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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Aug 02. 2023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나태주


"참말로 이제는 되는 대로, 나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싶다."


병원 생활을 한 후 작가님이 쓰신 문장이다. 

우리 친정엄마도 며칠 전 같은 말을 했다. 


"상처 다 회복하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거야."


엄마는 아직도 회복 중이다. 가슴 가운데, 사타구니 오른쪽 부분 , 오른편 허벅지 옆, 총 세 군데를 후벼놓았기 때문에 완벽한 회복이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추가로 터진 상처를 지난주 봉합해 어제 실밥을 겨우 풀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또 피가 보인다. 다음 외래진료가 기다려질 뿐이다. 


최근 엄마의 유일한 외출은 매주 월요일 오후 외래 진료다. 외래 진료는 장녀인 내가 모시고 간다. 휴가철이라서 조금은 한가한 거리에 우리는 여행 이야기를 꽃피우게 되었다. 엄마가 말하길, 그래도 아빠와 틈나면 보는 '세계테마기행'은 매일 떠나는 여행의 느낌을 준다고 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열차, 무더위의 절정 때 갔던 장가계 여행, 호주의 여유로웠던 추억, 싱가포르의 세련됨 등 지난 여행의 추억을 이야기하시며, 언제 그렇게 갔나 몰라 하며 새삼 감사하게 느낀다고 하셨다. 여행의 경험뿐 아니라, 수시로 마트에 가고 밤마다 나가서 요가하는 루틴을 그리워하고 있는 엄마의 마음을 난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는 나태주 작가님 특유의 따뜻한 마음이 산문으로 담겨있다. 선생님의 시도 좋지만, 산문도 참 좋다. 아픔의 힘겨움, 고통의 무거움도 가리지 않고 모두 품어 위로해 주시는 것만 같다. 이 책에서 '우화, 날개돋이' 이야기가 내 마음속에 콕 박혔다. 


어느 날, 작가님은 날개돋이 과정의 매미를 만나게 되었다. 매우 느리고 더딘 것 같아 한쪽 날개를 손으로 꺼내 도와주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매미가 땅바닥에서 푸덕이고 있는게 아닌가! 살펴보니 매미의 양쪽 날개의 크기가 달랐던 것이다. 매미를 도와주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스스로 우화하도록 놔두어야 했던 것이 섭리였을까, 이 이야기를 읽고 보니 우리 엄마가 떠올랐고, '자연'이라는 한자어가 떠올랐다. 스스로 자, 그러하다 연. 


엄마는 속으로 '내가 낫기만 하면...' 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회복하고 계신다.

딸인 나도 '엄마가 낫기만 하면...' 이라는 바람으로 열정적으로 움직일 나를 기대한다. 


우리는 동상이몽일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서로의 시간이 흘러가길 기다려본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이 단순히 시계바늘만 움직이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머지않아 자연의 자연스러운 위력을 경험하게 되겠지. 

이번 허물을 벗어 던지면, 어제오늘 열창하는 매미처럼 우리의 열정을 뿜어낼지도 모른다. 

올 가을이 진정 엄마와 나, 우리의 찬란한 여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

성공한 인생, 잘 사는 삶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첫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것.

둘째는 그 일이 타인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 것.

셋째는 그 일이 남들이 부러워하는 일이 되고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것.

말은 쉽지만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녹록하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ㅡ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나태주





2023년 8월 1일, 

새로운 도전을 자축하며.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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