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시리즈를 종합하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들다
스포일러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갔네요.
안 보신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재미있습니다.
이 시리즈물을 봐온지 벌써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난 건지 이제는
감을 잡을 수 없을 정도다.
22년 가량 지속된 것이 수치이긴
하지만 체감하는 기간은 더 길다.
이번 작품은 이전 작품보다 더
재미있었고, 이전 "로그 네이션"에
대한 극찬을 담은 감상문에서도
쓰여 있었듯이 만족할만한 작품을
남긴 크리스토퍼 맥쿼리가
시리즈물 사상 처음으로 한번 더
감독을 해냈다. 시리즈물의 각 편을
다른 감독을 통해 제작한다는
원칙을 깨게 될 정도로 이 감독은
이 시리즈물에 최적화된 역량을
갖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고전으로 뽑히기도 하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1편으로
톰 크루즈는 제작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제5전선”이라는 낯선 제목으로
매주 방영되기도 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이 외화가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질 무렵, 상품성을 확실하게
포착한 톰이 몇 단계 높은 수준의
극화와 영상, 액션으로 가공된
블록버스터를 성공시킨 것이다.
오우삼의 저주받은 2편은
당대의 영웅본색 등의 누아르 물로
동아시아 일대는 물론 전 세계를
열광시켰기에 줏가가 높아진
그를 선택하여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시리즈물 중에 가장 이질적이다.
대신에 "성룡"을 철저히 벤치마킹하는
듯한 "톰 크루즈"의 색깔이 선명히
드러났고, 과도한 수준의 슬로우모션
무술 액션이 나왔다. 유머 하나 제대로
끼어들지 않았던 작품으로 흥행이
괜찮았음에도 이 작품을 훌륭한
"미션 임파서블"시리즈라 부르지는
않는다. 말 그대로 저주받은 흥행작이다.
JJ 에이브럼스의 3편에서는
엄청난 주력을 선보이며
악역으로서 압도적인 연기를
보인 "토끼발"을 찾고자 하는
필립 시모어 호프만의 연기력과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이 작품에서
사선을 넘나드는 IMF의 일원으로서의
이단은 미셀 모나한이 연기한 줄리아와
결혼을 하고 아내를 인질로 한 위협을
받게 되었으나 이를 벗어난다.
브래드 버드의 4편 "고스트 프로토콜"
이라는 부제를 달았던 이 작품에서
이단은 아내의 신변 보호를 위해서
서로 떨어져 사는 애틋함을 보이고,
시리즈물 사상 최고층의 빌딩 스턴트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잠깐 숨을
고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흥행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열광은 낳지 못했던 듯하다.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5편 "로그 네이션"
은 잠깐 숨을 고른 듯한 전편을 압도하는
작품성을 가지고 나타났다. 전혀 다른
느낌이지만 여전히 성룡식의 스턴트를
계속 소화하고 있는 톰 크루즈의 노고가
돋보였고, 일사 파우스트 역의 레베카
페르구손의 미스테리어스 한 매력과
사이먼 페그의 코믹함, 알렉 볼드윈의
탐욕스럽지만 중후한 카리스마 등이
잘 어우러지면서 시리즈물의
업그레이드를 해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폴 아웃"은 전편에 이어서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이를 훨씬 뛰어넘는
스케일과 보다 다채로운 액션,
3편, 4편에서 단절되어 버렸던
이단의 아내와 이단의 새로운
애인으로 나오는 일사가 화목하게
만나는 대안 가족 느낌의 분위기가
추가된 상황에서 IMF와 CIA의 반목,
이단과 무려 슈퍼맨 주연 배우인
헨리 카빌이 조연으로서 어거스트 워커
역의 악역을 파워플하게 소화하며
극의 긴박함과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었다.
과연 이 감독에 대해서 내가 건 기대는
그동안 예상과 달리 수없이 어그러졌던
잭 스나이더와 김지운, 조스 웨던 같은
감독에게 가졌던 기대감과는 다르게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충족이 되었다.
더구나 이 영화의 시리즈물 1~4에서
단절되었던 스토리 라인을 다시 회복해서
시리즈물 전체의 통합감을 다시 강화시켜
미션 임파서블의 전 시리즈물을
빠짐없이 보고 있는 관객의 관여도를
강화시킨 것은 굉장히 영리한 시도였다.
