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고 싶거나, 쓰기로 했거나, 쓰고 있다면.
벌써 5권이나 썼어요 :) 내년 초에 또 한 권 나오기로 했답니다. 2년새 6권을 쓴거죠. 누룽지 긁듯 머릿속의 밑바닥까지 쏟아낸 느낌이에요. 이젠 인풋이 좀 필요한 시기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정리도 좀 해볼 겸, 혹시 책을 쓸 계획이시거나, 지금 쓰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될 만한 것들을 정리해봤어요. 최대한 구글찾아서 나올 만한 것들은 배제하고 개인적인 꿀팁들 위주과 느낀 점 위주로 말씀드릴게요.
출판사나 작가역량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론 7~10% 정도를 받는답니다. 책 한 권이 15,000원이라고 치고 10%면 권당 1,500원씩 받게되겠죠? 단순계산으론 2,000부 팔리면 300만원에서 세금떼고 받는 형식입니다.
인세에는 선인세와 후인세가 있어요. 일반적으로 선인세는 글 쓰기 시작할 때 계약금같은 형식으로 주는 돈인데 보통 100만원 정도입니다. 이 돈은 나중에 받을 인세에서 까는거에요. 그러니 책 나오고 2,000부 팔리면 300만원인데 선인세로 이미 100만원 받았으니 200만원 정도를 받는 셈이죠. 선인세 싫어! 그냥 나중에 팔리는 족족 다 받을래! 하시는 분도 있는데... 뭐 그건 계약 나름입니다. 하지만 일단 100만원이라도 꽂히면 뭔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인세 정산은 출판사마다 다르지만 연에 2번, 보통 1~6월까지를 8월에. 7월~12월까지의 인세를 다음 해 2월에 정산해주는 게 보통이더라구요. 그냥 넋놓고 있으면 어느 덧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들어옵니다. 참고로 그리 큰 돈은 아닐거에요. 돈 벌려고 책쓰는 게 아니라면 인세욕심은 내려놓으셔도 돼요.
1쇄, 2쇄 또는 중쇄를 찍는다. 이렇게 표현하는 데 보통 초판(1쇄)는 2,000/3,000부 정도를 한꺼번에 찍어요. 초반에 나가는 추이를 보면서 중쇄를 찍는데, 말 그대로 상품 더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중쇄는 판매추이에 따라 1,000/2,000부 이런 식으로 찍는답니다. 하지만 중쇄찍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 됐을 만큼 출판시장은 뜨거워요. 대부분은 초판도 다 못나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음..일단 이건 출판사마다 성격이 다 다른데. 에디터님마다도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제 얘길 해보자면...부키 미팅은 굉장히 '얘기를 들어주시는 편' 이었어요. 웨일북은 대표님이 적극 이런 거 해보자라고 제안주시는 편이었고, RHK는 컨셉과 엣지위주로 많이 얘기했어요. (물론 에디터님마다 다 달라요). 미래의창은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신경써주시는 느낌이고, 다산북스는 좀 유쾌한 느낌이 있었어요. 수다떠는 느낌이었달까...인플루엔셜도 좀 들어주는 스타일이셨던 것 같아요. 각자 스타일들이 있어서 미팅의 분위기나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론 작가가 쓰고 싶은 글, 출판사가 내고 싶은 글, 요즘 뜨는 글의 3박자를 조율해서 좋은 컨셉을 기획하는 것이 주목적이에요. 물론 작가들은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죽어도 쓰고 싶겠지만... 사실 이 부분은 좀 타협이 필요하긴 한 것 같아요. 출판사들이 제안하는 컨셉을 무시해선 안되거든요.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팔리기도 해야 하니까요. 책을 쓴다는 건 그냥 일기쓰는 것과는 달라서, 상품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보자!" 라는 대전제를 깔고 얘기하면 좀 더 편하답니다.
음..그건 아직 고민할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베스트셀러는 저도 아직 못들어봤고 책이 좋다고 해서 꼭 베셀에 드는 것만도 아니에요. 시류나 트렌드, 이슈 등 외부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죠. 정확한 부수를 말하긴 어렵지만,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팔려야 가능해요. 베셀 코너에 서있는 책들을 보면 가슴이 웅장해지고 그러긴 하겠지만... 책이란 건 요즘 그저 명함같은 것인지라 욕심 없이 꾸준히 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네이버에 빨간 딱지로 베스트셀러라고 붙여주는 건 우리가 알고있는 서점의 베스트셀러가 아니에요. 우리가 말하는 베셀은 종합10위권 이내의 책이고, 네이버의 빨간 딱지는 훨씬(아주아주아주아주) 너그러운 기준을 지니고 있어요. 일종의 격려..? 내지는 궁디팡팡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예스24의 판매지수도 집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그 알고리즘은 판매량 뿐 아니라 검색, 클릭, 노출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포함되어 측정되는 것인지라 판매지수가 높다고 해서 미친듯이 팔린다는 얘긴 아닙니다. 책 판매량이 늘지 않아도 판매지수는 높아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일단 높으면 기분이 좋죠.
