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관찰자의 등장>-c

진의 남다른 점

by Roman

6. 관찰자의 등장


c. 진의 남다른


“진, 당신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당신이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었나요?”


진은 그 말을 듣기 전까진 예측 가능한 사람만 만났던 것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났던 것인지에 대해서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어떤 유형으로 사람을 분류하고 나면 그 분류된 유형을 벗어나 예측 불가의 행위를 하는 사람은 현실에서도, 심지어 일루미네이션 공원의 게임에서도 거의 없었다.


인류의 지난 유물인 영화와 극화, 그 어디에서도 진이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진만의 경험이 아니라 모두의 동일한 경험일 거라 생각했다.

(출처: unsplash.com)

저 멀리 게임 속 역사 속의 그 누구였든 기괴한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어떤 인물이었든 예측 불가한 존재를 만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런 예측 불가한 일이 벌어질 때까지 제대로 사람을 관찰한 적이 없었거나 있어도 없다고 무시하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미리 생각하고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서 벗어난 양상을 보여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트루먼쇼’나 ‘매트릭스’, ‘인셉션’ 같은 영화 속의 외부인에게 자신의 삶을 통제당하거나 꿈을 통제당하는 경우가 실제의 현실에서 일어날리는 없을 텐데, 자신에게도 일어난 것인가? 아, 아마도 그 영화의 세계관과 비슷한 일이 구인류로 구분된 모두에게 벌어진 것 같기는 하다.

(출처: unsplash.com)

생각해보니 이런 인생을 살고 있었다고 제대로 깨달은 것이 오늘이고, 이런 깨달음을 얻을 것을 예측해 봤던 적이 없었다.


‘세상에 이게 몇 안 되는 사람만 가능한 거였어?’


“생각해보니 케언즈 교수와 사브리나, 리처드, 신인류 두 명, 당신을 제외하고는 다른 정보나 지식을 가진 사람은 만났더라도 예측이 안된다 싶은 사람은 본 적이 없었네요.”


“그게 자연스럽던가요?”


“그런 게 에티켓이나 예절이란 게 지켜지는 우리네의 질서라고 믿었고,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때로 답답하기는 했어도.”


“원래 구인류는 그렇지 않았어요. 아니, 아니어야 제대로 된 구인류라고 봐요.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사실인데, 당신이 지금 말한 사람 중에 케언즈와 리처드는 혈육관계이고 사브리나는 당신이 사랑한 사람이죠?”


“그게 어떤 관계란 이야기죠?”


“케언즈의 식솔이었던 리처드는 어쩌면 예측 불가능한 피를 물려받은 것일 수도 있고, 케언즈로부터 예측 불가한 행동을 하도록 조종을 당했을 수도 있어요. 여기까진 관찰 범위를 넘어가서 확실한 진실은 들어 있지 않죠.”


“그럼 사브리나와 전 사랑하는 관계다 보니 색다른 인간성이 발휘되어 나온 건가요?”


“아니요, 케언즈나 그의 영향력 아래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서 벗어난 핸들러 수강생 중에 단 두 명의 서로 예측 불가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끌렸다고 보는 게 더 맞아요.”


“그런데 왜 저는 케언즈에게는 그다지 인간적으로 끌리지 않았을까요? 사브리나는 그에게 끌리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말했어요.”


“케언즈가 당신이 자신에게 끌려들지 않도록 당신이 싫어할만한 일들을 했으리라곤 생각해본 적 없나요?”


“네?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제게 싫은 소리도 한번 한 적 없는 분이에요. 그분.”


“아니요, 싫은 소리도 좋은 소리도 제대로 안 하는 건 그가 당신을 일부러 멀리에 두려고 하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그에겐 당신에게 부여한 기능과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거고요.”


“뭐라고요? 핸들러 역할을 그의 뜻대로 제대로 하게 만들려고 하는 거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것과는 다른 기능과 역할을 기대했던 거였어요. 핸들러라는 것이 본디 구인류가 예측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할 때 이를 수정하는 일을 온라인 바깥에서도 시스템적으로 행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면, 그 안에서도 특별한 기능과 역할이라면 무엇일까요?”

(출처: unsplash.com)

“케언즈가 별도로 준, 제대로 말을 하지 않고서 주고자 했던 기능과 역할이라…… 그게 뭔가요? 이거야말로 예측불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