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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May 12. 2020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 대화 특징을 살펴보았더니...충격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 대화 다 똑같은 것으로 밝혀져.

아니 이게 되게 비슷하더라구.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비슷해서인지... 어떻게 이 사람 따로 저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하는데 대화패턴이 거진 비슷한거야. 굳이 내가 대화를 안해도 듣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에요. 콘텐츠 만드는 사람들은 만나서 무슨 대화를 하는 지 정리해보도록 할거에요.





1.요새 되게 잘되고 계시잖아요.

=그냥 하는 말 베스트. 안되도 잘되고 계시다고 해요. 그러면 보통..아래와 같은 대답이 나오죠.


2. 아니에요. 저 요즘 진짜 성과 안나와요.

=그냥 하는 응답 베스트. 소울오브겸손이기도 하지만, 그냥 잘지내셨어요? 네네 밥은 먹고 다니고 있어요 이런 정도의 인사치레입니다. 여기서 '아 네 제가 요즘 존나 잘나가죠. 하하하' 라고 말해보면 재밌을 것 같지만 아직까지 그런 분은 뵙지 못했어요.


3. 그 저번에 그 콘텐츠 되게 재밌게 봤어요.

= 일단 예의상 상대방 콘텐츠 하나 정도는 봐주고 와야함. 그리고 만나기 전에 구독 눌러주는 거 예의인데, 이제껏 구독안하다가 갑자기 하면 너무 티나니까 아예 안누르기도 함. 왜 안누르셨냐고 하면 샤이독자라고 둘러대봅시다.


4. 아 진짜요?

= 콘텐츠 하는 사람들 '아진짜요?' 좋아하는 듯.


5. 제목 진짜 잘뽑으셨더라구요.

= 보통 제목을 칭찬합니다. 내용은 잘못말하면 좀 헛다리 짚을 수도 있고 그래서, 가장 만만한 게 제목 칭찬하기. 유튭은 썸네일, 자막센스, 브금같은거 칭찬해 줍니다.


6. 진짜 창선님은 콘텐츠 천재인것 같아요. 센스 진짜...

= 천재, 수재, 영재 등의 수식어를 붙여 오바를 좀 떨기도 함. 보통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오바쟁이가 됩니다. 센스 같은 말을 붙이기도 하는 데 사실 '왜 이게 터지는 지' 당최 알 수 없을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약간 퉁치는 거죠.


7. 요즘들어 엄청 떨어지고 있어요. 예전같지 않아요.(도리도리)

= 예전같지 않단 말 짱 좋아함. 겸손과 자뻑을 동시에 충족하는 기묘한 문장. 예전엔 잘 나갔단 뜻을 포함하고 있어요. 


8. 그래도 기본기가 있으시잖아요.

= 기본기..보통 구독자가 10k이상 되면 이런 멘트가 나오는 데 진짜 그냥 하는 말이란 것을 누구라도 손쉽게 알 수 있는 비즈니스 멘트인 거십니다.. 콘텐츠에 기본기가 어딨겠습니까. 


9. 저 요즘 OOO자주 보고 있거든요.

= 기본적으로 다른 콘텐츠 얘기 나옴. 자기가 요즘 보는 유툽채널, 뉴스레터, 구독하는 거, 넷플릭스 얘기 등으로 넘어가요. 보통 칭찬+아니에요, 칭찬+아니에요 몇 번 하다보면 할 얘기가 많지 않기도 하고, 좀 부끄러워 지거나 뭔가 부담스러워 지기도 하거든요. 부부의 세계나 인간수업 얘기로 스륵 넘어가게 돼죠.


10. 아 맞아요. 그거 진짜 미쳤어요.

= 그리곤 그것을 칭찬하기 시작함. 진짜 소비자가 뭘 원하는 지 알고 있다, 규제없으면 우리나라도 그 정도 퀄리티 낸다, 아 근데 진짜 원본 보셨냐? 그거 미쳤다. 제목 센스 미친 것 같다. 개 노가다 했을 것 같다 등등... 각종 미친 요소에 대한 분석을 합니다.


