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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pr 09. 2021

<리스타트: Boss Level>-가정으로 돌아가다

철없던 남편이 가정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무한 루프 속에서 그리다.

스포일러가 이 글에서도 나옵니다.


"에지 오브 투마로우"를 본지 오래되었지만,

그 영화 속 내용은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작품의 장르는 "SF+액션 영화"이고

"리스타트"는 SF+액션+가족 영화라는 점에서

"리스타트"와 "엣오투"를 구분할 수 있다.

 

"Boss Level"이란 원제가 있고, 영화 속에서

8비트의 "스트리트 파이트"같은 고전 게임물을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이 나오면서 Boss를

이길 때까지 계속 게임을 하는 모습을 그린

내용이란 이미지를 줄 수도 있었겠지만,

무한 루프를 그린 영화란 이미지를 주는 게

더 좋으리라 배급사가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전에도 유사한 방식의 아이디어, "매일 같은

하루가 계속된다거나, 계속 죽어도 다시 살아나

결론이 날 때까지 계속 조금씩 다른 행위나 말을

하는 극화"가 있었고, 또 계속 나올 것이기에

"리스타트"를 봐야 할까 말까 망설임이 있었고,

이미 짧게 소개한 유튜브 영상도 봤었기 때문에

계속 안 보고 있었지만, 보게 된 순간

의외로 재미있었던 통에 시선을 땔 수가 없었다.

출처: readysteadycut.com


후발주자로서의 "리스타트"가 가진 장점은

단지 기능만이 계속 반복되는 죽음과 삶의

과정에서 향상되고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철없이 살아오던 전직 군인이 사랑하는

"전 부인"과 그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여기에 더해 인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할 마음을 가질

정도로 인력적인 도야를 이루는 과정이

꽤 설득력 있게 나오면서, 극화의 측면에서

좀 더 풍성해졌다는 것이다.


전면적인 외계인과의 전쟁 대신에 지구를

정복하거나 완전히 파괴할 수 있는 동시에

시간을 무한 반복시킬 수 있는 기계를  

가진 폭력 조직에 맞서서 전직 델타포스

군인이 싸우는 과정에서 "B"급의 정서를

가진 장면이나 액션이 자주 나온다.


목이 잘리거나 총에 머리가 뚫리거나,

가슴에 작살이 박혀 끌려가거나,

폭탄에 몸이 날아가고, 화장실에서

생 이를 뽑는 장면 등등이 나오며,

총에 맞아 몸에 수많은 구멍이 생기는

정도는 "데드풀"에서 봤던 정도보다

약간 떨어지는 수준의 잔인함을

선사했다.


전직 델타포스 출신의 민간인이지만

훌륭한 신체를 가진 터프한 외모로

집 밖을 돌아다니며, "전 부인"과 "아들"을

방치했던 "그"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오시리스"를 기억하란 이야기를

남기고 그 책을 선물한 "전 부인"의

뜻을 깨닫기까지,

출처: nytimes.com

그는 100번 이상 자신이 술집에서 꼬신

치과 간호사와 같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아침마다 암살자의 칼이 덮치는 일을

겪으며, 너무 자주 겪는 일이다 보니

그를 죽이러 오는 수많은 용병들에게

별명을 붙이고 매번 지루하게 뻔하단

식으로 대응하는 등의 여유로움도

보이고, 어느 순간엔 그 이상 전진할

수 없는 막다른 길도 마주한다.

출처: m.imdb.com

그때마다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깨닫고 다음 시퀀스로 이동하는 것은

재미있는 게임을 클리어해 가는 과정과

닮아 있어, 아케이드 게임 등을 즐기는

관객이 호응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에지 오브 투마로우"보다 더 잔잔하고

섬세한 반복을 통한 능력의 성장과

자신의 "전 부인"과 "아들"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악당으로서의 "멜 깁슨"은 광기와 더불어

집요하게 자신의 연구원으로서 기계를

개발한 주인공의 "전 부인"을 표현만

정중할 뿐인 무례한 협박으로 위협하고

"주인공"과 마주해서는 길고도 긴 설교와

더불어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잘 늘어놓는다. 그가 그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나름의 긴장감이 있다.


중간에 "양자경"이 등장하여 세계 검술

대회에서 12번이나 우승한 실력자로 나와

중국 음식점에서 주인공을 만나

"뛰어난 검술"을 가르쳐 주는 역할을

큰 비중은 아니지만 잠깐 했는데,

역시나 이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

여자 배우 두 명은 그다지 비중이 있는

대사를 하지 못하고 검술만 잘하는

존재로 그려져서 살짝 아쉬움이 왔다.

출처: thereelbits.com

주인공이 가정을 등한시 한 탓에

헤어진 "전부인"이 "오시리스"의

이야길 남기고 그의 머리카락과 피부

일부를 "시간 무한 재생 반복" 기계에

넣어서 작동시킨 후 그가 그 의미를

깨닫고 결국에는 이 기계가 가져올

파국을 해결하리라는 믿음을 자신에게

갖고 있음을 깨닫는 과정도 설득력 있다.


구구 절절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게끔

아내가 감시를 당하고 있는 상황도 잘 나오고

있어, 에게는 충분한 설명 없이 이뤄지는

극화가 불친절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출처: imdb.com


그러나 끝판왕으로서의 "멜 깁슨"이나

"브렛"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구의

무력이 별 볼 일 없었기에, 중국 여자

용병이자 검의 달인인 "관인"이 자주

나오면서 압도적인 무력을 지니고

총마저 쉽게 피하면서 주인공의 목을

날리는 장면을 여러 번 보여주는 것 같았다.

출처: the-sg-life.com

"양자경"으로부터 검술을 배워와서

"관인"을 압도해서 죽이기 전의 장면에서,

이미 그를 쉽게 이전의 생사 반복의 과정에서

제거하고 여러 용병과 함께 시체

더미로 쌓아놓았던 장면이 나왔었기에

왜 “관인”을 이 장면 전에서 죽이지 않고

“멜 깁슨”직전에 "주인공"을 죽이는 장면을

몇 컷 더 연출해야만 했는지가 내내

걸렸다. 필연적이지 않은 군더더기가

붙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싸우기 힘든 적을 미리 퇴치 하지

않고 어렵게 계속 상대하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납득되지 않았다.

출처: tellisepisode.com

치과 간호사가 자신의 치아 속에 넣은

추적장치를 역으로 이용해서 용병들을

한 차례 모두 섬멸했던 장면이

논리적인 모순을 하나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에 논리적인

엄밀성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싶다.

그 때문에 "에지 오브 투마로우"급의

A급 블록버스터로 평가하긴 어렵다.


처음부터 열린 결말의 끝까지

가는 과정에서 거의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는 훌륭한 오락 영화였다는

것이 중요했다. 하나 더 철없는

"남편"에서 진심으로 "전 부인"을

배우자로 인식하게 되고,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과정은 그냥 이 영화가

오락거리로만 끝나지 않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좋았다. 이런 메시지는

"존 윅"같은 액션 중심의 영화에선

찾아볼 수 없는 메시지였다.

출처: reelgood.com.au

비합리적인 폭력을 여러 방향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분과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되살리고 싶은 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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