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 Mar 28. 2021

<그라운드 업>-사회적 가치를 담은 커피의 맛

존경스러운 방향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만든 기업가의 이야기

스타벅스 코리아와 내가 파는 재생 원사 제품

Regen Cotna와 Regen을 적용해서 만든

Foldable Cross Bag을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겨울 시즌의 Reward Gift 곧, 고객 사은품으로

판매하는데 대한 공동 홍보를 작년 4분기에

진행했다.

이미지 출처: https://tomonro.tistory.com/entry/%EC%8A%A4%ED%83%80%EB%B2%85%EC%8A%A4-2020-%ED%81%AC%EB%A6%

스타벅스 코리아가 처음에 원한 것은 내가 속한

회사에서 생산하는 재생 폴리에스터가

정확하게 사용된 원단이 납품되었고,

해당하는 원사를 만드는데 어느 만큼 의

소비자가 사용한 이후에 버려진 폐페트병이

사용되었는가의 정보였다.

출처: https://niahamm.tistory.com/entry/%EC%8A%A4%ED%83%80%EB%B2%85%EC%8A%A4-2021-%ED%94%84%EB%A6%AC%E



그들이 채택한 원단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사를 만드는 “내가 다니는 회사”를 갑을병정

중에 “정”정도의 위치로 “스타벅스”가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건너서 들었었다.

그래서 굳이 그들은 나를 만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채택하도록 만든 주체도 아니었고,

나름 제품 공급망이 긴 탓에 여러 업체가

스타벅스와 우리 회사 사이에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이 같은 기회가 왔으니 무조건

이 대형 갑사의 담당자를 만나서 공동 홍보의

기회를 잡아오라고 닦달을 했고, 그 과정에서

만날 의향이 없다는 이야기를 주로 듣다 보니

계속 능력 없는 마케팅 담당자 취급을 한

2개월여 받았다. 나름 섬유마케팅의 베테랑

행세를 한지 어언 십수 년 가까이 되고,

다니는 회사가 섬유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음에도 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힘든 과제였지만, 그런 상황 따위 이해할

여유 같은 것은 내가 속한 회사엔 없었다.


그것이 스타벅스가 내 회사를 모르는 것에

대한 억울함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섬유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하는데야 내가 다니는 회사의

기업과 제품 브랜드의 가치가 어느정도 있지만

스타벅스가  채택한 것은 섬유 제품이라기

보다는 리워드, 보상, 기프트. 곧 많이

음료를 마신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선사하는

사은품 개념이었기 때문에, 굳이 그 제품에

사용된 실의 생산자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3컵의 프리미엄 음료를 포함한 총 17컵의

음료에 대한 프리퀀시 스티커를 스타벅스 앱에

모두 붙여야만 받을 수 있는 보상이므로

그곳에는 마신 음료의 가치보다 높은

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제품에 사용한

재생 폴리에스터를 만든 회사의 가치가

그들의 팬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보다는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교감하고 호응하는 파장이 있어야만 했다.


생각해보니, 내게는, 또 내가 다니는 이

회사에는 그 같은 파장이 왠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라운드 업"을 읽기 전에는 그런 가치와

파장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그저

큰 업체, 어마어마한 "갑"사라는 이미지

밖에는 없었다.  

출처: https://ridibooks.com/books/3112000014


그렇게나 으리으리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유명세나 돈의 가치 그

자체만으로 훌륭함을 추구하는 회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그 훌륭함에 대한

가치에 호응하는 내가 다니는 회사의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아래와 같이 압축이 되었다.


1. 60여 년 가까이 이어지는 역사

2. 글로벌 섬유 시장에서 가장 큰

섬유 업체 중에 하나

- 스판덱스는 세계 최대 업체

- 나일론과 폴리에스터는 국내 최대 업체

3. 재생 제품으로 글로벌 재생 인증을

최초 받은 업체 중에 하나

4.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섬유 업체

5. 친환경 재생 산업에서 요청하는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을 갖추었음


그러나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거의 대부분의

큰 규모와 역사를 가진 중대형의 전통 산업

업체와 크게 다를 바 없이 "브랜드 마케팅"에

대해서 "브랜드"명을 만들고 "로고"를 만들어

완제품에 "행택"을 붙이는 수준 이상의

마케팅 역량이나 이해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회사 자체나 팔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

제품의 가치를 어떻게 세우고, 이를 소비자를

포함한 고객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얼마큼

중요한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따라서 "브랜드"의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소비자와 고객사, 협력사, 납품 업체,

내부 직원을 포함한 다수에게 납득시키고

있는 "스타벅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스타벅스 코리아"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의

소재를 썼다는 이유로 같이 공동 마케팅하는

것에 거리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타벅스”와 같이 먼저 공동 마케팅했던 업체는

다이어리로 유명한 "몰스킨"과 럭셔리

패션 브랜드로 유명한 "조르지오 알마니"였는데

우리 회사는 나름대로는 유명한 업체였음에도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

호응하기에는 다음의 것이 모자랐다.


