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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21. 2016

<틴틴 VS  마당을 나온 암탉>-진부함 VS 새 감성

새로움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자

틴틴 : 유니콘호의 비밀 (2011)

The Adventures of Tintin: The Secret of the Unicorn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제이미 벨앤디 서키스다니엘 크레이그사이먼 페그닉 프로스트

정보 어드벤처 | 미국, 뉴질랜드, 벨기에 | 107 분 | 2011-12-07

 

당시에 개봉한 영화들 중에 

"리얼 스틸"과 "신들의 전쟁"이

몹시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1주일 여 간의 해외출장을 다녀와 

하루의 달콤한 휴가를 맞아 

선택한 영화는 이런저런 

시간 상의 이유와 호기심, 

AI나 슈퍼 에이트 이후에 

스필버그가 또다시 줄만한 

감동이 있지 않을까라는 

달짝지근한 기대와 

더불어 "틴틴"이었다. 


피터 잭슨까지 참여했으니, 

보증서 2장이 첨부된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3D 화면을 잘 구현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

 

중간 좌석을 차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3D를 볼 수 없으니 

다시 고려해보자는 와이프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서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나는 가족의 평안함과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즐거움이 영화를 통해서 

올 거라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내가 깜빡한 것은 

그 당시 둘 사이에 아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와 함께 보았다면 

얼마나 흥미진진했을까 

싶은 마음은 들었지만, 

실사 이상으로 생생하게 

구현된 질감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애니메이션의 

세계에 일면 감동할 즈음에 

몰려들어 오는 졸음을 

마주하고야 말았다. 


내가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스필버그의 감성이 

자라지 않고 있는 것일까? 


흥미진진함으로 몰아갈 만큼 

인디아나 존스의 스펙터클을 

뛰어넘는 추격씬이 있었다는 

기억 외에 남아 있는 게 없다. 


새로운 것들이 무진장 

쏟아 들어져 오는 시기에 

이제 오히려 중요해지는 것은 

스토리와 디테일한 드라마의 

구현이 아닐까 싶어 졌다. 

결국 아이와 함께 보지 않을 

생각이라면, 어른들만이 

감동하기엔 다소 먼 드라마인 

이 영화를 3D로 보는 것은 

다소 사치스러운 일이라는 

감상문을 쓰게 된다. 


반면에

마당을 나온 암탉 (2011)

Leafie, a Hen Into the Wild 

감독 오성윤

출연 문소리유승호최민식박철민김상현

정보 애니메이션, 드라마, 어드벤처 | 한국 | 93 분 | 2011-07-27


이 영화는 틴틴이 주지 못하는 

다소 어른스러운 감동과 

약간의 눈물을 준다. 

스토리와 드라마, 

약간의 아름다운 감성이 

적절히 혼합된 드라마, 

스토리가 환영받는 시대. 


이제는 물량이나 기술보다는 

보다 원초적인 부분이 

영화를 성공시키는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영화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보았는데, 

여러모로 보다 졸음이 

몰려오는 것이 당연한 

환경이었음에도 주의를 

흩어 뜨리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나라는 필터가 

받아들이는 영화와 

각자의 현실 속에서 

받아들이는 필터의 차이점은 

클 수 있다. 


둘 중에 어떤 영화가 

더 나은 영화다라는 평가를 

할 자격은 실상 없다. 

단지 나와 조금이라도 

닮은 분들이 있다면, 

졸음이 오지 않을 애니메이션은 

"마당을 나온 암탉"일 거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단, 위의 "틴틴"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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