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다움' 만들기(29CM)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리뷰

by 집착서점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는 29CM와 스타일난다에서 브랜딩 총괄을 하신 전우성 님이 쓰신 책이다. 책을 출간한 당시까지는 아이웨어 커머스 브랜드 라운즈의 브랜딩을 맡고 계셨다. 전우성 님은 브랜딩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 브랜딩 디렉터로서 차별화를 이루고 싶다 하셨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브랜딩이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구나'라고 느꼈다.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당장의 숫자로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6개월 1년 혹은 더 긴 세월을 브랜딩에 집중해야 효과가 나온다. 사실 효과가 날지 말지도 미지수이다.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아기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아기를 정성스럽게 돌봐 열심히 키우지만 그렇다고 꼭 멋진 어른으로만 자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함 속에서도 브랜딩을 연속적이고 진정성 있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회사 대표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주로 예시로 든 브랜드는 저자가 몸을 담갔던 '29CM'와 '스타일난다'이다. 특히 29CM에 합류하면서 어떤 브랜딩 캠페인을 통해 29CM를 성장시켰고, 그렇게 키운 결과 브랜드로서 가진 파워와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브랜딩의 각 캠페인은 독립적이지 않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톤 앤 매너를 유지하면서 이전의 캠페인이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준다. 일관성을 유지할수록 브랜드의 진정성은 올라간다.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브랜딩은 브랜드에 'ing'가 붙은 진행형이다. 즉, 이름이자 심벌과도 같은 브랜드를 그 브랜드답게 만들어가는 모든 과정이다. 그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와 모습을 만들어가는 일이자, 그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상징하는 무언가를 전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일이기에 브랜딩에는 완성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


브랜딩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가기 위해선 자신의 브랜드다움을 명확히 정립하고 그에 따른 의사 결정 가이드를 만드는 행위가 필요하다. 이는 외부에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먼저 내부 구성원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인터널 브랜딩 역시 중요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브랜드 아이덴티티란 해당 브랜드만의 정체성이자 남들과 다른 고유의 가치를 말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는 로고나 심벌 컬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로고나 컬러는 디자인 아이덴티티 혹은 비주얼 아이덴티티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브랜드가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바탕으로 그 브랜드만이 지닌 가치를 찾아, 그것을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이나 경험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정립하는 일이다. 결국 브랜드 '다운' 모습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29cm는 브랜드 '다운' 모습을 어떻게 정의했을까?


29cm의 브랜드 미션은 "Guide to Better Choice", 즉 "사람들의 더 나은 선택을 돕는다"이다. 이것을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글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집중했다. 제품 하나를 소개할 때도 감성적인 카피 문구를 타이틀로 뽑아내고, 해당 제품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했다. 많은 고객들이 29CM는 쇼핑몰이라기보다는 꼭 온라인 매거진 같은 인상을 받는다고 후기를 남겨주었다. 즉, 감성적인 글과 스토리텔링이 29CM만의 큰 차별점으로 두드러져 보인 것이다.


이 강점을 최대한 살려 메일로 에세이 연재물 '29 페이퍼'라는 잡지를 배포하기도 했고, '29CM 매거진'이란 메뉴를 마련해 콘텐츠를 강화했다. 이런 여러 가지 활동들 덕분에 29CM 하면 '감성 글'과 '스토리텔링'을 많이 떠올리게 됐고, 두꺼운 팬층을 형성했다.



그래서 브랜딩 효과는?


브랜딩을 잘한다는 것은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지속적인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실패했다고 하여도 꾸준히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프라이탁은 주로 오프라인 매장들을 대상으로 공식 파트너를 맺어 왔는데, 국내 최초로 온라인 편집샵인 29CM를 공식 파트너로 선정했다. 프라이탁의 브랜드 레벨과 가장 잘 맞는 곳은 29CM가 유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현대카드가 자체 온라인 쇼핑몰을 중단하고 대신 29CM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브랜드의 이미지'였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29CM의 브랜드 인지도가 없다 보니 브랜드 입점을 제안해도 거절당했던 경우가 많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나서부터는 역으로 국내외의 이름 있는 브랜드들이 먼저 입점 제안을 해오기 시작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고 충성 고객의 수가 늘어날수록 내부 직원들의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도 올라가 소속감과 프라이드를 고취시키는 부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브랜딩은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는 일이다. 오랫동안 한 방향으로 꾸준히 무언가를 보여줘야 빛을 발한다. 이런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일본 호스트바 컨셉 유튜버 '다나카'는 굉장히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말하길 다나카는 이 짓거리(?)를 4년 동안이나 했다고 한다. 그 4년이란 시간을 일관성 있게 캐릭터를 유지해 오며 몰입했기 때문에 지금은 유튜브 섭외 1순위로 자리 잡아 지금은 안 나오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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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맡는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부캐'를 키우는 일과 비슷한 것 같다. 브랜딩을 하는 순간만큼은 그 브랜드와 거의 일심동체가 되어 브랜드의 톤 앤 매너를 피부로 느끼고, 브랜드 '다운' 결과물을 창출해내야 한다. 다나카가 4년 동안 한 짓거리(?)에 대한 심심한 존경을 보내며 나 역시 잘 맞는 부캐를 찾으러 구직 사이트에 들어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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