책은 상품이에요. 그걸 파는 사람은 출판사이기도 하지만, 저자도 함께 팔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동기부여 요소들을 많이 장착시켜놔요. 그래야 마케팅포인트도 잡히고 기분도 조크등요. 그러니 '와 내가 진짜 잘하고 있는가봐!!!' 라고 생각하지말고, 빨간딱지든 판매지수든 뭐 하나라도 뜨면 SNS에 얼른얼른 알리고 자랑하고 외치고 다니시면 돼요.
저도 처음엔 이런 나이브한 생각으로 출판사랑 대립각을 세웠던 적이 있었어요..(아련) 그러다가 3번째 책 들어서는 아주 책 팔려고 이를 갈고 지인들을 괴롭히기도 했더랬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케팅은 작가가 하는거에요. 출판사 입장에선 한달에도 몇 권씩 책이 나오는데, 언제까지나 여러분 책만 키워줄 순 없잖아요. 그래서 초반 2주 안에 이 책이 꽤나 잘 팔릴 책이에요! 라고 출판사에게 증명해보여야 해요. 그래야 출판사 마케팅팀에서 돈을 쓰거든요. 잘 나가지도 않을 것 같은 애매한 책에 몇 백씩 태우고 싶진 않을 거 아녜요. 그래서 책 출간되자마자 멍때리고 있으면 안돼요.
출간일 딱 노리고 있다가. 그 전까지 브런치, 카카오1Boon,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 단체문자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다 만들어놓고 기다리셔야 해요. 그리고 출간되자마자 으아아아아아아!!! 하고 집중사격해야 한다구요. 북토크도 내가 뛰어서 잡을 수 있는 거 잡고, 동네서점에서 직접 책 가지고 뛰어다니셔야 해요. 서점가서 내 책 위로 올려놓는 건 별 효과도 없고 욕만 먹을 수 있찌만, 그렇게라도 해야 해요. 갑작스레 당숙어른님께 전화드려서 책 나왔다고 사달라고 해야해요.
보통 소박한 꿈을 얘기하시는 작가님들이 있어요. "하하하..전 교보에 깔린 것만으로도 이미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지만 이게 출판계는 되게 작아요. 제가 이번에 중쇄를 찍잖아요? 이전에 같이 했던 에디터님한테 축하한다고 톡와요. 합정역 부근 카페가면 온통 에디터님들 투성이에요. 특히 북카페를 갔다. 그럼 오만육만 출판계 얘기들을 소근거리며 하는 광경을 들을 수 있답니다. 당연히 '이 작가 마케팅 안한다.' 라는 소문도 쭉쭉 퍼진답니다. 내가 엄청나게 유명한 사람이 아닌 이상...가만히 책만 내놓으면 팔리지 않아요. 열심히 뛰셔야 해요.
음. 이건 정확하게 말씀드릴게요. 제 이번책이 320페이지였거든?
딱 자기계발, 경제경영의 평균 페이지비슷해요. 책으로 300~350페이지 정도. 보통 30꼭지 정도 쓰거든요. 이 정도 쓰려면 구글독스 기준으로 글자크기 10pt, 행간 1.5 기준으로 한 꼭지당 6페이지 x 30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구글독스 페이지와 책 페이지는 좀 달라요. 구글독스엔 줄바꿈도 다 포함되고, 나중에 편집하면서 줄어들기도 하고, 날리기도 하거든요.)
구글독스 기준 총180~200페이지
원고지기준으론 총 8~9천페이지.
글자수론 꼭지당 6,000자 내외.
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구글독스엔 글자수 체크하는 기능이 있어서 그거 보시면서 하는 게 좋아요. 페이지 기준으로 하면 줄바꿈도 포함되기 때문에 정작 나중에 분량이 부족해질 수 있어요. 많이 쓰고 쳐내는 편이 더욱 좋습니다. 괜히 나중에 늘이려고 하면...내용이 이상하게 흘러가더라구요.
