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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pr 14. 2019

<샤잠, SHAZHAM>-막간의 여흥

이 시대에 맞는 히어로물로는 많이 모자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신 분조차 읽으시길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들 너무들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상황에서

AI 수준의 업무를 하기 위한

정보 수집 및 분석, 정리, 보고, 요약을

해야 하는 적지 않은 성인 직장인에게

이 영화는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다.

“킬링 타임용”조차 되지 못하고,

휴식보다는 왠지 모를 피로감이 느껴졌다.


왜냐하면, 반전 수준의 물량이 집중된

후반부의 내용에 가닿기 전까지

멍하니, 이 텅 비고 재미없는 동시에

밀도 있는 사유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올드하고, 현재의 히어로물 경쟁상황과

전혀 동떨어져 먼 과거를 회상하는

수준의 극화를 보자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에게도 시간 낭비 이상의 장점을

발견하기가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비추 이유는 하기와 같다.


1. 고 연령층 : 디씨 코믹스의 콘텐츠를

활용한 영화라기 보단 워너 브로스의

이름이 강조되고, 뉴라인 시네마란

제작사 이름이 강조되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려 노력한 바가 나타났고,

시대를 뒤로 돌려보려는 시도를 봤다.


왕년의 성공작이었던 “록키”부터

실베스터 스탤론의 외모를 약간 닮은

주인공의 아역 모습과 샤잠으로 변신한

이후의 성인 배우 모습에 담고,

“록키”가 “아폴로”와의 대전을 위해

뛰어다니며 연습했던 계단이 나온다.

영화 역사상 유명한 자리인데, 그저 아쉽게 소비되고 말았다.

순식간에 15세의 아이에서 2-30대의

어른으로 변해버리는 장면이 “톰 행크스”의

출세작인 “빅”의 오마주처럼 변화해서

쇼핑몰에서 싸우는 장면 중에 대형 피아노

건반을 밟으며 싸우는 장면이 나타난다.

히트작과 연결하면서 40대 이상의 관객에게 선사하는 장면을 넣었지만 왜?

후반부의 공중에서의 싸움 장면은

도시의 고층 건물 사이의 야경에서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과 네오가

싸우는 장면을 떠올리도록 구성되었다.

몇개의 성공작의 유명씬을 포개기는 했다. 그 효과는 미지수. 아이를 위한 건지, 아이를 데리고온 학부모를 위한 건지, 양쪽다 아닌지...


그런데, 음악으로 복고를 시도하는

것까지는 그럭저럭 이해를 하겠지만

그 영화들을 재미있게 보았던 나조차

흥미롭다라거나 즐겁다란 느낌이

오지 않았다. 그저 “왜?” 지금 이 영화가

이런 신을 내밀어야 할까라는 의구심만

생겨났다.


그런 히트작을 만들었던 과거의 영광을

다시 과시하고 싶은 건가?

“마블”시리즈보다 더 오랫동안 히어로물을

포함한 지배적인 흥행 성적을 가진

영화사였음을 다시 떠올려주려 한 걸까?


2. 20~30대 : 그렇다면, 이 연령대의

관객에게는 어필했을만한 점이 있었을까?

솔직히 잘 떠오르지 않았다. 샤잠에서

악당인 “교수”의 필모는 아버지와

형에게 자존감을 유린당한 기억 때문에

힘과 인정을 갈구하게 되고,


샤잠의 “순수한 선인이 받을 힘”보단

7가지의 인간의 악덕을 가진 괴물의

힘을 선택하게 된 갈등 구조로 나오지만

극단적인 복수 씬과 잔인한 살육, 특히

망설임 없이 아버지와 형을 괴물에게

살육의 대상으로 던지는 모습은

악행에 대한 거부감 그 이상의

느낌은 던지지 못한다.

오직 그만이 제대로 된 악역을 연기해냈다. 영화의 모든 배우가 다 교체되어도 그는 남아야할 듯

주인공인 “빌리”가 놀이 공원에서

어머니로부터 잔인하게 버림을

받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는 장면과

이후에 위탁 가정 안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긍정하게 되는 내용도

이제 육아를 시작한 이 연배의

관객에게 그다지 긍정적인 느낌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3. 10~20대 : 이 연배의 관객이 어쩌면

가장 중심이 되는 대상 연령층이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연령층에

어필할 수준의 속도감 있는 그래픽이나

나름 밀도 있는 스토리와 새로운 영화적

기술이 나타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베놈” 이상의 고어물에 가까운 느낌의

“머리를 베어 먹는 씬”이나 혀를

날름 거리는 징그러운 괴물의 모습이

특별한 효과도 없을 것처럼 넘실댄다.


또한 우리나라 관객에게는 “위탁 가정”이란

미국식 시스템이 잘 체감되지 않는데,

이 가정 내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름 화목해 보이고, 서로들 지지하면서

챙겨주는 내용이 나중에야 나타나면서

이 가정에 결국에는 동화하게 되는

주인공 “빌리”에게 심정적인 동의를

갖게 되기가 힘들어 보였다.


슈퍼히어로가 된 친구가 생겼으니

이를 SNS에 올려서 막대한 반응을

얻게 되고, 이를 통해 위탁 가정의

아이로서 겪는 설움을 떨쳐보려는

모습이라든가, 동냥이라도 하듯이

슈퍼 히어로서 갖게 된 능력을

사람들 앞에서 재주처럼 보이면서

돈을 버는 장면,

불우한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없다. 깨달음을 얻는 과정도 제대로 안 나오고. 거의 안티 히어로급


슈퍼 히어로서의 능력을 연습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아무 생각 없이

벌이는 시설물 파괴 장면들과

히어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모습 등이

이 모두가 “샤잠”이란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선망 같은 감정을

가질 대부분의 유인을 성공적으로

사라지게 만들었을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토요일 밤늦게 찾아간

피카디리 극장의 상영관에는

거의 모든 연령대의 누구도

와 있지 않았다. “저스티스 리그”보다

참담해 보였다.


같은 시간 대의 “캡틴 마블” 상영관이

발 디딜 틈 없었던 것과는 많이 달라

보였다. 아마도 “어벤저스-앤드 게임”과

붙어서 성과를 낼 자신이 없는 가운데,

버리는 패로 이 영화를 만들면서


물적, 인적 자원을 최소화하고

그 수준도 많이 떨어뜨렸기 때문

아닐까 싶었다. 이 캐릭터가

“저스티스 리그”에 합류하게 된다면,

아마도 흥행 성적이 저조해지는데

한몫을 더 할 것 같다.


이 올드함과 이 엉성함은 “데드풀”의

의도된 난장판과 “스파이더맨” 최근판의

“홈커밍”의 유아스러운 사춘기적인

스토리를 떠올리게 만들기는 하는데,

그 두 가지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피곤하다. “바이스”를 못 본 것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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