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분의 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창선 Jun 20. 2019

어지러운 생각을 점선면으로 딱! 정리해버리기!(1)

점,선,면,도형을 이용해 생각을 깔꼬미하게 표현하는 것이지.

마케터나 디자이너나 기획자나 어떤 일을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말'로 시작해서 '글'로 바뀌고 '그림'으로 구현해내는 것이죠. 두뇌는 보통 정보를 추상화시켜 저장해놓기 때문에 그걸 꺼내는 과정, 그러니까 소위 '인출' 이라고 (현금말고) 불리는 과정을 거치며 다시 부가적인 정보들을 덕지덕지 붙이게 됩니다. 그래서 기억은 연계성이 중요하죠. 하나가 딸려나오면 줄줄이 쏟아져나와야 하니까.


하지만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폭망테크를 탑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말을 잘 못하거나,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둘 다 거나.


좀 더 구체적으론 단어, 문맥, 기저정보. 이렇게 세 가지의 장애물이 있겠네요.


보통 '단어'란 것은 일종의 상징과 같은데 사과! 라는 말을 했을 때 누군가는 애플을 떠올리지만 누군가는 핵달콤한 청송사과를 떠올릴 수도 있거든요. 단어는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고 이러한 메타포의 차이가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게 만들어요.


문맥은 단어들의 조합에서 출발합니다. 문장과는 다르죠. 문장이 단순히 문법규칙에 의한 텍스트의 나열이라고 한다면 '문맥'이란 그 함의와 다른 문장과의 연계관계를 말해요. 쉽게 말해 자꾸 삼천포로 빠지거나, 주제와 다르거나 대전제가 수백가지라거나, 이랬다저랬다 순천만갈대같거나 의뭉한 태도로 속내를 숨기고 있을 경우..이해가 어려워집니다.


기저정보는 답정넌을 의미해요. 내 그림이 너무 확고하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정보를 줘도 올리브영에서 흘러나오는 매장음악처럼 들리는 것이죠.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빡침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우린 '이미지'를 활용합니다. 소묘를 하는 것은 아니고, 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도식화시켜서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제품설명이나, 시안설명, 기획/전략 구성, 브레인 스토밍 다음 단계, 그냥 말도 안되는 회의, 헛소리 정리 등등에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린 점, 선, 면, 도형 등을 활용하게 됩니다. 오늘은 바로 이것들에 대해 알아볼 거에요. 효과적으로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점선면 활용법이죠. 꼬!!




1. 이게 이렇게 점차 바뀌었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왼쪽이 비포, 오른쪽이 애프터입니다. 이 과정에선 오른쪽이 커지냐 작아지냐 같냐 속성이 중요한데. 변하면서 뭔가가 더해지면 커지고. 단순화되면 작아지고. 불속성이 물속성으로 변하는 거면 컬러변화, 뭔가가 채워지면 외곽선에서 꽉 찬 원으로 표현해주기도 합니다. 주로 '원'을 씁니다. 원은 '원소'를 뜻하기 때문이죠. 중요한 건 '점차 바뀌는' 경우입니다.



2. 이것이 이렇게 슝! 바뀌었다.

포물선으로 연결시켜주면 좀 더 점프스퀘어 느낌이 납니다. 중간단계를 건너뛰고 역동적인 변화를 한 느낌이죠. '짜잔!' 의 느낌이랄까요.



3. 이것과 저것은 서로 대립하고 있다!

양방향 화살표를 써줍니다. 이 때 중요한 건 대립을 표현하는 거라서 서로의 이미지는 같아야 합니다. 한쪽은 실선인데 한쪽은 점선이고 이러면 안돼요. 크기도 같은 편이 좋습니다. 한 쪽이 커버리면 뭔가 압도적이거나 상대적으로 작은 쪽이 밀려나는 착시현상을 주거든요. 자칫 '상호관계' 로도 자주 쓰시던데, 상호관계는 아래 도식이 더 효율적입니다.



4. 이것과 저것은 주고받는 관계다.

이것이 상호관계에 어울립니다. 상호관계란 등가교환을 전제로 해요. 그러니 주고 받는 것의 균형이 이루어진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죠.



5. 이것과 이것은 종속관계다.

