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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pr 25. 2021

<저스트 북스_소설로 영어 공부>-가보지 않던 길 가기

기존의 영어 공부를 위해 잘못 들이던 시간을 영어 책 읽기로 돌리기

책의 값은 13,000원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1억 3천만 원 이상이다.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그 가치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불현듯이 책이 한 권 배달되어 왔다. 그저 좋은 책을 하나 알게 되어서 내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보냈을 거라 생각했다. 많은 주변의 지인들은 블로그 같은 것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아내와 아이조차 읽지 않는 이 글을 잘 아는 누군가가 읽을거란 기대는 많이 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서평을 써달라는 요청은 아니리라.


159 페이지짜리 핑크 커버의 책이었다. 아이가 자기만 한 크기의 핑크색 곰과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심플한 삽화가 있다. 단숨에 읽어 내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주는 얇은 크기지만, 하드 커버로 책의 내용의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저스트 북스, 소설로 영어공부, 눈사람 지음"이란 글자만 나와 있다.

그런데, 지은이가 "눈사람"이다. 그리고 책 안쪽으로 들여다보니 각기 다른 경력을 가진 두사람의 공저물이다. 누군가 머리 쪽이고, 누군가가 몸통 쪽인가 보다 싶었다.

연산은 짧게 이뤄졌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바로 지인은 바로 지은이 "눈사람" 중에 하나였다. 안 쪽 내지에 적혀 있다. "둘은 친구 사이로, 한 때 일산에서 리디클리닉 영어학원과 이지문 국어 학원을 각각 운영하였다. 지금은 두 사람 모두 직장에 다니고 있다. 기획 번역으로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이 있다."이다.


그리고 그 지인은 영어 학원 원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몇 년 전엔가 했었다. 그렇다면 눈사람 중에 머리 쪽일것이다. 책을 들어 읽기 시작하니 군더더기 하나 없이 꼭 필요한 내용만 적혀 있는 "최소주의"를 따른 듯한 심플한 문장이 나왔다. 몸통 쪽도 말할 나위 없이 엄청난 고수가 분명하다. 글이 막힘 없이 읽힌다.


그렇게 읽다 보니 47세의 봄을 맞고 있는 내게 이 책은 너무 늦게 왔다는 아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우리 아이에겐 이 책은 동서고금의 비법을 담은 책이다. 무엇을 위해서? 영어를 제대로 잘하기 위해서다.


책의 값은 13,000원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1억 3천만 원 이상이다. 비트코인을 넘어서는 그 가치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아니라 1만 배의 법칙이라 할만하다.


1. 내가 영어 공부를 위해 지난 36년간  5천만  정도의 이야기를 해보자.

읽기와 쓰기, 말하기, 듣기를 나눠서
나름 효율적이라고 믿으며 해온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이 반세기 이상
실패하고 있다는 예제 중에 하나다.


- 영어 학원(사설 영어 학원, 전화 영어, 단어 암기 과정 등등): 10만 원/월 x 12개월 x 36년=4천3백2십만 원

- 영어 시험(주로 토익): 8만 원/년 x 21년(졸업 후부터 매년 가정): 1백6십8만 원

- 인터넷 사이트 또는 앱 교육: 5만 원/월 x 12개월 x 10년=6백만 원

==> 총 5천8십8만 원 이 정도는 최소한 썼다. 교재 비용과 교통비 등등 생각하면 몇 백만 원가량이 더 나온다.


시간으로 하자면, 천 5백 시간, 이른바 중급 수준의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보낸 수준이긴 하다. 여기에 더해서 다행히 2000년도 이후 해외 무역업으로부터 일을 시작하여, 회사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니고 매일매일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을 영어 교육 비용으로 전환하자면 억대가 넘어간다고 해도 무방하다. 어학연수를 미국 등으로 다녀온다고 하면 1~2년가량의 시간에 수천만 원가량의 돈은 그대로 나간다.  


책에도 나오지만, 단기 어학연수 등의 프로그램도 돈은 돈대로 나가고 시간은 시간대로 흐르지만 다녀온 사람의 영어 실력을 수준급으로 올려주는 데에는 유감스럽게도 도달하지 못한다. 아예 유학을 가는 것이 물론 더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더 훌륭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은 "저스트 북스"가 이야기하는 것이다.

 

* 내가 36년간 돈을 들여 영어 공부한 결과: 수백 명의 영어 사용 외국인 바이어와 전시회 및 출장 직접 상담, 프레젠테이션 진행, 화상 콜, 직접 전화 대화, 이메일, 계약서 논의, 계약 체결 가능.

          그러나 영화나 드라마를 자막 도움 없이 100% 시청은 불가, 진정한 의미의 외국인과의 친교 어려움.

          혼자의 힘으로 해외에 내놓을 SNS 기사문이나 블로그 등의 글을 문제없이 작성할 수준은 되지 않음.


