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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13. 2016

<제이슨 본>-자기 자신으로 복귀하다

본질로 돌아와서 달라진 시대와 만나다

감독이 폴 그린그래스로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주연 배우도 맷 데이먼으로 돌아왔고, 제작자조차 맷 데이먼이다.
나의 관점이 이번에는
"원조"의 "제이슨 본 짬뽕집"을
제대로 다시 차려서
면발의 쫄깃함을 살리고
이전의 국물 맛을
재현해내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괴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본 레거시가 개봉되었다는 사실을 잊은지 오래된 어느날, 갑자기 맷 데이먼이 제이슨 본으로 복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어떤 키워드든 데이터 상에서 돈벌이가 될만한 정보로 인식되면 바로 상업화하는 영화 배급 시장의 기민한 대응을 보여주는 것은 멧 데이먼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주연으로 참여한 "굿윌 헌팅"이 국내에 재개봉 된 것이었다.


"본 레거시"가 얼마나 망작이었는지는 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영화 "제이슨 본"은 유명한 요리 전문점들 간의 원조 전쟁의 끝장을 보여주듯이 영화의 이름을 시리즈물의 하나로 만들지 않고, "제이슨 본"이라고 만들었다. 본 아이텐티티 -> 슈프리머시 -> 얼티메이텀 에서 중간에 나타난 '레거시' 따위의 괴작을 인정하지 않겠다라고 선언을 해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서 "본 레거시"라는 작품을 옹호하는 내용은 그 어디에서도 쉬이 찾아 볼 수가 없다.


다만, "시나리오나 극본 면에서 전작들에 비해서 나아진 것이 없고, 특별히 달라진 점이 없다."라는 가혹한 혹평이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었다. 그것이 왜 가혹하다고 생각하는가는 전적으로 나의 관점이 이번에는 "원조"의 "제이슨 본 짬뽕집"을 제대로 다시 차려서 면발의 쫄깃함을 살리고 이전의 국물 맛을 재현해내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원래의 "본 씨리즈"를 되살렸다면 되살린만큼, 그 느낌과 그 감성, 그 액션이 그대로 맛갈지게 우러났는가를 보아줘야 하는 것이 일단 이 영화를 보는 1차적인 성공 판단기준의 허들이라고 생각해볼 경우, 멋지게 한발을 들고 적당한 타이밍에 지면을 경쾌하게 밟고 떠올라 여유있게 그것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 분명했다.


정말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서 +가 된 부분이 있는가가 2번째의 판단기준의 허들이라 한다면, 이 영화가 분명히 새롭게 보여준바가 있었다라고 적극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내 눈과 귀에는 보이고 들렸다. 이 허들을 넘어서지 못했다라고 느끼고 퇴장하는 관객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늘 오후 12:10분에 관객들이 꽉 들어찬 극장 안에 들어가서 느낀 수많은 관객들의 호흡과 호응을 체감하고 온 나의 입장에서는 90% 이상이 두번째의 허들마저 넘었다고 느끼고 간 것 같다. 다만, 나처럼 그런 내용을 적는데 인색하지 않은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화평은 "정말 좋아요, 모두 보러가세요" 쪽으로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제이슨 본"은 자신의 본질을
찾는 방향으로 영화를
다시 만들어가면서
그 과정에서 다시금
"세상이 변화한 모습"을
그대로 담는 "패러독스(Paradox)"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있다.


영화의 시작에서 우린 영화의 내외적인 상황 속에서 버려진 배우 2명이 희미한 섬광처럼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삶의 의욕같은 것은 접어둔채 단지 생존하고 살아남기 위해서 스트리트 파이팅의 도박판에서 격투기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제이슨 본"의 모습은 "멧 데이먼"의 퀭한 눈빛 연기를 통해서 제대로 재현된다. 일단, "본"씨리즈를 관통하고 있는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삶의 의미를 상실한 캐릭터가 다시금 진한 느낌을 주면서 저편의 어두움 속으로부터 살짜기 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 부분이 자연스럽게 전작들로부터 단절된지 9년이 넘어  다시 시작된 상황을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이끄는데 성공했다.

그의 인생과 재능은 그냥 저가에 낭비되고 있는 중이다.

"줄리아 스타일레스"가 연기한 "니키 파슨스"는 "아이덴티티"로부터 "얼티메이텀"까지의 약간 냉철하면서도 섬세한 모습에서 한발자국 이상 더 감정적으로 나아갔다.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다급하게 정보를 해킹하다 들키자마자 자리에 휘발성 액체를 뿌리고 총을 휘두르며, 성급하게 정보의 공개를 서두르고, 그리스 아테네의 시위 군중들 속에서 당황하며 도망다니는 등의 "죽을 것 같은 징조"를 영화 전반에 뿌리더니. 결국, CIA 조직의 토미 리 존스가 열연한 "듀이" 국장의 심복으로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는 냉혈한 스나이퍼이자 킬러인 "뱅상 카셀"에 의해서 저격 당하여 이 시리즈물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영화의 주제가 일부 드러나는 듯한 국가 비상사태가 벌어질 정도의 시위가 벌어진 아테네에서 재회하다.


