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의 드라마와 양자 세계 풍경의 압권
스포일러가 나옵니다.
늦은 시간에 본 탓에 제대로 글을 써 내릴 힘과 시간이 없어 간추리자면 아래와 같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여러 날을 보내다가 본 작품이어서 나로선 해소감과 더불어 신선함마저 느끼게 만든 작품이었다. 늦은 시간에 본 탓에 제대로 글을 써 내릴 힘과 시간이 없어 간추리자면 아래와 같다.
앤트맨이 영웅 중에 하나로서 인정받는 일상이 이어지고 가족 모두가 함께 화목한 분위기를 보여주기 전에 우선 할머니인 “ 재닛(미셀 파이퍼)”이 양자 공간 세계에서 경험한 과거의 일인지 현재 또는 미래의 일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와의 사투가 잠시 그려진다.
여기에서는 얼핏 자신의 힘을 공간 안에서 제대로 펼칠 수 없었던 또 다른 시공에 유배된 존재로 MCU 드라마 “로키”에서는 “계속 존재하는 자(He Who Remains)”였던 “너세니얼 리처즈”가 그 드라마에서의 능글능글하고 개그 캐릭터이자 허무주의에 빠진 것 같았던 모습에서 전혀 다른 “캉“을 연기한다.
“정복자 캉(Kang The Conqueror)”이자 “유배된 자(The Exiled One)”로 이중인격에 가까운 위선자의 모습을 “재닛”에게 보이고 오로지 파괴와 정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거는 “전형적이고도 폭력적인 사이코 패스 악당“을 연기했다.
이 영화가 좀 더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려 했었다면 좀 더 가공할만한 존재로 “캉”이 활개를 치고 좀 더 압도적인 모습으로 “로키”에서만큼이나 상대방의 시간을 미리 읽고 대응하는 등의 전지전능한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겠지만 “양자 세계” 속에서 그러한 능력이 막힌 한계가 있는 존재로 그려졌다.
후련함과 더불은 해소감을 가져왔다.
가족 드라마로서의 감동을 보여주기 위해 할아버지 ”행크 핌“의 ”마이클 더글라스“가 ”양자 세계“ 속에 떨어진 뒤에 수천 년의 진화를 이룩한 개미 군단을 이끌고 나타나는 내용이나 ”재닛“이 말하지 않았던 비밀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영웅적인 행위이자 일부는 실수인 벌어진 일을 다시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캐시 랭“을 연기한 “캐스린 뉴턴”이 자신의 실수로 온 가족이 끌려 들어온 곳에서 몰래 만들어 입고 있던 슈트로 아버지 “스캇 랭”을 연기한 “폴 러드“와 멋지게 부녀 간의 파이팅을 보여주며 화합도를 높인 것 등도 영화 속에서 멋지게 표현되었다.
쉽게 상상으로 그려내기 힘들었으리라 보이는 “듄”에서 보았던 것 같은 사막의 풍경을 제외한 수많은 “양자 세계”의 다양하고도 복잡한 화면과 거대한 규모로 맞붙어 싸우는 전투씬, 압도적인 규모로 상황을 쓸어버린 개미 군단의 모습 등은 후련함과 더불은 해소감을 가져왔다.
아무리 봐도 “멀티버스”와 “옴니채널”의 조합은 A의 선택지를 위한 것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또 다른 충격적인 화면은 뒷부분의 쿠키 영상 중에 앞의 영상에서 나타난다. “앤트맨” 가족과 “저항군”, “개미 군단”이 일제히 덤벼서 힘겹게 이겨냈던 “캉”이 이른바 각기 다른 시공의 정복자이자 그들 중에 가장 강했던 “캉”을 유배시킨 뒤에 그가 죽자 위기감을 느끼고 각기 다른 시공에 있는 수많은 “캉”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은 뒤에 나타나는 광란의 소용돌이와 함성으로 나타난 장면이다. 이 모든 “캉”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어벤저스”란 집단은 그저 바람 앞에 촛불이 아닐까 싶은 감정이 생기게 만든다.
반면에 “로키”와 더불어 “모비우스”가 마술 공연을 하는 또 다른 “캉”을 같이 보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그 광란과는 또 다른 느낌의 질감을 가진 화면으로 나같이 “드라마 로키” 시리즈를 다 본 관객만이 느낄 수 있는 잔잔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킨다.
본 편부터 마지막 쿠키 두 장면 모두가 더 재미있으려면 사실 필수 시청 요소는 “드라마 로키 시즌 1”인 것 같다. 그걸 보지 않은 많은 관객이 열광하기엔 본성상 ”영화“만 극장에 가서 보는 집단과 ”TV와 앱 등”으로 영상물을 보는 집단은 중간에 일정 수준의 교집합은 겹치기는 하나 완전히 겹치지는 않는다.
여러 시공과 그 속의 여러 동질의 인물이 겹치는 멀티버스란 주제와 모든 시청 및 관람 채널에 연결된 각기 다르나 일정 수준 이상의 영상이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옴니채널이라는 영상물 유통 전략의 와중에서 “케빈 파이기”와 디즈니의 수뇌부는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A. 총량 절댓값으로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인지.
B. 보다 완성도 높으면서도 많은 관객에게 진입장벽을 낮춘 대형 작품으로 흥미를 극대화시켜서 다시금 새로운 팬층을 그들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지.
하지만 아무리 봐도 “멀티버스”와 “옴니채널”의 조합은 A의 선택지를 위한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