나는 영어를 내 나이 또래의 한국 사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잘한다는 소릴 듣고 살고 있다. '74년 생 근처의 사람 중에 해외에서 태어나 교육 과정을 수료한 사람이나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오랜 시간 해외에 살고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영어를 읽고, 듣고, 쓰고, 말하고 국내외 섬유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것이 스스로 위안하고 있는 바다.


국민학교 5학년 때부터 영어 회화 테이프를 들으며 시작해서 계속 영어 공부를 해온 지 어언 36년 되었지만, 아직도 능수능란한 영어를 하고 있다고는 믿기 어렵다. 토익 스피킹 같은 시험을 치면 최상 수준이 나오지만, 그것이 내가 영어 시험을 잘 본다는 의미는 되더라도 "영어를 아주 잘한다"는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물론, 최근의 젊은 직원의 영어 수준은 내 수준보다 일면 진보한 바가 있다. 최소한 발음은 그 전 세대보다 훨씬 낫다. 그렇지만, 같이 일하다 보면 그 젊은 직원들조차 잘 못 알아듣고, 얼버무리며, 당황하고 있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문맥 속의 단어를 곡해하고, 자주 사용하는 관용적인 표현을 이해 못한다. 그들 역시 내가 우스꽝스러운 표현을 쓰거나 영 딴소리하는 것을 분명히 목격할 것이다.


영어로 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모든 대화를 다 알아듣기는 어렵다. 심지어 영어 자막이 나와도 왜 그런 식의 표현을 쓰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은 결국, 읽기와 쓰기, 말하기, 듣기를 나눠서 나름 효율적이라고 믿으며 해온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이 반세기 이상 실패하고 있다는 예제 중에 하나다.


오래전에 흘러가듯 누군가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영어 네이티브의 극화를 듣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영어교육을 더 열심히 받는 것보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국가에서 가르치기 위해서 사용하는 교과서를 초등학교 수준부터 읽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게 실제 사용하는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란 거였다.



2. 네이티브가 영어 공부를 했던 책을 읽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이 책이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이 방안을 실행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다.

어디에서 정말 미국이나 영국의 아이들이 쓰고 있는 교과서를 입수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고, 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았으며, 그렇게 긴 우회로를 돌아갔을 때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을 떠올리며, 더 쉬운 방법인 무료 앱(블링크: 하루 15분가량의 영어 책을 무료로 읽고 들을 수 있게 해 줌) 등을 사용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영어 실력은 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쳇바퀴를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성적인 답답함이 만성 소화 질환이나 비염처럼 답답하게 덮여 있었던 오랜 세월을 뚫고, "저스트 북스"가 체계적이고도 자율적인 동화와 소설 등의 "영어 이야기 읽기"를 등급으로 분류(0~10 Grade)하고 6개 그룹으로 나눠서 50권/년/그룹 읽기 목표의 총 300권의 도서를 엄선하여, 대표적인 도서의 작가와 글 내용을 담아서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물론 지인은 이 글이 영어를 잘 하는 법을 사색해서 적은 에세이 성격의 글이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그러기엔 실행으로 이끄는 힘이 충분한 글임에 분명하지만.


물론, 교과서는 아니다. 그보다 더 넓고 중요한 이른바 그 영어권의 아이들이 즐겁게 자율적으로 읽고 자라난 이야기책을 소개하고 있다. 책 내용 중에는 통상 미국의 초등학교 수준에서 자율적인 권장 읽기 도서량은 평균 25권/년이다란 이야기가 나온다. "저스트 북스"는 만약 비영어권 외국인이 50권/년 정도를 읽는다면, 그 같은 수준의 영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더 용이해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읽기에 대한 조언은 더 현실적으로 중3에 이르기까지의 자율적인 독서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란 내용으로 나왔다. 지은이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서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입시 경쟁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는 학생이 1년에 50권의 영어 책 읽기를 자율적으로 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미션임을 잘 알고 있다.


초등 1학년인 내 아이의 기준으로 내일부터 시작한다면, 초등 6년, 중학교 3년으로 9년의 시간이 있다. 50권/년씩 꼬박 6년 읽으면 초6에 300권으로, 그보다 적은 권수를 매년 읽는다 해도 중3까지는 최상급에 도달이 가능하다.


물론, 대학교 이후 또는 사회생활 중에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원서 읽기는 자율적으로 이뤄질 시간이 있다. 그것은 나처럼 늦게라도 이 책을 읽은 사람에게 주어진 영어 실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출구이며, 나 같은 아빠가 이제 초등학교를 들어간 아이에게 그전에 읽어주던 국어 동화책 대신 영어 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실력을 늘려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어느 정도 수준 이후에는 서로서로 각자 읽어야 되겠지만.


