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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Sep 05. 2022

컬처덱을 만들다가 이젠 컬처덱을 만드는 걸 만들고마는데

그것이 컬쳐입니다. 문화니까.

넷플릭스의 컬처덱이 엄청 유행하면서 '어머 이건 써야돼. 실리콘벨리에서 젤로 소중한 문서' 이런 평도 듣고, 딜로이트 부회장님도 '와 이건 쫌 대단한데?' 극찬하고 언론사에서도 '야씨 이게 기업의 미래다' 이랬던 적이 있어요. 그때가 2015년 정도였지. 


초창기 스타트업의 문화는 수평적인 영어이름과 놀이공간이 주를 이루었어요. 후렌치파이 말고 마들렌, 카누대신 네스프레소, 수면실과 존나 파라오가 앉을 것 같은 안마의자같은 게 기본이었지. 그러다 전세대출도 해주겠다, 보험혜택도 다 들어줄게, 보증금지원, 어어 장비도 필요한 거 다 말해 천만원짜리 맥프로도 다 사줄게. 이러던 와중 넷플릭스가 뭐랬어. 


야 그런거 모르겠고, 최고의 동료가 복지다. (물론 넷플릭스 사옥은 개좋음) 자유를 줄게. 잘해봐. 성과못내면 나갈 준비하고. 어어. 아직 짐풀지말고! 컬처핏 맞는지부터 봐야지.


이러니까 사실 다들 아래턱을 쓰다듬으며..호오.. 가만있어보자. 이거? 그래. 퍼주는게 장땡이 아니구나. 이러면서 뭔가 본질적인 것을 바라보기 시작했더랬죠. '아, 일할려고 모였었지! 어이쿠 내정신' 




이미 잘하고 있는 곳들은 뭐 알아서 잘 하고 있었고, 여러모로 퍼준 것 대비 성과가 안나 답답함이 쌓여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컬처덱을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3가지였어요.


1. 대표 : 아...왜 내 말을 못알아듣냐고...

2. 인사 : 아...왜 이상한 사람만 들어오냐고...

3. 멤버 : 아...왜 체계가 없냐고....


컬처덱은 이 3가지 고민을 풀기 위해 만들어졌어. 




대표님은 나름 막 호소도 하고 비전을 강조하고 그러는데 못알아들어. 원래 대표님의 시선은 항상 높고 멀리있어. 사업 운영하려면 내일만 보고 할 순 없잖아. 그러니 맨날 3년뒤 10년뒤 얘기를 해. 하지만 실무자는 지금 당장 2시간 뒤에 보고할 기획안이 더 중요하다고. 게다가 대표님들 주변에 친구봐봐. 실무자 친구가 있겠어? 다들 대표친구들이지? 이러다보니 말투와 언어도 대표스럽게 바뀌어간다고. 가끔 실무자들이 입틀막할 것 같은 말들도 내뱉고 그래. 

'우리는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이니까.' 

그래서 대표님의 언어를 좀 더 쉽고 일상적인 느낌으로 바꾸어 줄 필요가 있었어요. 알아듣기 쉽게. 뭔 말인지 좀 직관적으로. 군더더기들을 쳐내야 했지.

대표님 말을 이해했다는 건 다 뻥이다.



인사팀의 고민도 그랬어. 우리 회사 입사한 애들이 맨날 우리회사 재밌고 유쾌한 줄만 알아. 그래서 이력서에 막 강아지 그려서 보내고 닉네임으로 지원하고,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무지성 지원해버리고. 속이 터져 안터져. 그래서 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지 명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해 채용공고를 만들고 싶었겠죠.

나와봐 이게 이력서야? 어? 이게 이력서야?



멤버들은 어떠겠어. 체계라곤 출퇴근 시간밖에 없는 것 같은 곳에서 말이 좋아 올라운더 역할을 수행하며 정신없이 한 주 한 주 보내다보면 매일 혼미한 표정으로 퇴근하다 유럽여행 마려워지잖아.

체..체계를....줘 제발..



그래서 이걸 명문화하기 시작했어요. 



글로 쓰는거야. 모두가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언어로! 언어가 지닌 힘은 3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파력이야. 기록한다는 건 오해와 왜곡없이 동일한 내용을 널리 퍼뜨리고 아랫세대로 전승시킬 수 있거든. 보관할 수 있고, 복사할 수 있잖아요.


두번째는 소통이에요. 킹갓세종대왕님이 왜 한글을 만드셨어. 어린 백성이 니르고져 홀빼이셔도 제 뜻을 펴지 못해 만드셨잖아요. 서로가 쓰는 언어가 같아야 소통이 시작됩니다. 이게 뭐 서로 뭔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핵심가치를 늘어놓고 급훈마냥 걸어놓는다고 문화가 형성되는게 아니거든. 


마지막은 강제력입니다. 법전을 생각해봐요. 컬처덱은 기업의 법전같은 거거든. 기록한다는 건 기준을 잡았다는 얘기고 이제 그 기준에서 벗어났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되는거에요. 최초의 법전이라 알려져있는 우르남무 법전에선 27개의 법조항을 만들어 표기한 성문법전인데 각 행위마다 잘못하면 얼마를 내야하고, 어떤 처벌을 받는지 명확히 적혀있어요. 예를 들어 죽빵을 때려 이를 부러뜨리면 1/2미나, 방맹이로 팔다리를 때리면 1미나를 지불해야 한다는 등이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규정하고 일하는 방식을 명문화하고, 통일합니다. 이는 승진, 고과, 연봉협상, 퇴사 등 다양한 핸디캡과 리워드규칙이 적용되며 업무와 생활, 문화적 체계로 자리잡죠.









