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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22. 2015

<클라우드 아틀라스>-시공과 장벽 초월

모든 편견의 장벽과 시공을 초월하여 인류를 이해하다.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3)

Cloud Atlas

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출연: 톰 행크스, 할리 베리, 짐 브로드벤트, 휴고 위빙, 짐 스터게스

정보: SF, 액션 | 미국 | 172 분 | 2013-01-09


워쇼스키 남매가 형제였었을 때

매트릭스라는 영화를 만들어

세계인을 열광시켰을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마치  되풀이되는 추억처럼

지나가다가 스치는 매트릭스

시리즈의 케이블 재방영은

아직도 내 눈길을 잡아 끌고

그 가슴 벅찬 감동을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조건반사적인 대상이기도 하다.


매트릭스 3부작을 만든 이후부터는

그들이 왜 천재적이다라고

계속 불리며 흥행의 성공 유무와도

어찌 보면 무관하게

영화를 만들 자리를

항상 잡을 수 있는지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형제 중 한 사람은

성전환 수술까지

마쳤으니 기괴할 수도 있다.

지금은 물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지만.


매트릭스 이전에 그들이 만들었던

영화나 각본은 사실 그들의 천재성을

내보이기에는 약해 보인 어쌔씬과

바운드였고,


매트릭스 이후에 참여하거나

직접 만든  브이 포 벤데타라든가

비가 나온 스피드 레이서,

영화 닌자 어쌔씬에서

그들은 사실 매트릭스와 같은

큰 공명을 울리지는 못해왔다.


쫙 아래로 나열하면 대충 몇 가지

영화 속에 있는 내용들이

특징 있게 떠오른다.


어쌔신 (1995)

비교적 상큼한 시절의 세 배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Assassins

감독: 리처드 도너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안토니오 반데라스, 줄리안 무어, 아나톨리 다비도프, 뮤즈 왓슨

정보: 범죄, 액션, 스릴러 | 프랑스, 미국 | 132 분 | 1995-11-25


바운드 (1997)

지나 거손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강해졌었다

Bound

감독: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제니퍼 틸리, 지나 거손, 조 판톨리아노, 존 P. 라이언, 크리스토퍼 멜로니

정보: 범죄, 스릴러 | 미국 | 107 분 | 1997-04-19


매트릭스 3 - 레볼루션 (2003)

The Matrix Revolutions

감독: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쉬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제이다 핀켓 스미스

정보: 액션, SF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28 분 | 2003-11-05


브이 포 벤데타 (2006)

V for Vendetta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매트릭스의 팀이 이 영화에 참여했고,

생각해보니 워쇼스키 남매는 제작이었다.)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스티븐 레아, 스티븐 프라이, 존 허트

정보: 액션, SF | 미국, 영국, 독일 | 132 분 | 2006-03-16


스피드 레이서 (2008)

Speed Racer

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출연: 에밀 허쉬, 크리스티나 리치, 존 굿맨, 수잔 서랜든, 매튜 폭스

정보: 액션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 2008-05-08


닌자 어쌔신 (2009)

이 영화만큼은 비의 커리어 중에 최고의 내용으로 지속될 것 같다.

Ninja Assassin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출연: , 나오미 해리스, 벤 마일즈, 코스기 쇼, 릭 윤

정보: 액션, 범죄, 스릴러 | 미국, 독일 | 98 분 | 2009-11-26


여성 동성애를 다룬

스릴러물인 감독 작품 바운드에서는

지나 거손을 보이쉬한 여배우로,

폴 버호벤 감독이 쇼걸에서 만들어준

이미지를 나름 잘 활용하여 사용하였고,


각본에만 참여한 어쌔씬에서는

고전적 킬러와 경박한 킬러의

갈등과 대결을 나름 긴장감 있게

끌고 가서 무난하게 마무리를

짓긴 하였지만


일단 이 두 영화만

보고서는 워쇼스키 형제가

어떤 천재성을 보여주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웠다.


답습하고 차용하는 듯한 모습에만

머물렀던 것 같다.


다만, 약간 반골기질을 옹호하는

느낌을 잠시 받은 정도였을까.


그리고서 마치 후천개벽이라도

하듯이 그 당시의 수준에서는

정말로 차원이 다른 영상 기술과

아이디어,  공각 기동대의

넷 지구의 개념을 활용하여

그 이상의 세계관을 창출해서

보여준 매트릭스 1,2,3에서는

천재는 이렇다라는

한 수를 꽤 오랫동안 보여주었다.


매트릭스에서 잘 드러난 것은

이 두 워쇼스키씨들의 인간관이나

세계관은 인종적 편견이나 차별,

시공에 대한 향수나 고착화가 없는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잘 구축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거였다.


물론 3편에 이르러서는

그 신선함이 많이 퇴색되긴 했었지만.


