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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Aug 03. 2023

성실(誠實) : 뼈해장국 뜯다 떠오른 인생의 모토

2023.08.03

꾸준하고 성실하기만 하면 어느 분야든 80% 숙련도 까지는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공부든 운동이든 언어든, 뭐든 말이다.

그러나 80%부터 100%까지 가는 길은 고단하다.


뼈해장국 먹을 때를 생각해보자

80%까지는 발라먹기 쉽다. 

하지만 겉에 살을 다 발라내고 뼈 사이 사이에 있는 작은 살점들을 발라 먹기 위해선

본격적으로 두손을 활용해 지난한 발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게 발굴한 살점은 양 자체는 크지 않지만, 괜시리 더 맛있게 느껴진다.

노력에 대한 보람 같은게 섞여 있는걸까?

특히 어른들이 좋아한다. 

'녀석 먹을 줄 아는구만'


물론 뼈 발굴을 해서 뼈다귀에 살 한점 없이 말끔하게 먹어치우는 것도 좋지만, 

내 밥상엔 깨끗한 뼈는 두 덩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나머지는 뼈에 살점이 좀 붙어있고 아쉽더라도...

그대로 냅두고 다른 실한 뼈를 찾아 나서는게 낫지 않을까?


80%까지는 고도의 스킬과 기술이 없더라도 그냥 꾸준히 반복하기만 하다보면 어느정도는 다 먹을 수 있다.


업무에 있어선 이걸 제너럴리스트라고 부르는데, 나는 광나고 반질반질한 뼈덩이 하나 보다는 깔끔하지 못한 뼈덩이 여러개를 갖고 싶다. 천성이 그런거 같다. 아니면 스페셜리스트가 되기엔 타고나지 못한걸지도..




오늘부터 나는 수영에 다시 나간다.

6월에 매일매일 하고, 7월에는 시간대를 바꿔 수강신청 했지만 실패,

8월에 또다시 대기 20번을 받고 낙담했지만 정말 운 좋게도 문 닫고 들어올 수 있었다.


매주 화, 목 20:00~21:00

당분간은 이 스케쥴을 깨지 않고 주욱 이어나가고 싶다.


아직 수영엔 아직 먹어보지 못한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1~2년 꾸준히 하다보면 80%까진 맛볼 수 있겠지.

수영 폼이 유려하지 못하더라도, 호흡법과 영법의 매커니즘 정도는 얼추 배울 수 있겠지.


수영은 거의 유일하게 평생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한다.

수영에 있어서 내가 앞으로 뼈발굴을 할지, 살점만 대충 뜯어먹고 나올진 모르겠지만

일단 오늘부터 열심히 헤엄쳐보려 한다.


음푸하~ 음푸하~


그 다음엔 테니스가 될지, 영어 회화가 될지, 악기가 될지...

한 번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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