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권력과 정치권력의 역학 관계를 일사천리로 보여주다
수년 전의 명절 중에
장인어른과 장모님,
처남과 처남댁, 아내와
함께 거실에 모여서
티브이를 켜놓고
저마다의 삶의 노고를
풀면서 편한 자세로
누워 있을 때
갑자기 아내가
IPTV 에서 유료 영화를
한편 보자는 제안을 했다.
단 둘이 이런 유료 영화를
보는 것은 낭비 같아
본 적이 없었지만
소규모의 그룹 정도가 되니
비용은 큰 무게감은
갖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IPTV를 신청한 지 2년여 만에
처음 해본 일이다.
그리고 보게 된 것이
"더 테러 라이브"이다.
더 화끈한 블록버스터도
있건만 이른바 대세로
불리는 하정우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은 분위기가
저절로 형성되어 있었다.
그다음에 이 영화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그전에 졸린 눈으로
누워 계시던 장인어른이
완전히 깨셔서 끝까지
영화를 시청했다는 데에서
증명이 된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셨고
극우파에 가까운 이분께서
이 좌파의 테러를 미화하는
영화를 불만 하나 없이
끝까지 보셨다는 것은
이 영화의 파급력이
장난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마저도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이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관객들이
각각 속해 있는
정치적인 입장을
무색하게 만들면서도
이러한 정치 지형과
미디어를 통해서 만들어진
환상에 관객들이 그냥
어리석게 끌려만 가도 되는가?
라는 질문에 방점을 찍는다.
이 국민들이자 시청자들인
동시에 피해자들이 되기
일수인 사람들을 갖고 노는
두 힘세고 죄의식 없는
가해자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증거를 인멸하고
실상과는 다른 왜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끝에는
한국 영화 역사상
"지구를 지켜라" 이후에
오랜만에 보는 비슷한 급의
강렬한 결말이 나온다.
이런 소규모 예산을 통해서도
강력한 몰입과 집중력을
이끌어 내는 영화라면
돈이 아깝지 않다.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을
후회할 정도로 이 영화 속의
그래픽은 잘 만들어져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픈 것은
극우주의자인 장인어른이
일언반구 없이 현 정권과
더불어 있는 권위주의적
정치권과 이에 결탁한
미디어 권력에 대해서
강펀치를 날리는 데도
보고만 계셨다는 것이다.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이런 일은 전혀 없었기에
이 영화는 아직까지도
내게 미스테리어스한
느낌을 준다. "마성의
설득력"같은 것을 가진
영화가 아닐지......?
감독 김병우 출연 하정우, 이경영, 전혜진, 이다윗, 김소진
정보 스릴러 | 한국 | 98 분 | 201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