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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15. 2021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잘 만들고도 욕을 먹어야 하는 몇 가지 이유를 남기다.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보지 않으신 분은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음에 부채감이란 것이 있는 영화 시리즈가

살다 보면 가끔 나온다. "잭 스나이더"가 만든

몇 편의 영화가 있었고, 이 영화처럼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시리즈물로 만들어진 첫 영화가

턱도 없이 재미가 없었던 탓에 배우 하나만이

상품성을 유지하고 살아남고 나머지 배우와

감독이 모두 퇴출당한 경우가 있다.


"마고 로비"같은 배우가 "할리 퀸"의 역할을

제대로 해준 것 자체가 이 시리즈 세편을

살려 놓은 중요한 이유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 사실 첫 편의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에이어"의 필모그래피를 보자면, 그 첫 편이

꼭 그렇게 실패한 망작이 될 확률은 높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구제불능이란

낙인이 찍힐 정도로 그 품질은 안타까웠다.


외전 형식으로 나온 "버즈 오프 프레이"에서

"할리 퀸"의 독무대가 제대로 나왔었고,

그 영화는 첫 영화의 암울함을 벗어난

그럭저럭 재미있는 작품으로 나타나

이 프랜차이즈의 명맥을 이어가기

충분한 수준의 흥행을 기록했다.


이 작품에 투입되었던 감독은 사실 경력상

앞 서의 감독에 비해서 형편없을 정도로

빈약한 "캐시 얀"이란 중국계 여류 감독이었는데,

세 번째 편과 비교해도 두 번째 작품의 수준이

더 높기 때문에, 정말로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영화란 감독의 유명세에만 달려있지

않다는 것이 할리우드에서도 유효하다는

사실을 드러내 주었다.


그 덕분에 "제임스 건"이 세 번째 작품인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투입되어서

명맥을 잇는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인데, 다 보고 나서의 평가는 "두 번째보다는

신선함의 측면에서 떨어진다"란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하다.


"리부트"를 시도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1편과 2편에서의 배우 중에 팀을 협박하며

이끄는 냉혹한 "아만다 뮐러"역은 냉혹함을

더 부각하면서 살려두었고, "할리 퀸"도

전작의 성공적인 부분을 더 강화하면서

더 많은 포커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두 배우가 직접적으로 영화 속에서

부딪치고 반목하는 부분은 전혀 없지만

영화 속의 정의와 악의 축은 이 두 사람으로

압축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흥행 요소를

그대로 간직하고 이는 그대로 살려두어야

한다는 제작사 측의 강박관념이 느껴질

정도다.


그러다 보니 "이드리스 엘바"가 열연한

"블러드 스포트"와 "존 시나"가 열연한

"피스 메이커", "실베스타 스탤론"이

목소리 연기를 한 "킹 샤크" 등의 이전

"수어 사이드 스쿼드"의 실패한 캐릭터를

대체한 인물들의 매력이 제대로 어필하기

어려워 보이는 면이 많이 나왔다.

(출처: Marshable Benelux)

고어물에 가까운 신체 절단 신을 대거

보강하고, 적의 성격도 다채롭게 만들어

"자살 특공대"가 필사적으로 덤벼들어

해결해야만 하는 임무의 필연성을

높인 것도 적절하게 잘 버무려져 있으나

1편과 외전 편의 흥행 공식과 실패한 부분을

잘 교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3편에

흐르면서 3편만이 가질 수 있는 성공적인

"해방"과 "전작과의 차별성"이 많이 시들었다.


팀원 간의 공동의식과 팀워크, 삶의 전적을

돌아보면서 좀 더 각 캐릭터들의 인간성을

보강한 면에서 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평면적인 종이 같았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했고, 예측 불가능성이 각각의 인물로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데, 1편에서의 실패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이를 교정해서 다시 같은

욕을 먹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이 영화의

터져나갈 듯했던 초반의 에너지를 뒤로

가면서 점점 잡아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할리 퀸"이 사로잡혀서 쳐들어간 미국으로부터

등을 돌린 정권을 가진 국가의 대통령과 결혼을

하려다, 사랑마저 나눈 뒤에도 잔혹하게 그를

죽이는 깜짝 씬과 이후에 잡혀 있던 감옥에서

탈옥하면서 "버즈 오브 프레이"를 떠올리도록

발사하는 총탄과 탄피, 맞는 군인들로부터 튀는

피가 꽃으로 그려지는 것은 전편의 흥행성을

염두에 둔 효과였겠지만, 어느샌가 "킹스맨"과

"버즈 오브 프레이"를 거쳐서 진부한 효과로

변해 있는 장면임이 느껴졌고,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관객이 몇 명이나 될까 싶단 아쉬움도

몰려왔다.

(출처: Collider)

그러나 전반적으로 1편의 수준은 훨씬 넘어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코미디가 강화되었고,

각 인물 간의 유기적인 연결도 강하다. 그리고

이제 할리우드 영화가 염두에 두고 있는

미국 중심주의로부터 탈피한 스토리도

어느 정도는 나왔다. 스케일면에서는

최대, 최고, 최선의 것이 보여졌다.

(출처: Collider)

다만, 미국의 적에겐 결국 사정없이 냉혹한

총탄이 가고 "스타 피시"의 숙주가 되었던

적지 않은 군인과 일반인은 대량으로 죽는다.

친미 반군이 정권을 탈환하는 과정이

그려지긴 했으나, 그 조직의 힘은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그려졌다.


영화 초반에 귀엽고도 징그러운 인상을 풍기던

"족제비 인간"은 끝에 살아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굳이 "적국"으로 분류된 국가에서 벌어지는 대량

살인에 대해서는 배려심이 발휘되지 않았다.


이렇게 관객으로서 더하기 빼기를 해보니

"추천할만한 영화"이긴 하단 평가를 할 수 있다.


다만 아래와 같은 관객분에겐 비추한다.


1. 고어물을 보는 것이 징그러운 분

2. 인종이나 국가에 대한 차별이 싫은 분

3. 비속어나 천박한 단어로 된 대사가 싫은 분

4. "버즈 오프 프레이"보다 훨씬 더 기대하는 분

5. 징그러운 좀비물, 외계인물, 감염물 싫은 분


그러나 반대로 위의 요소들이 상관없는 분은

일정 수준 이상 재미있을 것이다. 1편에 대한

기억 없이 보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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