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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착서점 Jul 05. 2023

선택(選擇) :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

2023.07.05

인생은 선택에 의해 흘러간다.

큰 선택을 연속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한 번의 큰 선택을 하고 나서 루틴 한 인생을 살아갈 때쯤 또다시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런 순간이 지금 내게 오고 말았다.


약 1년 전 자취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후 약 1년 만에 또다시 나의 미래의 방향을 결정 지을 선택의 순간이 오고만 것이다. 개그우먼 홍진경 님은 본인이 책을 많이 읽는 이유가 '선택'을 잘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래서 끼 많은 따님에게도 공부는 잘 안 하더라도 책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책을 많이 읽으면 선택을 잘하게 된다.'  

맞는 명제일까?


나는 또래에 비해 책을 많이 읽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권수를 세지 않게 되었는데, 못해도 20대에 400권 정도는 읽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선택을 잘할 수 있을까? 


우선 작년 이맘때 자취를 결정한 것은 지금까진 잘한 선택이었다. 돈은 좀 깨지지만, 이 집에 살면서 문득문득 행복하다고 느낀다. 나의 정서적인 부분도 많이 채워주어 잘 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이번엔 업에 관한 문제이다. 

어떤 회사에 가야 할까? 

적당히 복지 좋고 워라밸을 챙겨주는 회사?

아니면 야근을 밥 먹듯이 하지만, 포트폴리오와 실력 하나는 확실하게 챙겨주는 가까운 회사.

아니면, 대기업 자회사 인턴?


연봉, 커리어, 나이, 고정비 등 고려해야 될 요소가 많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 될 때 내가 자주 하는 동작이 있는데,

이서윤 작가님의 저서 '해빙'에서 소개된 내용이다.


먼저 왼손의 검지와 중지만 피고 나머지는 모두 접어 무림 고수와 같은 손 모양을 만든다.

그다음 왼쪽 눈높이까지 손을 올린다.

마지막으로 마음속으로 주어진 선택지를 속으로 말하며 손끝에서 느껴지는 느낌에 집중한다.


이때 기운이 손가락 끝을 뚫고 상승하는 느낌이 든다면 좋은 거고 

반대로 기운이 손가락을 타고 올라오다 중간에 멈추는 기분이 들면 부정적인 선택지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취향의 영역이다. 선택의 순간 어딘가 기대고 싶고, 내 맘 속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지가 무엇인지 힌트를 얻고 싶다면 한 번쯤 해봐도 좋을 동작이다.


자잘한 선택은 위 동작 결과대로 '진행 시켜' 하지만,

이번 만큼은 위 동작에서 힌트를 얻었음에도 여전히 고민은 깊다.

아마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충분한 시간과 쫓기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은 뭘까?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무얼 이루고 싶은가?


20대 후반의 내가 매일 하고 있는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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