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계절이 있다.

매트 위의 작은 우주

by ROZY


요가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언제나 작은 경이로움을 느낀다.


매트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각자가 서로 다른 행성에서 다른 계절을 살아온 것 같다.


왜소한 체구에 등근육이 발달한 숙련자가 있는가 하면,

살집이 있어도 눈부신 유연성을 가진 수련자가 있다.

복싱선수가 조심스럽게 전사 자세를 취하는 옆에서,

골프선수가 유연성을 키우려 애쓰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 굽은 어깨를 펴려는 남성,

숏커트에 다부진 체격으로 강인함을 드러내는 여성,

힐링을 위해 찾아온 중년의 부부,

평범해 보이지만 고난도 아사나를 무리 없이 해내는 수련자까지.


이들은 모두 같은 공간에서 같은 동작을 하지만,

각자 완전히 다른 내면의 항해를 떠나고 있다.


누군가는 몸의 한계와 대화하고,

어떤 이는 마음의 평화를 찾고,

또 다른 이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애쓴다.

같은 태양 아래서도 나무마다 다른 그림자를 드리우듯,

같은 매트 위에서도 저마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수산나 타마로는 《마음 가는 대로》에서 나무의 성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무는 누구의 지시를 받지 않고도 자신의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속도로 가지를 뻗어나간다고.

햇빛을 향해 자연스럽게 몸을 틀고,

비바람을 맞으며 더욱 단단해진다고.

그 성장에는 조급함이나 비교가 없다.

그저 자신이 될 뿐이다.


요가 매트 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옆 사람이 얼마나 깊이 굽히는지,

얼마나 높이 들어 올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이 허용하는 만큼,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움직이는 것이다.

나무가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듯,

사람도 자신만의 조건에서 자란다.

동서양의 현자들이 모두 같은 진리를 이야기했다.

릴케는 젊은 시인에게 '너는 너의 길을 가야 한다'라고 했고,

니체는 '자기 자신이 되어라'라고 강조했다.

장자는 더 나아가 무위자연의 삶을 이야기했는데,

억지로 무언가를 만들려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혜라고 했다.


요가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

이는 요가가 사람을 착하게 만든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과 진정으로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어떤 온화함 때문인 것 같다.


매트 위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속도를 받아들이며,

자신의 몸과 마음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사이로

어떤 사람은 높이 자라고,

어떤 사람은 옆으로 퍼져나간다.

어떤 사람은 일찍 꽃을 피우고,

어떤 사람은 늦게 열매를 맺는다.

그 모든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본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매트를 접으며 나는 생각한다.


'오늘도 할 수 있는 만큼 해냈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나만의 계절을 따라

조용히 자라나는 중이다.




<흐르는 것들, 머무르는 마음>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아침,

흐르는 일상 속에서

머무는 마음을 찾아가는 요가 에세이입니다.

이전 02화나는 고독한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