일단 처음부터 개요를 막 다 짜놓고 시작하려고 하면 완전 힘들어요. 꼭지란 게 쓰다보면 바뀔 수도 있고... 또 자료가 부족하거나 앞 꼭지와 충돌하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일단 최초엔 예제원고 2,3개 정도를 출판사에 먼저 보내는 거에요. 이 때 톤이 각각 다른 원고면 더욱 좋아요. 하나는 좀 라이트한 요죠체, 하나는 딱딱한 다나까, 마지막은 그 중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톤에서 수위조절을 해보는 거죠.
일단 톤이 잡혔으면 굳이 챕터 나누지 말고 일단 30개정도 그냥 꼭지를 나열해봐요. 챕터나누는 건 편집자님이 도와주실 거에요. 글감 나열이 더 먼저에요. 그리고 꼭지제목이나 책제목은 절대 처음에 정하는 게 아니에요. 일단 그냥 아무렇게나 노잼 제목 적어놓고 마지막에 바꾸는 거에요. 특히 꼭지제목은 인쇄들어가기 직전까지도 계속 바뀌니까 여유있게 생각하셔도 돼요.
음... 무슨 숙제검사도 아니고 굳이 그럴 필욘 없어요. 하지만 저는 보통 한 챕터? 그러니까 7,8꼭지 정도 쓰고나면 한 번 모아서 드리긴 해요. 그리고 큰 피드백 없으면 그냥 쓰던대로 쓰면 돼요. 너무 눈치보지 않으셔도 돼요. 에디터님은 여러분의 글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분이지...무슨 삐사감같은 게 아니랍니다.
저는 가급적 빨리 쳐내는 걸 추천해요. 책이란 게 트렌드도 있고, 또 너무 지지부진하게 늘어지다보면 좀 서로 지치거든요. 텐션이 좀 떨어진다고 해야할까요. 에디터님도 기다리다 지치고, 작가도 쓰다가 점점 매너리즘에 빠져요. 이번 생 안에만 쓰자..라는 느낌으로. 저는 하루에 한꼭지씩 쓰려고 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게을게을해져서 보통 3,4개월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최초에 3개월에 끝냅시다!! 라고 해도 4,5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이런 딜레이를 고려해서 좀 타이트하게 잡는 게 좋아요. 발등에 불 떨어졌을 때 좋은 퀄리티가 나오는 법이거든요. 목표는 3개월로 잡으시고, 아무리 늦어져도 5개월 안에 끝낸다! 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당연히 힘들죠. 힘들지만 그냥 이악물고 쓰는거에요. 책쓰는게 무슨 에세이 쓰는 것처럼 감상에 젖어가지고 생각 한 번, 글 한 번...이렇게 쓰는 게 아니더라구요. 진짜 전투에요. 술에 취해도 써야해요. 하루에 한 꼭지. 반드시 의무다! 이거 안쓰면 잠 못잠! 안써져도 일단 아무말이라도 써놓고 자야해요. 책을 쓰기로 계약하고 선인세 받은 순간부터...출간될 때까지는 구글캘린더에 매일매일 한꼭지씩 쓰기를 일정에 꼭 집어넣고. 남는 시간에 쓰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쓰는 거에요.
안돼요. 출처와 근거가 명확해야 해요. 물론..그렇지 않은 책들도 있긴 하지만... 가급적 팩트체크를 하시길 바라요. 왜냐! 이게 나중에 나오고 나면 대중들한테 욕먹거든요. 특히 정설같은데 잘못된 이야기들. 이런 거 조심하셔야 해요. 예를 들면 황금비이론이나,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다... 매가 30년살다가 바위에 부리를 쪼고 날개깃털을 뽑아서 환골탈태한다는 둥... 체온이 두피로 가장 많이 발산된다는 둥.. 이런 얘기들은 전부 근거없는 얘기들입니다. 뭔가 인용하거나 자료를 끌어올 땐 그 뿌리를 잘 체크하세요.
원래 책은 뇌피셜이에요. 자료나 레퍼런스만 끌어다가 모아놓을 거면 그냥 자료집이죠. 책이란 건 주제에 대한 내 견해를 타당하고 적절한 문장들로 풀어가는 거에요. 기본적으로는 내가 생각하는 게 옳다는 전제로 쓰이는 거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이면...정말 책이 매력없어질 거에요. 자료는 필요할 때만 간간히 들어가요. 생각해봐요. 마이크로 카피니 룬샷이니 디커플링이니...이런 용어들은 원래 있던 무슨 학술용어가 아니에요. 그냥 작가들이 만들어낸 개념이죠. 이렇게 자신의 주장을 대변할 용어를 직접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 주장을 펴기위해 가상의 예를 들기도 하고, 시나리오를 쓰기도 해요. 타당성의 여부는 독자들이 판단할 몫입니다. 여러분이 쓰는 책이 통계자료에 근거한 트렌드코리아 같은 책이 아니라면, 내 생각과 근거를 잘 정리하는 게 먼저에요.
