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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준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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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Apr 09. 2023

Finish the race

2월, 3월 취준 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취준은 일단락되었다.


2023년 3월 21일 부로 한 광고대행사에서 AE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세 군데의 광고대행사 중 내가 가장 잘 맞을 거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첫 입사지원서를 쓴 지 딱 1년이 지난 무렵이었다.




지난 1년 간 숱하게 입사 지원을 하고, 

떨어질 때마다 괜히 포트폴리오를 고쳐보고, 

집 앞을 산책하며 1분 자기소개를 달달달 외웠다.


하루하루 불투명한 미래로 불안했고, 답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1년 간 많은 성장을 이뤘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시기가 어떻게 기억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직까진 최근의 기억이라 내 기억저장소에 카테고리 분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마 앞으로도 근 5년간은 확실하게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을 듯하다. 


잃은 것에 절망에 빠지기도 하고, 좋은 기회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쩌면 나는 이 시기를 거치며 '인생'을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엔 항상 좋은 일들만 있지 않고, 때론 시험에 들게 하여 나의 성장의 원천을 깨워 주기도 한다는 것을. 어쩌면 기독교적인 클리셰를 몸소 느낀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성장은 글 쓰기를 시작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브런치에 '취준일기'를 쓰며 인턴 경험 관련 인터뷰 요청도 들어왔고, 유튜브에 업로드되었다. 글 쓰기를 하며 지난 나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Tough time을 영감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


나는 취준을 하며 인생 앞에 겸손함을 배웠다. 

이젠 정말이지 내 앞에 놓인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그리고 알려고 하는 것도 어쩌면 인생에 대한 건방진 태도인지 모르겠다. 

내년에 난 어떤 모습일까?


모르겠다.

모르겠다...


그저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체스판에 놓인 불리한 상황을 탓할 것이 아니라, 

다음에 놓을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렇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의 수를 두다 보면 어느새 젊었을 적 꿈꿨던 멋진 사람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쓰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지프스 신화'와도 맞닿는 얘기인 것 같다.

현실을 탓하며 수동적으로 살아가지 말고, 그 상황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주체적으로 나아가라.


이제는 나의 '업'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힘들게 시작한 일, 이왕 하는 거 잘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남은 주말 내가 놓을 다음 수를 고민해 보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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