위 아래는 종속관계를 표현할 때 자주 씁니다. 흔히 위쪽이 지배하는 쪽이고 아랫쪽이 피지배층이죠. 강조점도 위쪽에 있는 편이 좋습니다. 크기도 위쪽이 좀 더 큰 편이 좋구요. 대충 그리다보니 아랫쪽이 크게 그려졌군요. 갓댐잇.


6. 왼쪽공간은 과거, 피드백, 축적, 회고, 반성, 부정

무언가를 왼쪽에 놓고싶다면 속성을 잘 파악해보세요. 왼쪽은 과거나 피드백 등을 의미합니다. 또는 기준점을 뜻하기도 하죠. 요이땅! 하고 달리는 느낌을 주는 거에요.


7. 오른쪽 공간은 진보, 발전, 나아감, 확장, 종결

 오른쪽은 '다음 단계'의 클리셰로 쓰이죠. 영화 '노킹온헤븐스도어' 에서도 마지막에 주인공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걸 측면에서 보여줍니다. 삶에서 '죽음'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한 장치였죠. 희망을 뜻하는 미장센도 오른쪽에 주로 두기 마련입니다.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가는 의지를 표현하는 장면에서도 주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많죠. 올드보이의 장도리씬에서도 오른쪽으로 나아가던게 기억나시죠?


8. 비교와 대조, 대립을 나타내는 5:5 비율


이 경우엔 주로 오른쪽을 강조합니다. 왼쪽 공간은 대조군처럼 쓰이죠.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비교한다면 저는 마라샹궈를 더 좋아하니까 샹궈를 오른쪽에 두는 겁니다. 우리는 '비교'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려고 하잖아요.

'마라탕과 마라샹궈는 성분은 비슷하지만 칼로리에서 차이가 난다!'

라는 메시지를 주고싶다면 '비교'란 결국 탕과 샹궈중 어느 하나의 편을 들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쓰이는 거거든요.


9. 제목느낌을 주고싶거나 중요하거나, 위계상 상위에 있는 것들을 윗쪽에.

위쪽은 더 지배적인 느낌의 키워드들이 배치됩니다. 좀 더 높은 개념의 단어나, 중요한 것이나, 함축적인 것이나, 비중이 높은 경우죠. 하지만 윗쪽에만 뭔갈 써놓는 건 미완성 느낌입니다. 중요한 걸 하나만 쓰고싶으면 가운데에 쓰세요. 주로 이미지가 아래에 있고 위쪽에 제목을 쓴다던지 하는 느낌으로 사용됩니다.

 


10. 부연설명, 덜 중요, 구체적인 것들은 아랫쪽에

반대의 경우는 당연히 아랫쪽이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아랫쪽으로 갈 수록 시야에서 멀어지는 터라 다빈치코드를 남길 게 아니라면 바닥에 붙여선 안되겠죠? 여기서 '위쪽, 아래쪽'을 나누는 기준은 공간 기준이라기보단 '시선' 기준입니다. 흔히 정면이라고 하면 눈높이 기준 하단15도까지를 의미합니다. 그 이하의 부분을 '아랫쪽' 이라고 하죠.


11. 메인과 서브를 나타낼 때

제목과 내용이 아닙니다. 동등한 성향의 것을 비교하긴 하는데 하나가 더 우위, 상위, 메인, 최신일 때 활용합니다. 예를 들면 "4차산업혁명 vs 영국산업혁명" 이렇게 두 개를 비교할 땐 4차산업혁명을 위 쪽에 놓는거죠.  



12. 카테고리와 서브내용을 알려주고 싶다.

학교 다닐 때 쓰던 노트보던 왼쪽에서 3cm지점에 세로선이 쳐져있던 거 기억나시나요? 그건 목차나 소제목, 카테고리를 적으라고 있는 곳이랍니다. 이처럼 카테고리를 강조하고 싶을 땐 3:7분할을 활용합니다. 이 때는 오른쪽보다 왼쪽에 더 집중되는 터라, 왼쪽에 강조점을 주도록 합시다. 오른쪽에 어설프게 강조점을 주면 혼돈스러워져요.



13. 제목과 하위 내용을 적을 때.