이 영화의 압도적인 독창성은

꽤 오랫동안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백인 배우들이면서도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는

마치 아시아 인종과 같은

검은색조의 이미지를

잘 사용했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속에서 아마도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나온

가상의 미래 도시 네오 서울에 대한

착상도 나타나고, 아시아계 배우들도

전반적으로 잘 활용해서


결국에는 배두나나

릭윤, 비, 박준형을 고용해서

일면 친한국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아시아 색채의 배우들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겨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배우들이 여러 배역을 분장해서 진행하는 구조라 처음 볼 경우 식별이 어려울 정도다 상기 그래픽은 이해를 확실히 돕는다

그러나 그렇게 성공한 뒤에

휴고 위빙을 재활용하고

각본만 참여했던 브이 포 벤데타에서

매트릭스와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나오는 혁명/반군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능통한 기술을 재활용한 정도에 그쳐버렸고,

물론 이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고 피가 끓는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일본 만화 원작을 사용한

(우리나라에서는 달려라 승리호였던)

스피드 레이서에서는

화려한 CG 이미지를 과도할 정도로

남용하면서 너무 달짝지근한 사탕을

관객에게 물려버린 듯이

금방 질려버리는 효과만 남기고

흥행 전선에서 참패하고 사라졌었다.


그리고 2년 뒤에 스피드 레이서의

비의 근육을 150% 활용하면서

동시에  저예산의 R등급 영화로

피 튀기는 B급 영화를 만들어

투자 대비 손익분기점 상향 통과라는

작은 성공을 거두며 흥행감독으로서의

자존심의 일부를 회복한다.

모든 배우가 다 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니었다

아마도 여기까지의 궤적을 보았을 때

과연 워쇼스키 남매가 A급의 감독인지

먹고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영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인지에 대해서

분간이 가지 않는 상태가 되었던 것 같다.


이제 이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실상 이들이 A 클래스의 감독으로

다시  발돋움하기 위한 야심만만한

작품이었다.


이 영화를 3시간 정도 보면서

이들이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어떤 방법으로든 다 풀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영화는 밀도 높은 씬들로

점철이 되어 있었다.

배역들의 믹스가 원작소설의 경지를 어느정도 따라갔던 듯하다

수많은 다층적인 스토리와

배우들의 다양한 분장과 결합된

교차 연기와, 철학과 평등과 자유라는

고전적인 주제와, 환생.

영겁 회귀로 불리는

동양 철학적 사고에까지 가닿은.


매우 수다스럽고도 정신없고,

스릴러와 코미디, 액션, SF,

음악 영화물, 고전물, 역사물,

에로물이 뜨겁게 뒤엉키는

전대미문의 모자이크적인 영화가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바로 이 영화이다.


한국 관객들을 위해 쾌척한

서비스랄 수도 있는 미래 시대

네오 서울의 모습과

배두나의 영어가 전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 끝까지 진지한 연기

(그녀는 심지어 멕시코 말까지

수다스럽게 해냈다)는,

이 사람이 배두나이고 멕시코 말까지 수다스럽게 해내기에 누군지 알아 맞추기 정말 어려웠다

이 엄청난 영화적 향연에서

하나의 조각을 잘 구성해낸

부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 행크스와 휴 그랜트, 할 베리 등의

톱 클래스의 배우들과 공연하면서

한국 여배우로서 (미국에 유학 가서

영어 교육을 충실히 받은 사람은

아닌듯하면서도) 이만큼 밀리지 않고

할리우드 영화 안에서 존재감을

잘 드러낸 여배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영화는 계속해서 시대와 지리적 공간,

인종적, 성적,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간,

공권력과 비 공권력의 투쟁으로

빗어지는 편견과 차별을

벗어 던지자라고 끊임없이 설득하고

사례를 제시하고 그러한 편견과 차별이

자연스러웠을 사람들을

계속 불편하게 만든다.


배우 하나하나가 각각 다르게 설정된

시대/공간에서 약간씩 다른 역할을 맡아서,

다른 인종으로 분장하고,

다른 성으로 분장하며,

위대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음악을 만든 동성애자 작곡가의

비극을 승화시키는 모습들을 연출한다.


아마 이런 작품은

이 이전에 없었을 것이며

개봉 시점에는

전대미문이었다고 할만했다.


관건은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과

복잡하게 뒤얽힌 수다를 싫어하거나

자신의 편견에 손상이 오는 것을

두려워할 관객 층들이

이 영화의 흥행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반대로 이 복잡한 향연에서

자기의 시선의 중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영화를 쫓아간 관객들은

굉장한 희열을 맛볼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쇼스키 남매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흥행 성적표를 들었을 때

과연 매트릭스를 만들었을 때만큼의

자부심을 느끼게 될 수 있을까?

전 세계 흥행 소식이 궁금했었다.


서양과 동양, 흑인과 백인, 황인종이

병렬로 혼합되어 있는 이 영화는,

흥행에서 참패한 기록이 남아 버렸지만,

그 실험정신에서만큼은 박수를 받았다.  


흥행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했었지만,

아직 그 시기는 다양한 편견의 장벽이

모바일 문명에 의해서 깨지기에는 조금

이른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편견이 깨질수록, 우리의 삶은 더

안전해지고 더 풍요로와질 수 있다라는

문장이 조금의 사실이라도 갖고 있다면,

이 영화는 그런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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