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30
나는 96년생, 28살이다.
남은 20대는 이제 1년 반,
지금은 스물여덟의 여름을 지나가고 있다.
그간 나의 인생을 한 마디로 묘사해 보자면,
'빠른 성공에 대한 병적인 집착'이었다.
주어진 환경을 이겨내 하루빨리 성공하고 세상에 나를 증명해 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앱을 만들기 위해 팀을 꾸렸고,
스마트스토어에 물건을 갖다 팔았고,
블로그를 만들었고,
인스타그램 채널을 5개 이상 운영했고,
네이버에만 이력서 50장을 썼고,
인턴만 5번을 했고,
브런치북을 출판사 100곳에 투고했다.
남들이 돈 되는 성공 방법이라고 하는 건 모조리 따라 해 보았다.
그 시도가 실패할 때마다 좌절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해졌다.
조급함은 스트레스로 번졌고, 머릿속은 온종일 복잡한 생각으로 엉켜있었다.
'성공해야 돼, 성공해야 돼, 성공할 거야.
반드시 성공할 거야...(20대에)'
20대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판단해 보건대,
결국 내가 그토록 바라던 20대의 성공을 물 건너간 것 같다.
실패한 자의 위안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고 지금은 마음이 무척 편안한 상태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20대에 성공하지 못해 다행이란 생각마저 든다.
나를 객관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내가 운이 좋게 이른 나이에 성공을 했더라도 내가 성공 뽕에 취해 남은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조급하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앞으로도 조급한 마음이 들 때면 지금처럼 느긋한 마음을 먹기 위해 애쓸 것 같다.
지난 10년의 내가 조급해하며 빠른 성공을 쫓았다면,
앞으로의 나는 탄탄하고 안정적인 기반으로 서서히 성공해갈 수 있는 때를 차분하게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다.
실패를 감추기 위해서 애써 위안하는 마음과는 거리가 멀다.
진심으로 천천히 나의 성공 타이밍을 기다리고 싶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내 마음이 평안하고 안정된 길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또 20대의 빠른 성공을 원했던 마음이 너무도 안일하고 보이는 것에만 신경 쓰는 구린 인간의 욕망이었단 걸 어느 정도 느꼈기 때문이다.
여유가 없으면, 풍기는 분위기가 구려진다.
조급하면 될 일도 그릇 친다.
여유를 갖고 살고 싶다. 좋은 바이브를 갖고 하루하루 살아가며 때를 기다리고 싶다.
설사 죽을 때까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뭐... 다음생이 있지 않겠는가.
아니 성공 좀 못하면 어떤가.
그저 한 세월 살아왔음에 의의를 두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