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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Sep 16. 2023

<라스트 댄스>-스토아 학파의 우등생 마이클 조던

승부욕으로 똘똘 뭉쳤으면서도 현재에 충실히, 영향권 내의 활동에 집중하다

(사진 출처 : Fox Sports)


스포일러가 공기처럼 퍼져 있습니다.


3가지 감상 포인트

농구의 전설인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시즌을 조명한 작품인 만큼,  장면장면이 매우 뜨거움
미공개 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마이클 조던의 인간적인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줌
NBA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함


6부작의 요약


1. 마이클 조던, 그 마지막 승부

- 농구 황제의 마지막 우승 도전기, 1997-98 시즌 시카고 불스의 불꽃같은 춤사위를 기록함

-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우승 도전기를 그린 작품

- 1997-98 시즌, 시카고 불스는 6번째 우승을 향해 달려감

- 그러나 이 시즌은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시즌으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팬들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음


2. 마이클 조던, 그의 마지막 시즌

- 1984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시카고 불스에 지명되며 프로에 데뷔

- 데뷔하자마자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팬들을 사로잡고, 1985년에는 신인왕 수상

- 이후 그는 1990년대 시카고 불스의 전성기를 이끌며 6번의 우승을 이끌어냄

- 1993년, 아버지의 죽음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으로 인해 첫 은퇴를 선언함

- 프로야구팀에 입단하여 메이저 리그 입성을 위해 그보다 한 단계 아래 리그에서 놀라운 기량을 보임

- 메이저 리그 선수들이 집단 파업을 하자 하위 리그 선수들에게 메이저 경기를 하도록 함

- 이에 반발하여 구단을 탈퇴하였고, 개인용 소형 스타디움에서 농구 연습 및 몸만들기를 함

- 1995년, 돌아온 첫해에는 우승하지 못하고, 이후 시카고 불스에서 3년간 연속 우승을 함

- 1998년, 한번 더 은퇴를 선언함


3. 시카고 불스, 그 마지막 도전

- 1997-98 시즌, 시카고 불스는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시즌을 맞아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음

- 그들은 전 시즌에 이어 NBA 최강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었음

- 시즌 초반, 시카고 불스는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우승 후보 1순위로 부상함

- 마이클 조던이 식중독에 걸리는 등 팀에 큰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나 이를 극복하고 승리함


4. 그리고 기적의 우승

- 이미 이 시즌이 이 팀의 마지막 시즌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팀원들은 마이클 조던을 중심으로 뭉쳐 승리를 향해 나갔음

- 플레이오프에서 시카고 불스는 험난한 여정을 거쳤음

- 2라운드에서 뉴욕 닉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음

- 콘퍼런스 파이널에서 유타 재즈를 상대로 6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승리함

- NBA 파이널에서 시카고 불스는 유타 재즈를 상대로 6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침

- 6차전에서 마이클 조던의 45 득점, 스코티 피펜의 38 득점으로 승리를 거두며 6번째 우승을 차지함


5. 마이클 조던, 영원한 농구 황제

-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우승은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음

- 그는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의 업적은 영원히 기억될 것임



마치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장군이나
백인대장 같은 존재로 "마이클 조던"을
영웅시하고 신격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같은 책이나 웹북 등을 읽으면 "주도적이 되어라",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승승(Win-Win)을 생각하라",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시키라", "시너지를 만들어라", "항상 쇄신하라"라는 내용이 각각의 소스에 따라 약간씩 다른 번역으로 나온다.


이 책의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보게 되면 그리스 로마 시대의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적 철학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현재에 충실하라"와 "내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에만 집중하라", "결국에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일 수 있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그런 내용이 복기되는 것만 같았다. 마치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장군이나 백인대장 같은 존재로 "마이클 조던"을 영웅시하고 신격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출처: NSF - Magazine)

그 습관과 내용 중에 마이클 조던이 실천한 것은 거의 전부였다는 것이 드라마 6편을 모두 보면서 기억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이 8-90%는 왜곡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당시 다른 선수도 있었을 정도로 이 드라마는 거의 매 순간 감동적인 "기승조던" 스토리를 반복하며 가기에 스포츠 만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만큼 편집이 아주 잘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것 이상으로 같은 팀원이 승리할 수 있게끔 이끌기 위해 힐난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벼랑까지 몰아붙이며, 따라오지 않을 경우에 강한 재재를 했다. 동료가 아닌 경쟁자에게 더 야박하기 이를 데 없으며, 밴댕이 속알딱지만큼 좁은 속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과 팀원의 자존심을 긁은 적에겐 확실하게 복수한다. 승부욕이 지나치리만큼 강해서 매경기마다 동료들과 포커를 하고, 골프 도박으로 상당히 큰돈을 날리고선 언론에 들키기도 했기에 사실, "금욕주의자"나 "온정적인 인물"이거나 "타인에게 관대한 타입의 인물"은 아니었다. 승리 그 자체를 위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했다고 봐야 한다.