1. 회사 브랜드 및 제품 브랜드의 일관된 정체성

2.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이미지

3. 글로벌 업체로서의 인지도

4. 브랜드 마케팅의 역량과 역사

5.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 제품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Nike나 Adidas, Under Armor,

Osprey, TNF 등의 기업은 우리 회사가

가진 차별화된 섬유 제품에 대해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흔쾌히 동의했다.


특히나 코로나를 전후한 이 글로벌 섬유

시장은 "탄소 배출 0"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반 섬유보다 재생 섬유를 더 선호하고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위해

대량의 섬유 제품을 재생 원사로 대체하고

있었다. 한 번이라도 그린가스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2030년을 목표로 패션 시장의 30%

이상의 물량을 좌지우지하는 이 브랜드

업체들이 모두 재생 소재 대체 전환 목표를

100% 가까이 잡고 있다. 코로나의 중심에서도

이 제품 군에 대해서만큼은 성장이 이뤄졌다.


그리고 그 대체 전환의 과정에서 내가

다니는 회사는 중심 원사 업체 중에 하나로서

여러 언론과 온라인 기사에서 언급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에는

"스타벅스 코리아"로 하여금,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이 회사 재생 제품의

브랜드인 "Regen"을 표기한 자체

행택을 만들어 붙이게끔 만들었다.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도 공동 홍보를

망설였지만, 결국에는 같이 제품을

홍보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로

팀 내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파트의

직원들과 함께 "스타벅스"를 방문했다.

그리고 공동 홍보는 원활하게 이뤄졌다.


공동 홍보 기사문

https://www.google.com/amp/s/m.mk.co.kr/news/business/view-amp/2020/12/1250192/


그 과정에서 이 두꺼운 "그라운드 업"이

이러한 공동 홍보를 위한 협상이 핑퐁

게임을 벌이는 순간에 내 눈앞에 떠올랐던

것이다. 그 순간 바로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Customer Focus", 예전에 다녔던

미국계 글로벌 기업모기업과

자매 기업 모두가 갖고 있었던 경영원칙 중에

하나였던 항목이 떠올랐다. 그것은 비록

친환경 시대에 역행하는 과오를 저질렀던

회사의 것이기는 하나 성공 원칙으로

간주될만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고객의 니즈를 읽고, 그 니즈를

충족하면 비즈니스를 잘해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정작

많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속속들이 고객을

이해할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한다.


고객이 궁극적으로 돈을 벌어주는 것임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고객의 생각에

최대한 포커스를 가져간다는 의미는

고객에게 굴종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지향하는 경제적이고도

비 경제적인 가치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기업 성공의 불변 원칙 중 하나란 이야기지만

이 상식적인 이야기를 실천하는 회사는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줄어든다.


아니, 우리라기보다는 내가 그렇게 실천하지

못해왔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를 잘 알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를 찾아야 하는가?

그건 그 회사의 가치를 수립한 창업주나

경영자의 글을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싶었다. 물론, "스타벅스"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동기가

부여되었고, 한 달가량 출퇴근 시간과

주말의 자투리 시간을 부어서 열심히

읽었다.


"하워드 슐츠"가 쓴 이 책은 "스타벅스"의

브랜드 및 기업 가치를 일으켜 세운 자신을

솔직하고도 담백하게, 자신의 실수로

회사에 끼친 손해까지 꼼꼼하게 적고,

말 그대로 유대인 이민자 가정의 밑바닥의

삶에서 글로벌 최상급의 경영자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삶을 적어 내린

책이었다.


1. 베트남 전에서 상이용사로 미국에

다시 돌아온 아버지가 평생에 걸쳐

경제적으로 무능한 입장에 처했던 것을

그 당시에는 경멸하고 원망했지만,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이해하고,

나중에는 "스타벅스"에 "아프간"에서

돌아온 상이군인을 포함한 군인들을

대거 채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승화된

해결책이자 화해를 추구한 것.


2. 자신의 가난을 기반으로 이해한

"커피를 맘 편히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일조한 것.


3. 자신과 같이 빈민으로 태어난 환경을

가진 "스타벅스" 직원이라도, 이를 극복하고

고등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내부 체계를

만들어가며 동시에 이직률을 최소화한 것.


4. "스타벅스" 내에서 인종 차별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직원

전체가 오랜 시간 토론하고 교육받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자신의 회사 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별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공론화한 것.


5. "미국"내에서 벌어지는 실업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자신의 기업이 최대한 공헌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 추구했으며, 장애인에게도 일할

기회를 더 확대하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은 것.