안될 건 없지만 굉장히 티가 날거에요. 글이란 게 결이 있거든요. 어디서 가져온 글은 그 결이 살짝 달라요. 읽다보면 갑자기 어?..뭐지. 싶은 지점들이 있는데 보통 이런 지점은 3가지 이유에서 발생해요. 외부에서 썼던 걸 끌어왔거나, 편집자와의 트러블이나 협의로 인해 내용이 갑자기 추가/삭제되었거나, 최종수정할 때 꼭지 순서가 바뀐 경우 등이 있어요. 주제와 내용들만 차용하고 문장자체는 백지에서 다시 쓰는 게 좋습니다.
음... 이건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큰 출판사를 선호하는 사람, 작은 출판사에서 소소하게 담소나누며 책 만들고 싶은 분 등.. 여러 부류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전 출판사보단 에디터님을 더 보는 편이에요. 물론 출판사마다의 문화와 성향이 있어요. 어느 출판사는 기업출강에 강점이 있고, 어떤 출판사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강점이 있고, 어떤 출판사는 영업라인이 탄탄하죠.
하지만, 그건 우리 책이 정말 잘 나가서 출판사의 역량을 100% 활용한다는 전제하에 중요한 거고, 실제로 쓰는 동안에 핏을 맞출 사람은 에디터님이에요. 생각하는 것이나, 지향점, 타겟에 대한 이해, 주제에 대한 이해 등이 서로 잘 맞다면 훨씬 좋은 퀄리티의 책이 나올 거에요. 쓰면서도 많은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을 거구요. 출판사에 순위를 매기기보단 어떤 책을 어떻게 팔고 싶으냐...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책을 쓰기 전 나와 계약한 출판사가 어느 도서에 강점이 있는 지 잘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잘 써도 욕먹습니다. 못 써도 욕먹고. 내가 잘나서 책을 쓰는 게 아니라, 그냥 할 말이 있으니 책을 쓰는 거에요. 지나친 겸손으로다가 '더 공부하고 쓸래!' 라는 마음이라면 평생가도 못써요. 책은 흔히 박제되는 것. 이라는 인식이 강한데...그건 예전에나 그렇지 요즘엔 하루에도 몇백권씩 쏟아져나오는 터라 무슨 책을 썼는지 1년만 지나도 절판되고 사라지고 없어지는 게 태반인지라...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돼요. 만약 진짜 책이 펑펑 잘 팔려서 욕먹는 게 걱정이라면 통장잔고를 보면서 위로 받으시길 바랍니다.
요즘엔 이북뿐 아니라, 퍼블리나 폴인 콘텐츠, 기업강의 영상 등 다양하게 책내용을 바리에이션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를 2차 제작물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짬짬의 수익도 있고 더군다나 여러 곳에서 책을 노출할 수 있으니 2차 제작물 제작권유가 있다면 가급적 진행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영상에도 나올 거고, 카드뉴스나 아티클로도 만들어질 거에요. 인터뷰도 마구마구 하세요. 하지만 이걸로 막 떼돈을 버는 건 아닙니다. 그냥 어? 이게 뭔 돈이지? 하는 순간에 은근히 들어오는 수준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아직 그리 대단한 성과를 내지 못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원래 북토크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나, 책에 다 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같은 걸 얘기해요.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 같은 경우는 주로 강의처럼 변하기도 하더라구요. 에세이는 '자기얘기' 하는 경우가 많고. 큰 철학에 대해서 논하는 책들은 토론장이 되기도 합니다. 자유롭게 독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하면 돼요.
제 책은 브랜딩 책이었던 만큼 확실히 강의스러운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종종 이 책을 어떻게 읽으면 가장 재미있는 지 설명해주는 도슨트같은 역할도 하고 있답니다. 내 책의 매력을 최대한 어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돌아가신 참여자분들의 인스타에 어떻게 포스팅 될 지 고민해보세요. 정말 좋은 정보를 주거나, 정말 매력적인 시간을 만들거나... 책이 아니면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랄까요.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예스24를 기준으로 순위를 보더라구요. 하지만 종종 교보쪽으로 집중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출판사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책이 나온 이후 출판사 마케터님이나 에디터님에게 꼭 여쭤보세요. 어느 플랫폼에 집중해야 좋을 지.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 지 함께 공유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내 계획도 짜서 알려드리고, 출판사 계획도 같이 보면서 진행해야 하죠.