적지인 유타주의 솔트레이크에서 심야에 배가 고파서 사 먹은 피자 때문에 식중독에 걸려서 경기 중에 빌빌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아버지가 강도에 의해서 비극적으로 죽은 뒤에, 이전에 문제가 되었던 상습 골프 도박 때문에 언론으로부터 복합적인 맹공을 당하던 중에 결국 첫 번째 은퇴를 했다.


그다음에 평소 꿈꾸었고 아버지도 권했던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해 농구로 만들어진 몸을 야구선수의 몸으로 바꾸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가, 다시 농구 선수로 돌아온 바로 그 시즌에 새롭게 시작하자는 뜻으로 45번을 등번호로 달았으나 형편없는 기량을 보이고는 "23번과 45번은 다른 선수다"라는 조롱을 들었고, 다시 23번으로 바꾼 뒤에 경기장에 입장할 때 "아나운서"로부터 "번호를 바꾼, 미신을 좋아하는 선수"란 소리도 듣는다.



 적당한 선수로 채워 넣고,
수익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 없는 장사였다.


이 작품이 끝까지 관심을 유지하면서 시청자가 마지막까지 이야기에 끌려가도록 만드는 이유는 상기의 요약에 기술되어 있듯이 이미 "시카고 불스 구단"이 총 5회의 우승(3년 연속 우승, 2년 연속 우승)을 기록하면서 천정부지로 몸값이 오를 선수와 감독을 더 이상 그만큼의 비용을 지출하면서 고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 감독인 "필 잭슨"을 내보내고, 다시 팀의 "리빌딩"을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출처 : News week)

얼핏 잘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로 "시카고 불스" 구단 경영진은 굳이 우승을 계속하면서 이른바 "왕조 시대"를 열고 있는 이 최전성기의 상황을 그다지 반기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마이클 조던"의 화려함도 시들고 있다고 판단했었고, 혹시라도 계약 연장을 했다가는 후회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저 다큐멘터리만을 봐서는 납득이 잘 안 되는 바가 있었기에 손품을 팔아서 알아본바, 굳이 우승을 하지 않거나 심지어 성적이 안 좋아도 시카고 시민이 경기가 벌어지는 농구장을 방문해서 충분한 티켓을 소비한다는 통계가 있기 때문에, 구단의 입장에서는 급여를 많이 받는 우수 선수들로 진용을 갖추면서 수익을 줄이는 것보다는 적당한 선수로 채워 넣고, 수익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 없는 장사였다.


"팬"을 위해서 있는 구단도 아니고, 구단의 명예를 드높이는 "선수"를 위해서 있는 구단도 아닌 정밀한 돈계산 위에 세워져 있는 구단이기 때문에, "시카고 불스"는 그 이전부터 최전성기, 그 이후의 리빌딩 이후에 지리멸렬한 시기, 잠깐의 전성기 회복기 전체에 걸쳐서 "짠돌이" 냄새를 팍팍 풍겨왔고, 계속 풍겨가며, 앞으로도 풍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의 "시카고 불스"의 최전성기는 사막 위에 핀 꽃 같은 시기였을 뿐.


그런데, 민주주의이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은 아름답고 감동적이지 않기는 해도 사실 수많은 월급쟁이와 최소 비용에 최대 수익을 기대하는 "미국식 기업" 구조상 사실 자연스러운 일로 보일 수도 있다. 적잖은 "미국 기업" 아니 서구화된 세계의 모든 기업의 "사고방식이자 일하는 방식"이고 "생존법"이기까지 한 것이니까.



정말로 거칠고 무식하고
전문적이지 못할뿐더러,
마케팅이나, 스포츠 산업 및
기타 여러 측면에서도
충분히 현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즌의 시작 시점부터 "최전성기이자 완전체 가까웠던 팀"의 "리빌딩"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하는데, 선수나 감독이나 열심히 뛸 생각이 과연 들었을까? 구단의 이 같은 방침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필 잭슨"감독이 없는 팀이라면 더 이상 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렇게 했던 "마이클 조던"은 후반부 인터뷰에서 이야기한다.


