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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ZY Sep 07. 2023

내가 사는 세상

내가 사는 세상, 헬렌 켈러

리는 차 안 조수석에 앉아 창문을 연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본다. 

눈을 살며시 감아본다. 

손끝으로 공기의 온도를 제일 먼저 인식하고, 

공기의 움직임이 주는 간지러움을 느낀다. 

이 공기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헬렌 켈러가 살았던 세상에서는 그녀의 단단한 언어로 표현이 가능했다. 

바로 이 책, <내가 사는 세상>은 그녀가 살았던 그녀의 세상을 담고 있다. 암흑일 것만 같았던 그녀의 삶은 오히려 빛으로 가득 찼고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넓었으며 자유로웠다. 그녀에게 시각 역할을 해주었던 손이야기와 함께 어떻게 그녀가 세상을 보고 읽어내었는지 담겨있다. 

이번 글에서는 그녀의 주옥같은 문장들로 인용 글이 더 많을 것 같다. 



"

시각에 의존하는 사람은 촉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는지 모른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것은 움직이거나 고정되어 있고, 고체이거나 액체이고, 크거나 작고, 따뜻하거나 차갑다. 이런 특성들은 제각각 다르게 느껴진다.

둥글게 피어난 수련의 시원함은 여름 저녁 바람의 시원함과 다르고, 또한 자라나는 생물의 심장으로 스며들어 생명과 형상을 이루는 비의 시원함과도 다르다. 

장미꽃의 보드라움은 잘 익은 복숭아의 보드라움이나 보조개 팬 아기 뺨의 보드라움과 다르다.

바위의 단단함이 나무의 단단함과 다르듯이, 남성의 깊은 베이스 목소리는 여성의 낮은 목소리와 다르다. 

나는 이런 특성들의 특별한 조합에서 내가 아름답다고 부르는 것을 발견한다. 

그 아름다움은 모든 사물이 지닌 곡선과 직선의 흐름에서 생겨난다.

ㅡ 헬렌 켈러



상상력이 없다면 나의 세계는 얼마나 보잘것없을까!


"

내 정원은 그저 온갖 모양과 냄새를 지닌 식물들이 뿌리내린 소리 없는 땅뙈기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정신이 정원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면 발밑의 삭막한 땅에 볕이 들어 산울타리 나무에서 잎이 돋아나고 장미나무에서 사방으로 향기가 퍼져 나간다. 

나는 새 잎이 돋아나는 나무의 생김새를 알고, 짝짓기 하는 새들의 사랑의 기쁨도 안다.

이것이 바로 상상력의 기적이다. 

ㅡ 헬렌 켈러



헬렌 켈러는 글을 읽고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거듭하여 그녀만의 생각과 감정을 발견하면서 점차 그녀의 세계를 만들어갔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이미 거쳐간 과정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나는 바로 '책'을 떠올리게 되었다. 


책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낸 글들이기에,  우리는 책을 통해 타인의 응축된 생각들을 읽게 된다. 그러면서 나의 내면을 들여보게 된다. 지속적으로 나의 내면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마주하게 되고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고통과 시련을 얻게 된 인간 삶에 있어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헬렌 켈러의 '시각을 상실하더라도 내적 본성의 흐름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라는 문장에서 더욱 단단하게 와닿았다. 



"생각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루고, 느낌은 생각을 낳는다." 

ㅡ 헬렌 켈러





연애 시절, 남편에게 속삭이는 것조차 

쑥스러울 때 그의 손바닥에 

손으로 글자를 써서 

나의 마음을 표현한 경험이 있다.

 

그와 나의 모든 감각이 손끝으로 모였다.  

그 떨림의 느낌과 함께  

 손으로 표현된 단어는 나의 생각을 낳았고

지금의 우리라는 세계를 만들지 않았을까?

@RO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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