초반에 순위를 올리거나 다양한 아티클을 내려면 아무래도 교보나 예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화력을 집중하는 편이 좋은 것 같아요. 한 쪽에서라도 일단 순위가 오르는 게 중요하거든요. 어디가 좋다라기 보단 출판사와 작가의 전략에 의해서 결정될 문제입니다. 이도저도 아니고 동네서점들에서부터 아름아름 소문나서 터져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책 파는 데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초반공세가 중요하단 건 정설입니다.)
당연해요. 브런치는 온라인콘텐츠인데다가 돈주고 보는 글이 아닙니다. 하지만 책은 돈주고 사봐야 하는 글이죠. 톤이 같은 게 더 이상해요. 생각해보세요. 광고가 B급이고 병맛인 건 재미있잖아요. 하지만 제품이 B급이면 어떻겠어요. 우린 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무언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또는 위로를 줄 수 있는 완성된 퀄리티를 추구해야해요. 물론 가벼운 톤이 미완성의 느낌이란 건 아니지만, 가볍게 쓰면서도 완성도를 높이려면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자칫, 그냥 킬링타임용 책으로 전락하면 독자들은 그냥 평대에서 스륵 넘기면서 키득거리다가 안사고 넘어간다구요.
정리해보자면.
<계약단계>
초기에 연락이 오거나, 여러분들이 원고를 투고해서 컨택이 되었을 거에요. 이후엔 미팅을 하면서 컨셉과 출판일정등을 잡겠죠. 그리고 예제원고를 2,3개 써서 보내요. 피드백과 함께 톤이 결정되면, 목차를 짭니다. 목차를 짜지면, 계약서를 작성해요. 계약서를 생각보다 뒤에 작성하는 건 괜히 작성했다가 서로 톤이 안맞으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컨셉, 톤, 목차, 주제, 타겟등을 먼저 정리하고 계약서를 쓰는 게 보통이랍니다.
<글쓰기>
선인세는 계약서 쓰고 1개월 이내에 들어오는 게 보통이에요. 계약서를 썼으면 이제 글을 써야 해요. 3개월 정도 열심히 써서 원고를 탈고했으면. 1차 피드백을 받아요. 이때 받는 원고를 수정교라고 해요. 1교, 2교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보통 3교정도까지 진행된 후, 본문과 목차 정리가 끝나면 표지작업에 들어갑니다. 제목이 결정되는 거죠.
<완성하고 인쇄!>
내가 진짜 곧 죽어도 부를 제목이 있다면 고집하셔도 되지만, 전 가급적 출판사 센스를 믿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싫어했던 제목들을 독자들은 좋아해주시더라구요. (흠..) 제목이 결정되면 이제 표지 디자인에 들어갑니다. 컬러/넘버링 등 디테일한 부분을 최종적으로 수정해요. 그렇게 제목/표지가 완성되고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인쇄에 들어갑니다.
<배본>
여차저차해서 실물이 나오기까진 여러분들이 1차 탈고를 한 뒤 +1개월 정도가 더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인쇄가 다 되면, 배본일자를 정하고 각 서점에 배본을 하죠. 그럼 서점은 잠시 창고에 가지고 있다가, 다음날이나 이틀 뒤 쯤 서점 평대에 깔기 시작해요. 일단 광화문, 강남, 잠실, 센텀 등 주요 지점에 먼저 깔리고 나머지 지점은 그 주 내로 순차적으로 깔리죠.
책을 쓴다는 건 누구에게나 설레고 흥미로운 일일 거에요.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죠. 쓰면서 온갖 일들이 생길거에요. 글이 막히고, 에디터님과 다투기도 하고, 내 맘처럼 좋은 글이 안나오기도 하고, 힘들고, 때려치고 싶고 뭐... 다양한 이슈가 있죠. 하지만 그만큼 출간되고 난 후 내 손에 책이 잡히면 매우 보람차답니다. 출판사마다 다르지만 10~20부 정도를 저자에게 증정본으로 주는데 이거 받아서 딱 열어볼 때 기분은 항상 좋습니다. 쓰는 동안 터질 것 같았던 머리를 보상받는 그 날을 기대하며..ㅎㅎ 즐글쓰세요.
PS. 자랑! 제 책은 이번에 4쇄 찍었어요. 독자님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책 사주신 분들 투자한 주식 다 오르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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