6. 그럼으로써, 단지 비싼 가격에 "커피"를

많이 파는 기업으로서 "스타벅스"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키워 간 것이 아니라

"커피"와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마시는

소비자 층을 전 세계에 걸쳐 확대시킨 것.


이 모든 것이 마치 "스타벅스"에서 한잔의

음료를 구미에 맞게 들이켠 것처럼 나의

내부로 몰려들어왔다. 물론, "스타벅스"의

음료 가격은 "오리지널 브랜드"의 선점

효과만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리고 경쟁 업체보다 훨씬 빠른 신 음료

개발 능력을 계속 과시하며, 수익성을

지속 향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브랜드를 어설프게 따라 하면서 단기간

그 정도만큼 성장했던 "커피숍 브랜드" 중에

오랜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진 "브랜드"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창업주"에 가깝게 "전설적인 경영자"

로서 "하워드 슐츠'가 밀도 높은 사고로 기업과

브랜드 내에 불어넣은 가치가 그만큼의

경쟁력을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그 내용을 읽고 나서 돌아본 고객사

"스타벅스"는 그저 덩치가 크고 구매력이

풍부한 "갑"사만이 아니었다.



앞 서 이야기한 "스타벅스 코리아"와

내가 속한 회사 간의 공동 홍보는

작년 8월부터 금년 1월까지의 6개월의

기간 중에 벌어진 일이다. 그 외에도

다른 그들의 가치에 호응하기 위한

제품의 개발과 새로운 사업 내용이

간간히 오가고는 있으나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

출처: hyosung textiles 인스타그램 페이지

물론, 1회성의 공동 홍보 기록만 남기고

끝나버릴 수도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보다

좀 더 가치 있는 기업과의 공동 홍보로

스토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간 뒤에 다시 같이

상담을 했던 담당자에게 오랜만에

연락을 했던바 그 담당자가 "스타벅스"내의

다른 자리로 옮기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자랑스럽게 "스타벅스"를

좀 더 잘 알고자 "그라운드 업"이란 책을

읽고서 감명받았고, 그 가치에 호응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건을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어필했다.


자신이 다니는 기업의 가치가 내재화되지

않은 직원이라면, 그런 말을 어떤 식으로

웃어넘기거나 무시할지는 그냥 예상이

되지만, 역시나 "그라운드 업"을 읽었다는데

대한 반응은 기꺼이 그 담당자가 새로운

담당자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다시 한번

새로운 기회를 우리와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는

호의적인 반응으로 돌아왔다.


그 과정에서 "그라운드 업"에 쓰인

"하워드 슐츠"의 이야기가 대필 전기 작가가

대충 미화하여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닐 거란

단서를 잡았다고 느꼈다.


우리가 다니는 국내 기업의 경영자가 펴낸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는 말을 우리에게 납품하는

기업의 직원이 말하는 것에 우리가 호의를

느낄 수 있을 것인지? 아마 제대로 읽었을 거란

상상마저도 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경영자를 미화하기 위한 전기가 대필작가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란 의혹을 갖기 마련인

우리는 그 글의 내용의 진위 여부마저

하품을 흘리며 관심 없어하는 사회에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주인공은

방만한 경영으로 추락했고, 성공한 기업가의

이야기는 포장된 만큼 존경스럽진 않았었다.


그 담당자의 살가운 반응을 받은 뒤에

나는 다시 한번 내가 속한 회사의 가치를

뒤돌아본다. 그저 물건을 팔아치우기 위해서

경영되는 기업이나 브랜드라면 이젠 누구나

금세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속한 회사 브랜드와 하위 제품 브랜드는

이제 어떤 진정한 내용물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위해 제품을 팔아가야 할 것인가?


단지, "스타벅스"에 제품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전 세계에 제대로 된 가치와

더불어 있는 제품을 팔기 위해서, 이 시대의

이 나라에 있는 마케터와 영업, 판매, 생산,

개발, 기획, 경영자가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진정성 어린 제품과 그 제품의 브랜드를

"바닥"으로부터 "올려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글로벌 기업을 맹추격하여

일부 따라잡았다고 자신하면서도 같은

Fast Follower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는

우리 기업이 다시 한번 제대로 벤치마킹해야 할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사회적 가치와 어긋난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은 지금의

새로운 친환경에 중점을 둔 “지속 가능성”

비즈니스에서는 그저 맹렬하게 추락할 뿐이다.

싸기만 하다고 많이 팔리는 시대는 끝나간다.


가격 경쟁력까지 포함해서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갖고 유지하고 확대되는 기업과

그 브랜드가 새로운 시대의 프리미엄 기업의

자리를 채워갈 것이다.  기술이나 설비는

자본과 고된 노동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나

무형의 가치는 자본과 노동만으로 카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고의 힘과 더불어 세상과

싸울 진정성과 정의감, 신념 같은 강력한

의지와 자발성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른의 무게>-어른 되기의 무거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