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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준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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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Jan 28. 2023

Some start, some finish

11월, 12월, 1월 취준 일기

내가 원래 계획적인 인간은 아니지만,

<취준일기>만큼은 매달 정기적으로 쓰고 싶었다.

쓸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핑계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제약들이 존재했다.






1. 코로나 확진

11월 취준일기를 써야 될 때쯤, 지독한 코로나에 걸렸다. 2년 내내 멀쩡하다 끝물에 덜컥 걸려버린 것이다. 살면서 역대급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혼자 사는 자취방에서 새벽에 깨 바닥을 기어 다니며 사경을 헤맸다. 뇌의 정보처리속도가 느려진 건지 '르세라핌-안티프라자일' 노래를 듣는데 뻥 안치고 0.7배속으로 들렸다.


'안, 티 티,,, 프라...자 프라...자'


지금은 완치했고, 쌩쌩하다.



2. '올륌포스 신들의 MBTI 탐구' 연재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올륌포스 신들의 MBTI 탐구'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물론 중간중간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리스 신화 자료조사 늪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손 가는 대로 쓸 수 있는 '취준일기'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브런치 글 목록에는 연재 시리즈가 한 줄로 쭉 있어야 될 거 같았다. 중간에 연재 글과 관련 없는 내용이 없으면 뭔가 통일성이 깨져보인달까? 간지가 덜 하잖아... 그래서 쓰고 싶어도 못썼다.  



3. 취준에 별 다른 진전이 없었다.

11월과 12월 열심히 자소서를 쓰고 면접도 보러 댕겼다. 4번의 면접에서 한 군데는 최종면접까지 합격해 일을 시작할 순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인생 사이클과 커리어와 맞지 않았고, 결국 취준을 조금더 하기로 했다. 당시에 오퍼를 거절할 땐 자신 만만 했지만, 바로 다음 면접에서 떨어지다 보니 내가 너무 오만했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억지로 책상에 앉아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8시간 이상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다시 한 번 나의 선택을 되돌아 본다. 나... 오만했나?



4. 연말과 연초 술 약속과 크고 작은 모임들

하도 사람들 만나고 다니니 이젠 놀기가 싫다. 남는 시간엔 책 읽고 싶다. 텍스트가 필요해... 텍스트가...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취준일기를 작성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이 놀라운 진전이 하나 있었다. 취준일기를 통해 브런치 첫 수익을 벌어들이게 된 것이다. 바로 스타벅스 기프티콘 2장. 이 '취준진담' 매거진이 계기가 되어 채용플랫폼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 것이다. SK 플래닛에서 인턴을 했던 경험과 창업 경험이 있는 취준생의 이야기를 주제로 준비 한 이야기를 했다. 아직 취준생인 사람의 이야기를 누가 재밌어하며 끝까지 보겠냐만은... 그래도 나름 인생 첫 인터뷰였던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1월 말을 기점으로 '올륌포스 신들의 MBTI 탐구' 연재도 다 끝났다. 


Some start, some finish


뉴발란스 신상 티셔츠 등판에 붙은 문구를 보고 따로 적어두었다. 해석의 여지가 있겠지만 나는 '시작하는 사람도 몇 안되지만, 그중에서도 오직 소수만 끝까지 간다.'로 해석한다. ENTP 단점 중에 아이디어는 좋으나 한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끝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나도 그런 적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씁쓸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단점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내가 시작한 일을 내 손으로 어떻게든 끝을 내고 싶었다. 그리고 끝냈다. 약 두 달간의 연재를 마무리했다. 올륌포스는 이전과 다르게 자료조사도 많이 필요하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글쓰기였다. 나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조회수에 상관없이 이를 끝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내가 시작한 것을 내 손으로 끝냈다. 그것만으로도 됐다. 


올 상반기에는 취준을 끝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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