근데 글쓰기가 쉽냐!!??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글쓰는 거에요. 아냐 정정할게. 글쓰는 것만 어려워? 컬처덱 비슷한 걸 처음 시작한 게 4년전이거든요? 와씨... 농담않고 프로젝트 20개 가까이는 말아먹었어요. 중도에 드랍되고, 서로 막 죄송하다고 하고, 만들어놨는데 냄비받침되고 만들다가, 서로 현타오고... 


구성원들에게 이게 뭔지 설명하는 것도 어렵고

뭐가 담겨야 하는 지도 몰랐고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몰랐고

글도 제대로 못썼고

디자인은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고

만들고나서 어떻게 써야하는 지도 몰랐고

이 단어가 어떤 오해를 만드는지도 몰랐고

저 문장을 저렇게 받을지도 몰랐고

쉽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이해못하고

만들어도 체계 못잡고

인사팀도 멍때리고

나도 멍때리고


우리도 넷플릭스같은게 만들었는데...왜 다르지?....서로 약간 바보개처럼 쳐다보다가 에헤헤헤헤.... 망한듯?

이런 표정으로 멈췄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날아간 돈이 한두푼이 아니고서야 깨달았어. 이게 이런 방식으로 하는게 아니구나. 그리고 2020년부터 하나하나 실패와 성공사례들을 정리하며 하나의 가이드를 만들었지. 그런데 제가 책을 2017년부터 썼거든요. 벌써 7권을 책을 쓰면서 또 새로운 것을 깨달았어요.


컬처덱의 '덱'이 뭐에요. 덱. 새댁할때 댁 말고 덱. 그래! 화투칠 때 그 카드 챱챱챱챱챱 이걸 덱이라고 하거든. 덱의 특성이 뭐에요. 섞을 수 있단 거잖아. 낱장으로 뚝뚝 떨어져도 어 그래 너는 광땡. 이렇게 의미가 살아있다고. 컬처덱도 처음엔 그랬어. 한장한장 뜯어봐도 뭔말인지 알 수 있었거든. 근데 우리나라 인사팀에선 이걸 OJT자료로도 쓰고 싶기도 하고... 기왕 만든김에 회사소개도 좀 담고싶고, 비전도 막 담고싶고 이랬다고. 그러다보니 솔직히 '덱'보다는 '북(Book)'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게 보통입니다. 


작년에 책을 직접 디자인하고 출판까지 하면서 책이란 어떤 것인지 또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결심을 했어. 우리 회사는 컬처덱의 짱이 되어야겠다. 아무래도 안되겠어. 짱을 먹어야겠어. 그정도 실패하고 삽질했으면 짱 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했지. 짱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은 가이드를 만들고 선언하는 거였어요.






아직 컬처덱이 생소한 거 알아요. 하지만, 적어야 문화가 돼. 열린 사회와는 다르게 기업은 닫힌 계(界)거든요. 목표가 있고, 그걸 달성해야 하는 곳입니다. 적어야 해. 일어서서 얘기하면 다 들릴 정도로 작은 회사는 괜찮아. 같이 밥만 먹어도 얼추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거든요. 하지만 막 20명, 30명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이제 조그마한 집단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문화가 갈라지고 암묵적인 체계가 만들어지면서 어찌어찌 삐걱대며 돌아가기 시작해요. 초장에 잡아야 한다고. 초장에.




그래서 글로 쓰고 선언하는거죠. 

근데 여러분도 해본 적 없잖아요. 저처럼 프로젝트 나가리나면서 시행착오하라고 말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시작합니다. 

400페이지 꽉꽉 채워 프로젝트 시작부터 주의사항, 실제사례들은 물론 뒷쪽에 각 페이지에 써야하는 상세내용까지 눌러담아 만들었어요. 컬처덱 가이드북


90페이지가 넘는 각 장표들을 템플릿으로 만들었어요! 일러스트레이터(ai)파일이고, 원본으로 전달드립니다!

더미 텍스트를 최소화하고 리얼 텍스트를 살렸어요. 편집 가능하게 레이어정리도 깔끔하게 해놨지. 우리 디자인 회사거든요.


그리고 이 텐션 그대로 직접 클래스도 만들었어요. 14강으로 만들어질거고, 에어클래스에서 오픈할 예정합니다. 뻔한 얘기는 책에서 이미 했으니 강의에선 앞뒤 다 짜르고 1.5배속으로 핵심만 바로바로 얘기할 거에요. 






그렇게 와디즈 펀딩 시작합니다 :) 짱이 되려고! 여러분 전 짱이 되고 싶고, 2년 내내 꼬박 준비했으니 이것은 짱입니다. 


왜 맨날 좋아요만 눌러요. 좋아요 말고 할 일줘요? 날 지지해요. 알림신청해요. 난 한번은 짱이 되고 싶어. 그러니까 지지서명해요. 아냐, 지지로는 모자라, 날 후원해요.

(미친놈)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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