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9
최근 빠니보틀의 영상을 보며 여행 욕구를 뿜뿜 채워가던 중
인도 뭄바이의 다라비(Dharavi) 슬럼가에 방문한 영상을 보았다.
다라비는 세계 최대의 슬럼가로 인구 1위 인도에 걸맞은 위상을 보여준다.
영상을 통해 바라본 다라비의 실상은 적나라했다.
집집마다 화장실이 없어 매일 아침 동네에 한 칸 있는 변기를 모든 주민이 공용으로 이용한다.
길가와 강가엔 쓰레기 더미가 넘쳐나고, 플라스틱 태우는 냄새가 골목을 매운다.
집안에 햇빛은커녕 건물과 건물 사이에 간격이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다닥다닥 붙어살고 있으며, 청결과 위생은 그들과는 먼 이야기였다.
인구 대국답게 아이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랐다. 그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계속 낳으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방구석에서 유튜브로 세상을 바라보던 나는 의아했다.
'안 낳으면 안 될까?'
다른 세상에 속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본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생명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었다. 다른 생명도 아니고 바로 나의 DNA의 반을 물려받은 소중한 생명을 빈곤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 의아했다. 지극히 한국적인 사고이며, 불편한 생각이긴 하다.
다른 한편으론 내게 주어진 현 상황에 만족감과 행복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란 게 원래 간사해서 위에만 보면 한없이 내가 작아지는데, 아래의 참혹한 상황을 보며 상대적으로 긍정하게 된다. 굳이 '비교'를 하지도 않고 나 스스로 온전히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경지는 얼마나 멀리 있을까. 나를 돌아보고, 감사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