'차라리 시즌을 다 마치고 나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면 그렇게까지 반발이 심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만약 제가 구단주였다면 차라리 시즌을 마치고 나서 1년 단위의 계약을 감독과 팀원 모두에게 제시하면서 1회 더 우승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하자고 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1회 더 우승(4 연속 우승)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이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다큐멘터리 내내 "상습적으로 했던 판돈이 비교적 큰 골프 도박"외에는 크게 하자가 잡힐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는 그가 사려 깊게 생각해서 모든 전후 상황을 종합해서 한 이야기가 이것이어서 가장 상황을 잘 이해한 가운데 이야기를 한 것이라 믿게 된다. 그 역시 줄기장창 1998년 이후로도 수년이상 계속 승승장구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해석을 갖고 있다.


다만, 문제는 아무리 구단 측의 "매출"과 "수익"에 대한 분석과 판단, 경영적인 결정이 옳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수행하고 집행한 방식은 지금의 시대로 생각하자면 정말로 거칠고 무식하고 전문적이지 못할뿐더러, 마케팅이나, 스포츠 산업 및 기타 여러 측면에서도 충분히 현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SNS 등 여러 모바일 및 웹 채널과 글로벌 미디어 채널 등을 통해서 스포츠 스타가 되었던 어떤 종류의 특별함을 지녔던 자신을 드러내고 글로벌 스타화 시킬 수 있는 방식이 1990년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다.


이 시대에 그같이 무모한 구단의 운영방식을 밀어붙이는 모습을 노출했다면, 시카고뿐만 아니라 전체 팬의 반발의 파장은 더 컸을 것이고, "시카고 불스"의 의사 결정권자는 자신의 포지션을 상실할 만큼의 위협을 겪었을 것이고, 노선을 수정했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보는 "라스트 댄스"가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큰 이유다.




사족:


워낙에 아이콘화된 전설적인 농구 영웅이자 종목을 가리지 않고 그 위에 군림했던 당시로서는 말 그대로 글로벌 스포츠 스타였고, 그가 신은 "나이키 에어 조던" 농구화는 안 신으면 외계인으로 오인 당할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는지 그가 나온 영화 "스페이스 잼"에서 농구로 싸운 적은 지구인이 아니라 여럿의 "외계인"이다.


오로지 자신의 실력과 온몸, 정신을 다 바쳐서 실행한 끝없는 연습과 매번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바 기적도 이뤄낸 과정이 나오면서 팬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 비어 있는 조금조금씩의 시간과 에너지도 다 사용하는 그의 모습을 보다 보면, 그저 범접하지 못하는 경지의 사람이란 어떤 존재일 수 있는가를 제대로 깨닫고 느끼게 될 수밖에 없다.


아직도 그의 존재감을 뛰어넘는 스타플레이어는 "농구"에선 제대로 나타난 바가 없었다는 것이 기억이다. 그렇지만 그의 시대에서는 광범위하게 허용되고 장려되기까지 했던 "(시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나오는 것이 최근에야 금연을 다시 시작한 나에겐 안타까움과 경이감 두 가지를 다 느끼게 만든다.

(출처 : GQ)

그가 "그렇게 담배를 자주 피우지 않았다면 그의 전성기는 얼마나 더 연장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따른 안타까움이자 "그렇게 담배를 많이 피고도 어떻게 그 성적을 내고 그 어떤 선수도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의 피지컬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란 경이감이다. 만약 "담배"를 피지 않았다면, 아마도, 2000년대에도 "시카고 불스"는 그의 전성기의 하강 시점을 좀 더 뒤로 예견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라스트 댄스"는 더 뒤로 갔겠고.


금연을 열심히 하면서 여러 긍정적인 몸과 마음의 신호를 읽다 보니 드는 생각이다. 이러다 차에라도 치어서 죽고 나면 이 상황을 확인한 수많은 흡연자 지인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어떤 말을 할지 뻔하게 들려온다.


"건강 아무리 챙겨도 소용없어, 금연 따위 해봐야 무슨 필요가 있어 (이렇게 갑자기 죽으면 끝이야)". 그리고 더 오랫동안 "담배"를 피는 자신을 합리화할 것이다. "삼성의 이건희도 망가질 때까지 피고, 시카고 불스의 마이클 조던도 피면서 전설이 되었어, 나라고 계속 못 필 이유가 어디 있어?". 이건 상상일 뿐이다.


"담배"를 끊은 이유는 오래 건강히 살아 남고 싶어서이고, 나의 아이가 이것을 배우지 않기를 바래서이며, 나로 인해 흡연을 하지 않는 가족과 내 지인 모두가 간접 흡연의 피해를 더이상 입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좀 더 이유가 있다면, 일을 더 효율적으로 시간 낭비 없이 하고, 취미 생활도 같이 할 체력을 충분히 유지하고, "담배"값을 아껴서 못보던 지인과 차라도 한잔할 시간을 늘리고 싶다. 더이상 "담배" 회사의 ATM이자 바보가 되기도 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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