위치한 아이돌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지하철에서 듣는 음악의 가장 큰 역할은 지하철 마찰음을 줄여주는 동시에

미어터진 공간에서 음악으로나마 저만의 심리적 공간을 확보해주어야만 합니다.


마찰음을 줄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템포가 빠르고, 신나는 노래를 듣습니다.

요즘은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을 가장 많이 듣고 있지만,

지하철에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노래가 필요한 때가 온 거 같습니다.




유튜브에서 남이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듣고 댓글을 읽으면서 '공감'이란 보편성은 확대되지만,

'나만의 것', '나만의 이야기'라는 측면에서 특별함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한 두곡 듣다 보면 중간에 꼭 내 맘엔 안 드는 노래들이 섞여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전 귀찮더라도,

낱개 음악에 하트를 눌러 놓기보다는

특정 상황에 맞게 '의식'을 치를 수 있는 노래들을 직접 뽑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 놓습니다.


특정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을 들으며

'나 앞으로 스쿼트 할 거야!'

'이제 집중해야 돼!'

'당장 업무 스트레스를 빨리 잊어버리고 싶어!'

와 같은 메시지를 뇌에 전달합니다.


'그 노래'를 들려줌으로써 특정 행동에 대해 사전 고지를 하고,

신체적·정신적 세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줍니다.


'파블로프의 개' 실험 결과를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적용한 예라고 할까요?

Imagine Dragon의 노래를 듣고 운동이 너무 하고 싶어서 침을 흘려본 적은 없지만,

머릿속으로 스퀏트 하는 장면이 연상돼 하체에 약간 힘이 들어가긴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조건 반사'를 일으키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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