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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l 20. 2015

<터미네이터 5: Genisys>-경로우대

아놀드 슈바제네거의 분투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2015)

Terminator Genisys

감독: 앨런 테일러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제이슨 클락, 에밀리아 클라크, 제이 코트니, J.K. 시몬스

정보: 액션, 어드벤처, SF | 미국 | 125 분 | 2015-07-02


이전에 리부트에 성공했던

4편의 내용은

이 시리즈와는 완전히

별개인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가만히 보면서 계속 안스러웠던 것은

아놀드가 나오는 장면마다

그와 배우들은 뛰지 않고 걷는다는 것

경로우대라도 하듯 슬로우 액션 남발...


그러다보니 긴장감이 없다.

T-1000이 나타나도 뻔하고

터미네이터끼리 서로 격돌해도 심심하며

나노 터미네이터가 나타나도 여유롭다.

긴장감이 사라진 영화가 내게 준 긴장감은

"아, 내가 잘못 온 것인가?"라는 의구심.



어떻게든 증발된 아놀드의 매력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의 화면을

CG로 되살려도 보고, 로봇에서

나올 수 없다는 인간성과

희생 정신도 보여준다.


Genesis라면 현대차의 브랜드가 있고

ICT 업체로서 컨택센터에 솔루션을

납품하는 브랜드 Genesys가 있다.


그러나 영화는 Genisys라는

신조어를 영화에 사용하면서

이 두가지 브랜드로부터의

PPL 가능성을 차단해버린다.


이 단어는 처음을 의미하며,

창세기로도 불리우는데 이 영화에서는

Gene + Sys "처음의 시스템"

이라는 의미로 씌였다는 부연이

검색을 해보면 나온다.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는 내용이지만.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사이버넷이

지구를 덮어버리고, 심판의 날이

이뤄지는 것으로 과거가 미래가

바뀌는 바람에 변경되었다는 설정이 나온다.


1~4편까지의 내용과는 상관없는 새로운

타임라인이 만들어져서 이 색다른 최초를

다시 바꾸고자 하는 내용이다.


왠지 마블 코믹스 세계관도 좀 갖다붙히고,

이전보다는 복잡한 내용이 펼쳐질 듯한

기대가 생기도록 만든 설정이다.


그러나 그게 다였다. 시리즈에서

기대할 수 있었던 많은 시도들이

경로우대와 더불어 치밀하지 못한

편집도 한몫하면서 사라져 버린다.

이 배우들이 모두 잘못 낸 카드였음이 밝혀진다.

올드팬들을 위한 기념품을

파는데 골몰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관객들에게

호응하고, 아시아 팬심도

살피고자 했던 배우 기용은

생각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한 듯했다.


앞으로 이 감독의 영화는

절대 보지 않을 것 같다.

토르 "다크월드"의 감독이었으나

왠지 이 영화는 제작자나

배우의 입김이 사정없이 작용한

그런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설정 상의 타임라인이 뒤죽박죽 되다보니

미래가 과거에 선행하는 상황이

아무 느낌 없는 일상처럼 되어버린다.


이유는 "여러 타임라인이 뒤섞여서

이제는 무슨 짓을 해도 된다"라는데

"왜?". 답은 "모른다 내지는 안알랴줌".


미래가 과거에 선행해서 바뀌는 내용에

대한 설명이 복잡하니 아예 나오질 않는다.

"마블도 그러니까..."라고 말하고 싶은지.


또한 주인공들의 심리의 변화가

모바일게임 캐릭터들마냥 변한다.

인간미가 없는 배역들이 남발되니

기계인 아놀드가 더 인간처럼 된다.


이병헌은 2편의 로버트 패트릭의

T-1000 연기의 모사품에 불과했고

그만의 무언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야심에 찬 신형 터미네이터는 의외의

인물의 모습을 했지만 말이 많아

항상 공격할 틈을 보여준다.

아놀드가 "넌 참 말이 많아"라고

할 정도이니, 대놓고 수다쟁이 설정.


사라 코너의 아역 버전인 에밀리아

클라크는 사춘기 히스테리를 부리고

의심과 운명에 대한 짜증으로 비틀거린다.


아들이 나타나도 일단 의심부터 할 수

밖에 없다는게 이해는 되어도

감정적 반응조차 제대로 안나타나고


카일리스에게 사랑에 빠져야 하는데

그조차 결말을 이미 알고 있어 거부한다.

터미네이터 1과 2를 보기라도 한 듯.


팝스라는 애칭을 단 아놀드는

아빠인 척 해보지만 그냥 맘씨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간다. 사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나름 감동적이기에 이 부분에

영화의 심혈이 들어간 것은 알 수 있다.


카일 리스의 제이 코트니......

로맨틱하지도,  필사적이지도 않다.


그러다 보니 기억은 내가 예전에 보았던

터미네이터 시리즈들로 격렬히 돌아간다.


뭔가 표값을 납득할만한 합리화를

내 두뇌가 격렬하게 시도했던 것이다.


다이하드가 "굿데이 투 다이(하드)"로

시리즈의 공언을 고할 때

브루스 윌리스의 아들로 나왔던

제이 코트니가 여기도 나왔다.


그의 역할은 패전투수란 말인가?

"다이하드-굿 데이 투 다이(하드)"

이걸 쓰고도 왜 그가 여기 나왔는지를

주의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나의 패착같다.

샘월딩턴이 아바타와 타이탄,

터미네이터 4편에서

"반인 반외계인"과
"반인 반신",

"반인 반기계" 세 개의 역할에서

계속적으로 두 가지 상반된 존재를

한몸에 가진 복합체로 나타나는

연기의 계속적인 성공을 보여주었고,


크리스천 베일 역시 배트맨 시리즈로

주가를 높이다 합류한 이 터미네이터

4편은  나름 성공적이었다.