이제부터 그 책을 다 사서 읽기 시작한다고 했을 때, 10년 동안 대략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대는 이미 이북이라고 불리는 전자책이 종이 책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나와 있고, 일부 원서 중에는 지적 재산권이 만료되어 무료로 이북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있어 실제 비용은 그렇게까지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시간도 하루 30분씩 투자하면 된다. 영어 학원에 매일 가려면 드는 시간은 왕복과 수업 시간 포함해서 2시간 정도 되고 영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문장 몇 개 이해하는데 1시간은 걸린다.


위에 쓰여 있듯이 학원 등에 돈을 따로 쓰고,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기타 이 사회에서 하는 방식의 영어 공부를 하느라 지금 쓰고 있거나 앞으로 쓸 돈은 사실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넘어선다. 책을 열심히 보고 읽으며, 유무상의 영어 시청각 자료를 통해 체득하게 될 영어 실력은 그 돈을 들여서 배울 수 있는 수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시험 점수 내기도 문제 풀이 요령을 알아서 맞추는 개념이 아니라 제대로 알고 푸는 개념으로 바뀐다.


궁극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이 책이 정확하게 이야기하고 이 방안을 실행할 수 있는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이야기가 많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를테면 각각의 책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계속 읽어가는 것이 맞고, 아니라면 바로 내려놓는 것이 좋다는 조언 등이다.


결과적으로 영어 등의 어학 공부는 열심히 제대로 들인 시간에 비례해서 결국에는 일정한 수준에 모두가 도달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다만, 한국에서의 영어 교육은 그 수준에 도달하는데 아주 일부분에 불과한 문법과 단어 외우기 등의 국소 영역에 너무 많이 집중하고 있다.


코끼리의 발목에 문법과 단어 암기 등의 족쇄를 채우고 들판으로 나갈 나이에도 순순히 사육당하게 만들고 이를 여럿이 관람하며 왜 뛰지 못하냐고 채찍을 때리는 형상이다. 자기 발목에 채워진 족쇄는 애써 보지 않으면서.


영어 시험을 잘 치르는 수강생의 호주머니를 털어 여러 공/사기업들이 수익을 챙기는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사람을 정말 수십 년간 헤매도록 만드는 "쳇바퀴 돌기"를 반세기 이상 우리라는 햄스터나 다람쥐에게 강요하고 있고, 그것은 바뀌기 어려운 시스템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이 말하는 내용을 깨닫고 실행하지 않을 수많은 이들은 그 시스템 안에서 유영하며 닿아야 할 고급 영어 사용자의 수준과는 평행선을 그리며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를 아직 실행하지 않고 있는 나부터가 그렇게 살아온 기간이 36년이 넘었고, 앞으로도 한 10년가량 더 이럴 것이기 때문이다.



3. 이 책의 내용이 거의 영어 공부의 바이블급일 거란 근거가 있다.


 이 비결을 이렇게 적어서
나에게도 나눠줬으니 고맙다.


물론, 나도 이 분이 갖지 못한 좀 잘하는 몇 가지의 자질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것은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게 만들 수 있는 글을 쓸 사람이 되는 자질과는 다른 것이다.


대한민국의 희소 인재만 갈 수 있는 경로를 걸어 학업을 마친 분이다. 그러나 그 같은 학벌에 기대어서 그 위치에 그냥 꼰대로서 굳어버린 머리를 가진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계속 배우고 있고, 진화하는 사람이며, 아직도 다른 여러 영역의 직업을 갖고 그 직업에 해당하는 산업을 배우며, 임원 이상의 위치를 갖고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계속 살아서 통찰을 반복하고 있는 고급 두뇌라고 생각한다.


더 존경스러운 부분은 그런 것을 티를 내며 대우받고자 하지 않는 소탈한 자세를 갖고 있다. 이 책에도 그런 후광 효과를 노린 소개 글은 넣지 않았다. 이게 더 무서운 부분이다. 그런 것에 호도되지 않는 현명한 독자가 이 책을 보고 제대로 유용한 정보를 얻기를 바랐으리라 믿는다. 그저 잘 팔리기만을 위해서 쓴 책이 아닌 거다. 그 진정성을 글을 읽다 보면 깨달을 수 있다.


나 같은 마케터가 이런 글을 쓰게 된다면 아마도 그 리스트에 있는 책을 앱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홍보와 마케팅을 출판사와 더불어 전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있을만한 경력을 가진 이 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못한 것이 아니다.


이 비결을 이렇게 적어서 나에게도 나눠줬으니 고맙다. 이 비결은 실증된 내용이란 이야기다. 책 팔기 위해 그럴듯한 내용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이 내용을 받지 못했다면 그 비결을 모른 채로, 제대로 된 방법을 실행하지 못한 채 나의 불완전한 영어실력을 스스로 위로하기만 하며 살아갔을 것이고, 아이의 영어 실력이 끔찍한 교육 시스템 속에서 쳇바퀴를 도는 것을 쳐다만 봐야 했을 테니. 수년 뒤에 이 같은 기회를 놓쳤다면 어떠했을까 끔찍스러워할 내 모습이 떠오른다면 너무 심한 과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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