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를 위해 싸우는 일보다도 위대하고 중요한 육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먼저 작품을 보아주세요.
"Incredibles 1" 이 개봉했을
당시의 인기는 엄청났다.
이 작품이 가진 특별함은
여러 가지지만, 기존의
히어로물의 공식을 벗어나고
아동물마저도 벗어나, 좀 더
자기 성찰적인 면을 가미한
히어로물이었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성공적인 가족영화가 되었다.
바로 속편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다시 만들어질
때까지 어언 15년이 흘렀다.
2004년에는 사회생활 5년 차이고
지금은 19년 차가 된 것이 나인데
이 작품이 아직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점이 "대단하다".
통상 "실사 성인 영화", 즉,
"블레이드 러너" 속편 정도나
애니메이션이라도 진지한 작품에
마스터피스라는 명칭을 붙여서
열정적인 감상문을 나 같은 중년이
남긴다면 크게 이상하게 보일 이유는
없겠지만, 가족용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이건 "마스터피스"라고
부르고 싶어 진다면, 이건 정말
세대를 넘어서도 취향 불문하고
잘 만들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편에 이어서 2편에서도
히어로 금지법안은 그대로였다.
"와치맨"이 남겼던 히어로에 대한
현실적인 깊은 성찰은
마블의 어벤저스 시리즈와
디씨의 저스티스 시리즈에도
다뤄지면서 이제는 어렵지 않은
주제가 되어 인크레더블스 2의
평범한 배경으로 느껴진다.
이 배경에서 하나 더 도드라지게
추가된 것은 "엘라스틱 걸"이
히어로 활동 허용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전면에 나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타 히어로와 비교해서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의 문제 해결 확률이 더 높았다는
객관적인 근거가 나타났다는 데이터가
나오게 된다. 대신 집에서 "육아"를
책임지는 것을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동의한 뒤에 육아 문제에 휩싸여
고전하게 되는 내용이 히로인으로서의
“엘라스틱 걸”의 활동과 같은 비중으로
나온다.
영웅적인 활동의 무대가
육아의 장이 되면서도 쏠쏠히 나오는
액션씬의 몰입도도 떨어지지 않는
"역전된 중요도, 이야기의 변형,
몰입도 높은 액션씬" 어느 하나
모자라지 않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제 육아를 도운 지 5년 차가 된 입장인
나 같은 늦깎이 아빠라면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영웅적인 행위인지를 깨달아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
더 와 닿았을 것이다.
"엘라스틱 우먼"은 가진 모든 화려한
능력을 보여주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대중으로부터 추앙받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그 뒷면에서 하나하나
다루기 쉽지 않은 아이 셋을 키우는
"인크레더블 맨"이 보여주는
악전고투는 절대 만만하지 않다.
간추리자면, 종잡을 수 없는
"적 아닌 적과 상대해야 하고
힘만으로도 상대할 수 없고,
애정만으로도 다룰 수 없는,
육아"는 명확히 드러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하는 히어로의 화려한
활동 못지않게 더더욱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가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내용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상향된 여권신장에
따라 보다 주도적인 활동을
하는 "엘라스틱 걸"의 모습은
눈부실 정도다. 그러나 후반부에
이르러서 악당을 쫓아가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막내 아기 잭잭의
육아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는
그의 대사는 이 영화의 주제가
"육아"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인상을 뚜렸이 남긴다.
어찌 보면 "디즈니" 영화답게.
기타 영화 속의 반전과
아기자기한 스토리, 우수한
그래픽과 빅밴드의 화려한
복고풍 영화 음악 등의 하나
하나 따져볼수록 매력적인
요소는 더더욱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보게 만들었다.
보는데 들어간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이 작품은 흥행도
매우 준수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인랑"을 피해서
먼저 개봉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인랑"보다 3배 많은 관객(3백만)을
동원하여 "마녀"와 유사한 수준의
흥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