11. 어떻게 그렇게 하는 지 모르겠어요

= 이제 이쯤에서 콘텐츠에 대한 서로의 사견을 주고받기 시작해요. 제 생각엔 진짜 소재를 잘 잡은 거 같다... 그것도 그런데 확실히 시나리오 센스가 미쳤다. 대사가 너무 좋더라. 역시 고객들이 가지고 놀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시원한 데를 긁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좀 위험할 수 있다..등등... 이 부분에 꽤 많은 대화시간을 소모합니다.


12. 아 근데 확실히 후반부로 갈수록 좀 루즈한 감이 있더라.

= 이제 살짝 크리틱을 동반하여 콘텐츠의 본질과 레퍼런스에 대한 이야기 시동..부릉부릉...


13. 콘텐츠란 게 진짜 결국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 지가 중요하더라.

= 이 멘트를 도대체 누가 맨처음했는진 모르겠지만, 이 문장에 저작권이 있다면 그 분은 우주를 사고도 남았을 거야. 소비자얘기 나오면 이제 대화의 국면이 바뀌고 본질과 무기력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14. 하지만 내가 하고싶은 걸 해야 지속성이 있더라.

= 여기서 자기경험 한 번 나와주고, '내가 억지로 터질 것 같은 거 써봤는데 잘 안됐다, 근데 진짜 미친 척하고 하고싶은 거 하니까 대박나더라.' 고 사례들어주면 상대방도 '맞다맞다 나도 그런 경험 있다.'


15. 기획한 것보다 대충 쓴 게 잘 터지더라.

= 국룰(자매품 술먹고 써야한다, 대충 써야 한다, 하고싶은 거 해야 한다.) + 하기 싫은 거 하면 다 티나더라.


16. 진짜 콘텐츠란 건 알 수 없다. 꾸준함이 최고다 진짜.

= 최종결론 :  알 수 없다... 항상 모든 콘텐츠의 대화는 알 수 없음으로 끝나요. 알 수 없는 대박이 터져 콘텐츠를 종료합니다.... 뭐 이런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거지.


17. 앞으로는 뭐 하실 거에요?

= 앞으로 할 거 반드시 물어봄... 사실 별로 궁금하진 않지만 먼저 얘기하는 경우도 있고,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짓자는 말을 콘텐츠적으로 돌려 말하는 느낌..?


18. 진짜 할 때마다 자괴감 들어요. 

= 많은 얘길 했지만 결국은 내가 알아서 잘해야 하는 거고, 죽어도 콘텐츠의 세계는 모르겠다. 왜 5초 짜리 강아지가 눈치보는 영상이 100만이 넘는 지 이해가 안돼고, 이해가 된다고 해도 나에게 갱얼쥐는 없다. 곤냥이도 없고. 


19. 대박나세요.

= 콘텐츠 하는 사람들의 인사는 다음에 또 봐요가 아니다. 항상 엔딩도 콘텐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너가 건강할 지 행복할 지는 중요하지 않아. ㅋㅋㅋ 콘텐츠가 대박나는 게 더 중요함. 


20. 보너스 : 아 진짜 그거 콘텐츠로 만들면 대박일텐데!!


뭐만 하면 콘텐츠로 만든대. 길가다가 딸기라떼 먹고있는 사람보면서도 작은 빨대로 딸기라떼 빨리먹기 콘텐츠 만들면 존나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을 하고 있음. 이런 말 하면 상대방은 또 거들기 시작함. 오 그럼!! 타피오카펄, 알로에 이런걸로 해서 누가 더 빨리 먹나 시합하는 콘텐츠도 나올 수 있겠다고 디벨롭 해줌. 




+ 이외 콘텐츠메이커와 친해지기 위한 필수용어


자괴감 든다. = 조회수가 안나왔다

무력감 든다. : 하기 싫다, 귀찮다, 편집 짜친다, 글 안써진다, 술 먹고 싶다.

머리가 빈 느낌이다 : 오늘 일은 여기까지.

어렵다 : 오늘 올릴 게 생각 안난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 뭐 저런게 터지지? 스러운 걸 보았다.

할 수록 어렵다 : 발행횟수를 줄이고 싶다.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 하지만 나를 칭찬해라. 어서

괜히 한 것 같다 : 너도 같이 고통을 겪자.

하지만 터질 때 보람을 느낀다. : 난 그래도 터져본 사람이다.

잘 지내셨어요? : 구독자 많이 느셨어요?

엣지만 잡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 계정을 새로 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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