이 과정에서 제이슨 본의 아버지와 연관된 히스토리를 포함한 "아이언 핸드"라는 소셜 네트워크까지를 총망라한 도청 및 감청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하는  CIA의 작전 내용을 담은 파일이 "니키"의 해킹을 통해서 "제이슨 본"에게 전달이 된다. 그런 그녀가 일종의 신념을 가지고 이와 같이 위험한 해킹을 하도록 만든 것은 이러한 기밀정보들을 배포 및 유출하여 권력 부패를 막는다는 신념을 그녀에게 전염시킨 "크리스티안 다소"이다.  


충실한 조력자의 역할을 계속해내는 모습에서 "위키 리크스"를 통해서 해킹한 각국의 기밀문서들을 배포한 "어산지"나 미국의 정보기관인 NSA의 불법도청 건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 등의 시사적인 내용들이 2006년도의 "얼티메이텀"이 만들어졌던 시기와 2016년의 "제이슨 본"이 다시 만들어지는 시기에 있어서 현실의 첩보 세계에 가장 큰 이슈들이었으므로, "제이슨 본"은 자신의 본질을 찾는 방향으로 영화를 다시 만들어가면서 그 과정에서 다시금 "세상이 변화한 모습"을 그대로 담는 "패러독스(Paradox)"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치 "마크 주커버그"처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운영하는 인기 스타와도 같은 기업인인 "칼루어"는 자신의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의 정보를 절대로 어느 곳에도 노출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지만, 그 뒤편으로는 오랜 미국의 전형적인 "힘과 정보를 우위로 한 민간이나 공공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감청 및 도청"에 대한 신념으로 똘똘 뭉친 권력과 힘의 화신인 "듀이" 국장과의 오랜 거래가 있었음을 드러내면서, 최근에 있었던 "애플"과 "페이스 북"에 대한 정보 노출 동의를 구하던 미국 정부의 모습을 그대로 모사해서 보여주고 있다.

고객의 정보를 볼 수 있는 백도어를 만들어달라고 밀어붙히다, 거절하자 협박으로 마무리 하는 CIA국장

거침없이 "멧"과 "폴" 감독은 변화한 시대상과 현 미국 정부와 민간 간의 쟁점 사항을 거침없이 영화 속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멧"이 균형을 잡고 있는 부분은 역시나 대책없이, 영웅심리에 의해서 정보를 유출하며 이 과정에서 정보를 찾아오는 정보원들을 착취하면서 전혀 보호해주지 않는 또다른 권력의지와 악의로 똘똘 뭉친 "어산지"와 같은 인물을 우리가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포인트로 집고 넘어간다.


그리고 엄청난 집념과 감각적인 한수 한수와 신기에 가까운 주변 사물들의 활용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고 복수를 해내는 상황들이, 기대했던 이상으로 "제이슨 본"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나오기 때문에, 영화의 끝에 언제 이르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감독과 배우는 벌써 10년 이상 이 시리즈로부터 멀어져 있었지만 영화 속 장면과 스토리의 속도는 오히려 더 젊어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오늘 오후 12시~3시의 짧은 시간 동안에만 휴가 기간 중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기에, 극장에 이르기 전까지 그어떤 작품도 예매를 하지 않고, 가서 가장 마음이 끌리는 영화를 보겠다는 것이 내가 오늘 시도했던 도박이었다. 그 영화는 물론, "부산행"이 될 수도 있었고, "수어사이트 스쿼드"가 될 수도 있었으며, "터널"이나 "도리를 찾아서"일 수도 있었다. 눈 앞에서 "제이슨 본"의 "멧 데이먼"이 나온 포스터만큼, 믿음이 가는 브랜드가 내 눈에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선택한 뒤에 얻은 결론은 언제라도 "제이슨본+멧 데이먼+폴 그린그래스"는 이른바 "진리"다였다.


이른바 영화의 신선도를 체크하는 '로튼 토마토 점수'는 "얼티메이텀"에서 94점으로 최고점을 찍고, 현재 "제이슨본"에서 57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일식은 보통 3~4일 정도 발효를 시킨 생선 회를 손님앞에 내놓는다. 그 이유는 소화에 좋고, 고기의 육질이 가장 부드러워지며, 가장 맛이 좋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적당히 발효가 된 상태로 원조답게 잘 만들어진 음식처럼 구미에 잘 맞았다. 원조 요리집의 재창업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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