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분의 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창선 Nov 15. 2022

인사이트는 타고나는 것도 길러지는 것도 아니다.

인사이트 있는 사람이란 건 어떻게 만들어지나. 안 만들어져.

인사이트라는 게 토스 출신 일잘러의 소양 내지는 적어도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교수 정도는 돼야 가질 수 있는 초능력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인사이트의 본질은 '해석'에 있습니다.


팩트를 인지하는 건 대다수가 하는 일이에요. 예를 들면 '어 빵이 있네. 소금빵이다. 소금이 올려져 있네.' 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거죠. 팩트를 분석하는 건 똑똑한 사람들이 합니다. '버터와 소금의 조합은 사람을 미치게한다.'라는 결론을 내죠. 


팩트를 모아 해석하는 게 인사이트입니다. '그렇다면 왜 소금을 올리게 됐을까. 사람들은 왜 소금빵을 만들고, 사게 됐나.' 이처럼 팩트에 맥락을 더해 조물조물. 이리보고 저리보고 찔러보고 눌러보죠. 가끔 해체해버리기도 합니다. 사고의 해체는 마장동 발골장인급의 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거든요.


가만히 읽어보면 해석의 기반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맥락과 질문이죠. 


맥락은 추가정보입니다. 왜 소금을 올렸는지, 언제부터 유행이 시작됐는지, 왜 만드는지. 소금빵의 원가가 얼마고, 제작공정이 어떻고, 소비자의 마음이 어떤지도 경험과 지식에서 나오죠. 대다수의 경우 인풋이 곧 아웃푹입니다. 공부를 해야 뭐가 나오지.


그리고 이 정보들을 끌어내려면 좋은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남이 물어보든 스스로 물어보든 말이죠. 물고기 하나를 잡을라고 쳐도 각각 맞는 미끼와 바늘을 써야 합니다. 한 길 속을 모르는 사람의 생각을 끄집어 내려는데 '자 좋은 생각들 있으면 얘기해볼까?' 따위의 질문으로 퉁치는 건 너무 날로 먹으려는 겁니다. 종이바늘을 담그고 실장님코스A 참치대뱃살이 등장하길 바라는 것 같죠.


반대로 말하면 항상 문제는 정보의 부족과, 질문의 부재입니다. 정보의 부족은 개인이 채워야 하고 질문은 리더가 던져야 하죠. 서로 대화를 하는데 쟤는 왜 저렇게 깊게 생각을 못하지? 라는 꼰대씽킹이 피어오른다면 두 가지를 생각해보세요. 저 사람에게 충분한 정보가 있는가. 그리고 내 질문이 똥같진 않았는지.


그리고 강남 쿄베이커리 소금빵은 미쳤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일맞이 아무질문받는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