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의 글자들 위에 머물다

by 이성환

세상은 사랑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럼 미움은 무언가 묻겠지. 사랑이 없는 상황의 부산물이다. 사랑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빈 공간으로부터 그냥 나온다. 잘 쳐다보고 있으면 어디에서든 넘치게 풀어져 나온다. 그러나 모두가 사랑을 얻기 위해 바쁘다. 그래서 잘 쳐다볼 여유가 없다. 그래서 사랑이 없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온 세계를 헤매다 집에 와보니 집에서 키우던 새가 파란색이다. 인생이 그렇다. 정 사랑할 사람이 없으면 나를 사랑한다. 내 이름을 부르며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칭찬한다. 그렇게 스스로 사랑을 홀로 생성한다. 혼자서 밥도 해먹는데. 정 힘들면 교회라도 간다.

유식쟁이가 되서 사랑을 받으려고 글자를 빠르게 읽는다. 가슴에 쌩함만 남고 사랑을 얻지 못한다. 마침내 한 단어 위에 머물러 있다. 그루터기에 앉는 것처럼 아무 것도 아닌 것같은 단어 위에 구절 위에 문장 위에 머문다. 의미의 꽃이 피어난다. 꽃들을 감상한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내 앞의 이 의미에 오래 오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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