이것이 12번과 뭐가 달라요? 라는 질문이 나올 것 같아요. 12번은 카테고리간 위계가 모두 같아요. A=B=C=D 느낌이죠. 하지만, 13번은 제목이라는 큰 개념이 있고 그 아래 자잘한 내용들이 있는 거에요. 카테고리 하나가 확장된 느낌이기도 하죠.


14. 사각형은 요소!

보통 사각형은 벽돌, 기술적요소, 조각의 느낌이 강합니다. 어려운 말로 '적층형태' 죠. 쌓아올릴 수 있단 얘기에요. 시각적으로도 사각형은 안정감이 있어서 하나하나의 요소가 합쳐진 벽돌담 느낌을 주기에 용이해요. 대신 사각형 내부에 적을 내용은 '정량적' 내용이나 '기술적' 내용이 적합해요. 블록체인의 노드 하나하나 라던지, 부품 하나하나와 같은.


15. 삼각형은 미확정, 불안요소!

흔히 동화책에서 뾰족이는 심술쟁이나 모난 아이등으로 자주 표현돼요. 삼각형은 뿔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뿔났다 등의 표현에서도 느낄 수 있듯 '뿔'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원과 사각형의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애매함, 불확실성 등을 의미하기도 하죠. 채점시에도 삼각형은 교무실에 가서 마구 따지면 동글뱅이가 될 가능성이 높잖아요?



16. 원형은 사람, 분리된 요소, 정성적 내용

원형은 사람을 나타내거나, 요소 하나하나. 특히 정성적 내용을 나타내는 경우에 많이 써요. 원은 마음, 중심, 완전무결, 원소 등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대신 적층형태가 아니라서 합쳐진 느낌보단 '가치, 미래, 신뢰' 등 각각이 완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많이 쓴답니다. 그래서 기업 인재상에 죄다 원형 프레임....



17. 4개가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룬다!

사각형의 모서리에 각 요소를 두면 '구성!' 이란 느낌을 줄 수 있어요. 4개가 함께 있어야 완벽한 형태가 되는 것이죠. '사용자, 콘텐츠, 소비자, 하드웨어' 이렇게 합쳐져야 하나의 서비스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세요.



18. 균형을 표현하고 싶을 땐! 삼각형!


삼각형은 불안한 형태라고 말했지만, 그건 다른 도형과 함께 존재할 때의 얘기에요. 동화책의 주인공이 동글뱅이고 친구가 사각형이면 심술쟁이가 삼각형인 경우죠. 하지만 삼각형 단일로 쓰일 경우엔 역설적으로 '균형'을 의미하기도 해요. 두 빗변이 서로 쓰러지지 않게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죠. 이 균형감은 윗쪽 꼭지점에서 수선의 발을 내렸을 때 아래 직선 BC를 2등분하는(수리영역이여?...) 삼각형. 그러니까 이등변, 정삼각형의 경우에만 해당해요. 각 꼭지점엔 동등한 무게감의 내용을 적어요. 하나가 너무 크면 안돼요. 매출, 브랜드, 인재 이런느낌?



19. 순환과 파트를 나타내고 싶을 땐 원!

빙글빙글한 느낌과 각 파트. 대신 사각형과 다르게 각 파트자체가 완전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에 사용해요. 'BX팀, HR팀, 전략기획팀' 이렇게 말이에요. 분명 서로 연관성은 있지만 따로 분리되어도 완전한 상태죠.


20. 분할되는 선택항을 표현할 땐! 마름모!

순서도에도 흔히 예/아니오로 쪼개지는 경우에 사용하는 마름모에요. 마름모는 식물의 잎 모양을 연상시켜요. 다양한 갈래와 잎줄을 의미하죠. 불안함과 균형을 동시에 의미하는 터라, 선택항을 의미할 때 주로 사용한답니다. 하지만 마름모 하나만 덜렁 쓰이기 보단 앞쪽에서 언급한 사각, 원형 등과 함께 사용하면서 알고리즘을 표현하는데 사용하는 게 보통이에요. 때문에 선택항의 최대치는 3개까지죠. 입력프로세스 1갈래는 남겨두어야 하니까요.




스압이 엄청나서 나머지 20개는 2편에 계속 하겠습니다!!..ㅎㅎㅎ
매거진의 이전글 [고민해결] 억울한 클라이언트와 화가 난 디자이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