아마도 이 감독은 이 시리즈물의 통합감을
연장하면서 다시 한번 톰과 더불어 차후
시리즈 물도 찍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헬기 액션으로 1편과 다시 연결되고,
꾸준히 나오는 바이크 액션과 더불어
워커와의 몸싸움에서는 2편과 연결되며,
고층 빌딩을 타고 다니며 3-4편과,
5편의 감독이 다시 6편을 찍으면서
연결성을 증대했다.
일사 파우스트 역의 놀라운 매력은
여기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고,
육체적 노고를 한번 더 최대화하면서
건물을 뛰어넘어 다니는 톰의
활약은 56세의 남자도 관리만
철저하다면 과연 저렇게 활력이
넘칠 수 있구나라는 선망과 더불은
안도감 비슷한 감정도 남겼다.
이 작품은 전작에 비해서 많이
진지해진 통에 사이먼 페그의 코믹함은
아주 잔잔하게 스며들듯이 지나가
버렸다. 시리즈물의 전통답게
변장과 위장 세트로 적을 속이고,
타서 없어지는 장치로 임무를 받고,
고공에서 두려움 없이 뛰어내리고,
절벽을 올라가는 씬은 더 엄청나다.
그리고 이 영화에 악역으로
헨리 카빌을 초대한 것은
상징적인 면을 갖고 있다.
워너 브로스가 신격화하고
절대적인 강함을 부여한
슈퍼맨 캐릭터를 인간인
이단이 제압하고 이긴 것은
초인적인 등급으로
주연의 위상을 올려 놓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부터 그의 능력은 탈인간급이긴 하고
영화 속에서 이단과 워커는 중국계
악당 고수에게 같이 두드려 맞기도
하면서 이같은 상징화가 거론될
여지를 남겨 놓지 않았다.
그럼에도 슈퍼맨 배우가 이단에게
죽은 영화 외적인 상황이 벌어진 거다.
톰이 믿었었던 종교인 사이언톨로지가
인간의 초인화를 추구하는 종교이므로
이 같은 배역 선택은 혹 그가 만들고자
하는 종교적 신념에 근거한 초인화의
상징적인 비유가 아닐까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물론, 근거는 전혀 없다.
그렇다면 헨리 카빌은 왜 슈퍼맨이란
절대 강자의 주역 지위에서 내려와
미션 임파서블의 악역을 자청했던
것일까? 아마도 그는 그의 이미지가
슈퍼맨으로 한정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더더군다나
워너 브로스는 그를 전속 계약
등의 형식으로 높은 개런티를 주면서
계약해 두지도 않았다.
저스티스 리그를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진 수염 게이트는 감독이나 관객,
배우, 극화 등의 영화적 디테일에 대한
중요성보다 단기적 수익 그 자체에
너무 사로잡힌 워너 브로스가 스스로
자청한 실패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랜 시간을 겨냥한 큰 그림이 있었다면
워너 브로스는 그같이 비중이 큰
디씨 코믹스 영화의 주연 배우를
영화 시장에 자유롭게 풀어두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이다.
이러한 내용을 떠나서 헨리는
주어진 배역에 충실한 연기를
제대로 해냈다. 비열한 악역으로서
이단과 그의 팀을 배신하고 IMF
국장을 살해했으며, 자신이 속한
CIA 조차도 속인 인물로 나오면서
약간 아랍풍의 외모를 지닌 것처럼
나오고 있는데 이전 작품인
"맨 인 스틸"이나 "배댓슈", "저스티스
리그"에서 슈퍼맨이었던 이미지가
거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건 그가 배역에 100%
자신을 최적화하는 높은 수준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임을 증명한다.
물론 수염의 효과도 컸다!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의 화끈함과
아기자기함을 가진 수준 높은
액션 영화였고, 계속 이 감독이
더 많은 시리즈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헨리 카빌은 저조한 흥행의
저스티스 리그보다는 이러한 액션
영화에서 주연 배우급이 되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훌륭한 스님이 무너져
가는 절간에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역시나 워너 브로스에 디씨 영화에 대한 확고하게 큰 그림이 없으니 배우도 소모품으로만 쓰인다. http://naver.me/xgYeH69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