3편으로 완전히 망가져버렸던

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가 부활하는

듯했다. 그래서 난 기대했던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이 안 만들어도 재미는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2009)

Terminator Salvation

감독: 맥지

출연: 크리스천 베일, 샘 워싱턴, 문 블러드굿, 헬레나 본햄 카터, 안톤 옐친

정보: 액션, SF | 미국, 독일, 영국 | 115 분 | 2009-05-21


터미네이터 3는 실상 시리즈물

전체에서 내놓은 자식이라도 된 양

그 어디에서도 다시 언급되지 않고,

흥행도 매우 처참했다.


당시 잘 나가던 모델이었던

크리스타나 로켄의

전라가 나왔다는 내용 말고

기억나는 내용은 거의 없다.


아직 중년이었던 아놀드가

아래로 튀어나온 배를 감추고

옷 위로 나온 가슴 근육을

보여줄 수 있었던 마지막

시리즈였다.


내가 제작자라면 아놀드를

시리즈를  종료시킬 생각이 없다면

다시 고용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카리스마는 증발해 있었다.


하지만 필사적이었다는 기억은 난다.

그 이외의 배역들이 너무 이상했던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터미네이터 3 (2003)

Terminator 3: Rise of the Machines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닉 스타일,클레어 데인즈, 크리스타나 로켄, 데이빗 앤드류스

정보: 액션, 스릴러, SF, 어드벤처 | 미국, 독일, 영국 | 108 분 | 2003-07-25


제작사 또는 제작자, 배급사가

이 시점에 T2의 리마스터링 버전을

개봉한 이유도 어쩌면 5에 없는

아놀드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시리즈물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근육질 아놀드의 신화적인

카리스마를  다시 되살려 보는게

더  돈벌이가 될 거라  

생각한 듯하다.



터미네이터 2 (2015)

Terminator 2 : Judgment Day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린다 해밀턴, 에드워드 펄롱, 로버트 패트릭, 얼 보엔

정보: SF, 액션, 스릴러 | 미국, 프랑스 | 136 분 | 2015-07-16


성공적인 배우 3종 세트라 할 수 있다.

위대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다시 나오지 않을 듯한 세트인

꽃미남 에드워드 펄롱.

여전사의 완전체로 진화한

린다 헤밀턴.

착한 근육질 아놀드는

이 영화를 통해

주지사로  뽑힐 정도의

인기를 얻게 되는데,

스톡홀름 신드롬이랄까......


그가 1편에서 보여주었던

악당으로서의 성공했던

냉혈한 로봇 공식을 버리고

시나리오를 고쳐

착한 편으로  등장했던 것이

성공적인 이화감을 선사했다.


비호감과 두려움이 변해서

호감과 선망으로 바뀐거다.


이 영화는 아놀드를 전설이자

영웅으로 만들었고 그것이

이 시리즈를 끌고 가는

힘이자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는 게 가장 좋았다.

자기 희생의 엔딩과 함께 명예는

지켜졌을 것이다.


터미네이터 (1984)

The Terminator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아놀드 슈워제네거,마이클 빈, 린다 해밀턴, 폴 윈필드, 랜스 헨릭슨

정보: 액션, SF | 미국, 영국 | 108 분 | 1984-12-22


1은 이민자 배우로서 아놀드의

절박감이 묻어 있었다.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도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낸

노고가 있었고, 인물들

모두가 끈질기기 이를데

없었다. 긴장감은 최고.

그러나 오늘의 터미네이터는

그런 것들을 잃어버린 영화였다.


5편인 Genisys에서 반복되는 것은

과거의 성공에 사로잡혀서

어떻게든 그 과거로부터

다시 성공할 수 있는

이유나 근거를

가져오려고 노력하는

노장의 건들거림이다.

또한 감독의 흥청거림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투혼을 불살랐다면

좋았을 터인데,

전설은 걸어다녔고, 여유를 부렸으며,

무섭지도 강하지도 않았고, 온전히

자신을  희생하지도  않은 채,

"다시 인기를 얻고자"했다.


이 정도의 영화지만 그래도

팬심은 적절히 자극했는지,

이식된 피부의 변화로

로봇이 인간처럼 나이를

먹어간다는 내용을

좋은 착상이라 여기며

칭찬하는 리뷰가 나왔다.


아놀드 팬이 아닌데도

영화를 볼 사람들이라면

이런 칭찬에 혹하지 말자.


이것은 어디까지나

분장의 수고를 덜고,

CG 비용을 아끼고자

만든 설정일 수 있다.


아무리 보아도 제작비를

아끼면서  흥행 효과를

올리려는 어설픈 시도가

언뜻 언뜻 드러난다.


그래도 끝까지 보고 나서

쿠키 영상을 아까운 마음에 봤다.

이 쿠키에서 다음 후속편도

연결시키려는 내용이 나와서,

"왜?"라는 말을 할 뻔했다.


그러고 나서 솔직히 든 생각은 이렇다.


시리즈를 이런 식으로

마무리하려면

마지막으로 아놀드와

함께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라고

카피라이트를 바꾸고


쿠키 영상 대신에

아놀드의 팬들을 향한

인사를 보내는 것이

훨씬 흥행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덧붙여 "2편의 리마스터링 버전도

극장에서 봐주세요" 한마디 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해야할 것은

이 연령에도 액션 배우를 지속하는

그에게 존경스러움과 질투를

느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가 그렇게 살아온 "경로"에

대해서는 마땅히 우대를 해야 한다.


이러고나니 표값과 시간이

아깝지 않아지고 조금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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