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부조리한 폭력과 권력의 지도를 언급하다
스포일러가 붙어 있습니다.
이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고르고 있다.
매년 기대감은 점점 더 엷어진다.
어디 가서나 볼 수 있는 영화인데
기내 영화가 특별했던 시절은
저 멀리에 있고, 고른 영화가
운이라도 좋아 재미있을 확률도
떨어진다. 차라리 한숨의 잠이
한 편의 영화보다 소중해진
내 몸의 변화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
“호신술의 모든 것”은 크게
재미있었던 지난날의 무술 영화의
클리셰들을 끌고 들어와서
약간은 지루하고 밋밋하지만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부조리한 반전으로 균형을
맞추는 결론을 내린다.
이 크게 재미있지도 않은
액션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영화가 계속 시선을 끌고 간
이유였다.
“가라데 키드”같은 영화가
지난날에 가져왔던 연약한 소년이나
청년이 무술을 배움으로써
강력해지고 성숙하며, 성장하는
패턴을 강력한 조롱과 함께 비튼다.
그렇다고 코미디 영화도 아니다.
결국 도장에 들어올 돈,
수련생들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권력,
여성에 대한 편견에 가득 찬 차별,
“남성적인 힘”에 대한 맹목적 신화가
“호신술 산업의 기술”과도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이 영화다.
그러다 보니 여러모로 불편하기도 하다.
기존에 관객의 머릿속에 자리하던
“무술”에 대한 신화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서다.
지금껏 보지 않았던 종류의
영화를 찾고 있다면,
뻔한 무술 영화에 진절머리가 난다면,
주의 환기용으로 추천한다.
다시 한번 알리지만
이 영화는 액션 영화도 코미디 영화도 아니다.
사회성과 정치색을 깔고 있는 부조리극이다.
표지는 아무것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