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언즈는 강의실 복도의 소파에 앉으며 전자패드를 집어 든다. 굳이 읽으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멍하게 있는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장시간 접속할 때는 이것을 들고 읽는 시늉을 하곤 한다. 의례 있는 잠깐의 노이즈가 걷힌 후 텔레파시 채널로 접속된다.
(출처: unsplash.com)
‘구인류는 내게 연결된 시스템을 통해서 20년 전보다 현시점에서 약 300% 이상을 넘어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접속 중인 여러분. 현재, 케언즈 교수는 네트워크 상의 좌표 2326 pcsi, 49wl, 94eos 에서 접속되어 있는 중입니다. 가까이에 있는 연결자는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말고 채널 유지하세요.>
‘여러분에게는 여러분의 좌 후반 구의 쾌락 영역으로부터 135 미크론쯤 떨어진 지점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정보를 구인류의 뇌의 구조상에서 벌어지는 방식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기재가 없습니다. 따라서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겼다고 하는 식의 두리뭉수리한 얘긴 안 할 겁니다.’
케언즈는 잠깐 자신 내부의 네트워크를 작동해서 몇 개의 통계 자료를 의식으로 띄워 올렸다.
(출처: unsplash.com)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탄소 배출률이 500%가량 급격하게 떨어진 내용, 지역 간 전면전이 불가해진지 15년 이상된 것, 인공지능으로부터 인류를 말살코자 한 호전적인 로직을 제거하고 나타나지 못하게 하는 작업이 마무리된 것, 일루미네이션공원에서의의식조작으로구인류통제를위한인격단순화가순조로이이뤄지고있는것. 네 가지 내용에 대한 통계 자료요.’
<케언즈 교수의 의지를 분석해본바 네트워크 접속 유지 예상시간은 60초입니다. 타이레놀 씨와의 대화 내용만을 전송할 예정입니다. 다른 접속자들은 일단 제한합니다. 지금의 안건에 대한 최적 아이디어 제공 가능자는 채널 오픈된 사람이 현재의 대화자 2명 외에는 없는 것으로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기록 분국의 일원으로 현재, 이 모든 대화를 제 내부에 모두 저장해둘 겁니다. 자료 요청자는 회의 끝난 후 4-50초 뒤에 제 개인 채널로 접속 바랍니다.>
<당신의 이 발언에 대한 판단의 정확도는 평균 37.5퍼센트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47퍼센트 비중으로 신뢰도가 높았지만, 오후에는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발언의 유효성이 지속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정도고, 1시간 뒤부터 즉시 난수 발생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신뢰도는 15퍼센트로 대폭 감소될 것입니다.>
<현재, 타이레놀 씨의 현재 발언이 불필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그런 통계를 들이대면 누가 열심히 말을 하겠어요. 당신의 꽤 예리한 척하는 통계적인 언급을 멈추세요. 케언즈 교수에게 3초의 접속 연장을 요청합니다.>
‘연장된 것으로 판단 바랍니다. 통계 전문가와 대화하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해줘서 고맙소, 까미유. 이름답지 않게 두통을 생기게 만드는 분이 계셨네요.’
<15초 후에 구인류학회 권위자 사이소이어씨가 접속이 가능하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연구 결과에 대해서만 전송하겠수다. 일단 내 의식 속에 있는 영상을 보시오. 10초 드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