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6
Ai의 성장 속도를 운운하는 것은 이미 진부해진 이야기다.
매분기, 아니 매달 Ai의 기술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지난 반년 간 생성형 Ai Midjourney(미드저니)를 활용해 이미지를 만들어오며,
기술력의 발전을 나날이 체감했다.
처음에는 손가락 표현도 제대로 안 될 정도에, 일러스트 느낌만 낼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하이퍼 리얼리스틱 이미지에 카메라 각도와 줌도 설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마디로 미친 세상이다.
그 속도를 도저히 걷잡을 수 없다.
세 달 전에 나온 미드저니 프롬프트 치트키 영상은 이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구시대 노하우가 되었다.
불과 3개월 만에 쓸모없는 정보가 되어버린 것이다. 단 세 달.
미친 속도로 발전하는 Ai로 인해 사람들은 먹거리 걱정을 하게 되었다.
인터넷만 찾아봐도 Ai에 대체되는 직업군 TOP 50 같은 자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도 이러다 대체되는 거 아닐까?" 하는 막막한 고민을 하면서도 묵묵히 출근 지하철에 오른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않을까?"
강연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 김미경 작가님께서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Ai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말씀해 주신 부분이 인상 깊게 남았다. 그 직업은 바로 "학생(學生)"이다.
김미경 선생님이 올해로 환갑이 되셨는데, '학생'으로서의 삶을 몸소 보여주시는 인생을 살고 계신다. 늦은 나이에 영어 회화를 시작해 영어로 강연도 진행하셨고, 코딩을 배워 프로그램을 짜기도 하셨다.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모른다'는 낮은 자세로 뭐든 열정적으로 배우시면서 '학생'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다.
그래 '학생'이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은 바로 '학생'의 모습과 가까웠다. 6월부터 수영을 배우고, 스피치 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가는 삶에 만족하며 살아왔다. 기존에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과정에서 나의 '자존'이 올라갔다. 처음엔 안될 거라 생각했던 것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지난번에도 적었지만, 이번 6월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뇌가 재밌게 느꼈는지, 순간순간을 꾹꾹 기억하다 보니 괜스레 길게 느껴졌다. 하루가 충만했다. 정서가 안정됐다.
전업 '학생'으로서의 삶은 이제 종지부를 찍게 되었지만, 파트타임 '학생'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자세는 삶에서 꼭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윗세대의 성공한 사람들은 젊었을 때 악착같이 모으라고 말한다. 학원비고 수강비고 아껴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가 된 삶을 겪으셨고, 실제로 성공도 하신 분들이 많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90년대 생)는 악착같이 모은다고 될 문제가 아닌 게 되어버렸다. 자의 반 타의 반 주(住)를 위한 삶이 아닌 의식(衣食)을 중시하는 세대가 탄생했고, 나도 그 일원 중 하나이다. 여기에 의식(衣食)과 더불어 하나 더 추가된 덕목을 보자면 바로 자기 계발(혹은 학(學))이다. 내가(그리고 가족이) 함께 살 주거 환경 마련보다는 개인으로서 패션으로 개성을 표현하고, 새로운 음식 문화를 체험하고, 거기에 끊임없이 나의 학습을 위해 투자하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모르겠다. 이렇게 의식학(衣食學)만 추구하면서 살다 보면 어느새 알거지가 되어 내 몸 하나 책임지지 못할 수준이 될지. 그러나 어느 순간 내게는 이것이 선택이 아닌 강제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의식학으로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여기에 투자한 자원으로 아웃풋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웃풋으로 10억을 만들지 못하면 서울에서 내 집을 살 수 없다.
Ai를 필두로 한 새로운 기술을 학습(學習) 하지 못하면 우리는 머지않아 도태될 것이다.
내년에 우리의 일상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가는가? 3년 후는? 5년 후는? 나는 당장 연말에 어떤 기술이 또 새롭게 나와 우리의 일상에 변화를 줄지 모르겠다.
배워야 한다. 수능 공부뿐만이 아니다. 고시 공부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직장에서의 시간 외 하루 1~2시간씩이라도 학(學)에 투자하는 학생(學生)이 되어야만 한다. 이제는 학(學)이 없으면 주(住)는 꿈도 꾸지 못한다.
마트에서 키오스크를 할 줄 몰라 계산을 못하는 어르신, 택시를 잡을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모습이 미래의 내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