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함을 위한 분열

숨 하나가 만드는 조화

by ROZY


“둥글게 둥글게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


8.15 광복 80주년 전야제,

수많은 인파 속에서

싸이의 ‘챔피언’이 울려 퍼지던 순간,

단순한 가요가 아니라

온몸을 전율케 하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그날의 뜨거움은 기쁨만이 아니라,

여전히 분단의 그늘과

사회적 균열 속에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대한

절실한 바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분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여당과 야당, 남과 여, 세대와 지역 갈등까지,

수많은 대립 구조들이 우리의 일상을 관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원성 자체는 결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인간은 고대부터 인간과 신, 몸과 마음,

남과 북, 동과 서, 움직임과 멈춤,

말과 침묵 사이에서 분열을 경험해 왔다.


자연을 둘러보면 분열이야말로

생명과 완전함을 위한 근본적인 설계임을 알 수 있다.

거대한 강 하나가 수많은 지류로

나뉘어야 더 넓은 땅을 적셔주고,

식물은 뿌리와 잎사귀로 나뉘어 땅 아래와 위에서

각각의 역할을 감당해 낸다.

모든 생명체는 세포 분열을 통해 성장하고 번식한다.


우리 몸 역시 갈라짐 속에서 완성된 존재다.

폐는 좌우 두 개로 나뉘어야 효율적인 호흡을,

심장은 좌심실과 우심실로 분리되어 혈액순환을,

뇌도 좌뇌와 우뇌로 나뉘어 각각 다른 기능을 담당한다.

심지어 우리의 눈도 두 개가 있어야 입체적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신장, 손, 발까지도 모두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분열이 자연의 설계라면,

요가 철학은 그 나뉘어짐을 어떻게 바라볼까.

강물을 움켜쥐려는 순간 이미 흘러가듯,

요가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흩어진 것들을

하나로 잇는 지혜에서 출발한다.


핵심 개념인 ‘아힘사(ahimsa)’는

단순한 비폭력을 넘어

타인과 자연,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받아들임을 뜻한다.

서로 다른 존재들 사이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그 차이 속에서 연결점을 찾아가는 의식적인 노력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통합적 사고가 절실한 이유는

균열이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구분을 넘어

파괴적인 대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와의 불편한 대화,

SNS나 미디어의 자극적 정보를 이용한

어떠한 행동 유도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추고 깊게 숨 쉬는 습관을 권한다.


나와 다른 세대, 성별, 지역 사람들과

실제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직접 대화할 수 없다면,

그들의 생각을 읽어 보려는 노력도 좋다.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연결점을 찾는 지혜,

그것은 바로 우리 안에, 우리의 호흡에 있다.


개인이 의식적인 호흡을 통해 내면의 균형을 찾으면,

주변 관계에서도 평화롭고

통합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 사람의 깊은 호흡이 주변에 잔잔한 파장을 만들고,

그 파장이 점점 더 넓은 범위로 확산된다.


이원성은 존재의 자연스러운 특성이지만,

그것이 파괴적인 대립으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깊은 호흡 하나가 사회를 치유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흐르는 것들, 머무르는 마음>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아침,

흐르는 일상 속에서 머무는 마음을

찾아가는 요가 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