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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 Apr 19. 2023

나를 갖추어 나가는 연습

견강부회하는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면 

오늘 오전 9시 땡하자마자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릴만큼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나는 평소 냉정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특히 나쁜 감정은 더욱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대체로 차분해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유난히 오전 9시에 연락해 온 이 사람은 언제나 나를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한다.


오전 중 감정을 추스르면서, 그가 '또' 싸질러 놓은 '똥덩어리' 같은 사태를 수습하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자 마음을 다스리는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는 항상 온몸으로 네 무능함을 증명하는구나."


돌아보면 매사 그 사람이 늘어놓는 '척'은 모두 실력 없는 자신에 대한 포장이었다. 

똑똑한 척. 유능한 척. 꼼꼼한 척. 논리적인 척. 위하는 척. 사람 좋은 척. 이치에 맞는 척. '연구실적 많은 척'


그 사람은 이런 껍데기를 워낙 칭칭 둘러쌓고 사는 바람에 그렇게 남들이 자기를 기피하는 것도 모르고, 싫어하는 것도 모르고 콧대높고 유쾌하게 살아가고 있나보다 싶었다. 


그래도 불쌍하지는 않다. 

제발 내 인생에서 사라져주면 좋겠는 마음뿐.

워낙 못되먹어서 안쓰러운 인생이라는 연민도 안든다.


내 스스로 내면을 갖추고, 실력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지 저런 무능한 인간이 똥 좀 묻히고 간다고 성질내고 무너지는 게 더 창피한 일이다.  


휘둘리지 않고, 냉담하게 웃고 넘기기. 


그런 의미에서 오후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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