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을 깊게 파라 feat. 작은브랜드가 살아남는법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리뷰

by 집착서점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우주에 흔적을 남겨라)'는 이근상 님이 지으신 책이다. 이근상 님은 경쟁 프레젠테이션 20연승을 기록하셨다고 한다(21번째엔 누구에게 지신 건지 궁금하다). 현재에는 광고회사 KS&Partner를 운영 중이시다.


원래 책의 유력한 제목 중 하나는 'Grow Deep'이었다고 한다. '작은 브랜드'와 'Grow Deep'. 제목만 봐도 이 책의 주제를 단번에 간파할 수 있다.


작은 브랜드는 Deep 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것.

심지어 어떤 예는 성장을 의도적으로 늦추거나 안 하기도 한다.



저자는 '매출의 크기가 브랜드의 위상을 말해 주는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브랜드의 크기는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결정된다. 규모가 작아도 소비자 마음속에 그 의미와 존재감이 크다면 그 브랜드는 큰 브랜드가 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시로 약 70개 정도의 브랜드가 나온다(챕터는 총 37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당 2개 이상의 브랜드를 다루고 있다). 모르는 브랜드도 꽤 많았다. 양평에 위치한 '구하우스 미술관'이라던가 독일의 '프리츠 콜라' 같은 브랜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알고 있었지만 브랜드 스토리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케이스티파이는 롯데타워 월드몰에서 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있는데, 이 브랜드의 유래와 성장 배경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 못했었다. 이 책을 통해 작은 브랜드들이 어떻게 자신의 영역을 확보해 영향력을 키워나갔는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경쟁의 영역을 최대한 좁혀라.
경쟁력은 깊어질 것이다.


작은 브랜드가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기술의 진정성이고, 다른 하나는 집중을 통한 전문성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헬리녹스'를 꼽을 수 있다. 헬리녹스는 초경량 고강도 알루미늄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캠핑 의자를 개발했다.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면 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59_represent.jpg 헬리녹스 캠핑 의자
30m만 앞서가라

풀무원의 포장 두부는 소비자를 딱 한 발만큼 앞서간 시도였다. 1984년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사회 전반에 걸쳐 선진화가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풀무원은 동네 가게에서 판두부를 잘라 신문지에 싸주던 시절에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점차 올라오고 있던 때"내가 원하는 게 저거였어!" 소리가 나오도록 가려움을 긁어주었다. 반면에 너무 많이 앞서가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도 많다. 2012년 만도에서 출시한 전기 자전거는 소비자를 너무 앞서간 사례이다. 2018년부터 공유 킥보드 서비스인 킥고잉이 각광을 받은 것을 보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시기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약점을 받아들여라


문제가 없는 브랜드는 없다. 문제는 문제를 감추려는 태도이다. SNS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더 빠른 속도로 똑똑해지고 있다. 이젠 Chat GPT가 등장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소비자를 속이기엔 더 힘들어질 것이다. 오히려 문제를 인정하고 솔직한 태도를 갖는 것이 브랜드에게 도움이 된다. HBAF가 좋은 예시이다. HBAF의 풀네임은 Honey Butter Almonds & Friends다.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엔 이름이 너무 길기 때문에 HBAF로 줄였는데, 이것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난감해졌다. 브랜드 이름이 발음하기 어렵다니,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HBAF는 다소 뻔뻔스럽지만 정면돌파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냥 'H는 묵음이야'라고 우겼다. 우기는 것도 잘 우겨야 하는데, 전지현이란 모델을 통해 뻔뻔하지만 매력적으로 승화할 수 있었다.

22KYCQBISI_2.jpg (속삭이며) H는 묵음이야




한 때 우리나라의 경제는 대만과 자주 비교되곤 했다. 강소기업이 많은 대만과 다르게 한국은 대기업 중심 사회이기 때문에 각종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엔 우리나라에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진정성 있는 브랜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때론 대기업 브랜드들이 뒤쳐지면서 작고 진정성 있는 브랜드들에 먼저 손을 뻗기도 한다. 그들의 진정성과 감각을 원하는 것이다. 채용 시장도 꽤 많이 변했다. 최소 마케팅 분야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대기업 마케팅 부서가 돈 많이 벌고 조금 더 안정적일 순 있으나, 요즘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작은 브랜드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고 좋아하는 브랜드라면 기꺼이 일하고 싶어 한다. 채용 시장에서도 모범생보단 덕후를 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원래 뭐든 두루두루 좋아하는 성격인 나도 뭐 하나 덕질을 시작해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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