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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Oct 12. 2023

<컨티넨털_존 윅 외전>-세계관의 느슨한 확장

윈스턴 스콧의 "최고회의"의 "뉴욕"이라 불리는 "컨티넨털 호텔" 접수기

(사진 출처: TV Inside)


"키아누 리브스"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다 거대한 배역인 "컨티넨털 호텔"로
등가 교환해보려 했던 것 같긴 하다.


존 윅 1, 2, 3, 4에 나온 배우 중에 "존 윅"역인 "키아누 리브스"와 "윈스턴 스콧"역인 "이언 멕셰인", "바워리 킹"역인 "로렌스 피시번", "카론"역의 "렌스 레딕"외의 다른 인물에 대한 기억은 "존 윅 4"의 "견자단"과 "빌 스카스 가드" 정도에 머물러 있고, 그 외의 시리즈에서 활동했던 배우에 대한 기억은 이미 사라져 있다.


그런데 아직 사라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것은 사실 배우가 연기한 인간 배역만이 아니었다는 기가 막힌 착상이 일부 스태프와 기획자에게 있었다. 그것은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댄스댄스댄스"에서 주인공이 묶게 된 "돌핀호텔"이 존재감을 강력하게 뽐내면서 극의 배경이자 중심으로서 "주인공"의 꿈속에서 울기도 하면서 생명체처럼 나타났던 내용과 최신작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의 "벽"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 출처:  좌/Redbubble,  우/TeePublic)


4편에서 "컨티넨털 호텔"은 "그라몽" 후작에 의해서 폭파되어 버리지만, 영화 속에 나온 그 어떤 암살자의 호텔보다 웅장함과 무게감, 그로테스크함, 미스터리함을 느끼게 하며, 관객의 시선이 그 안과 밖에서 벌어지는 투쟁으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호텔을 벗어난 싸움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중압감이 있다.


그래서 "아마존 프라임"에서 야심 차게 3부작으로 만들어 올린 "컨티넨털"에서 제작진은 자신만만하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컨티넨털 호텔"이라고 인터뷰를 빌어 이야기한다.


(출처: ew.com)


1편에서 임팩트 있게 등장한 "윈스턴 스콧"의 형인 "프랭키 스콧"은 "존 윅"의 액션성을 가장 제대로 승계하는 동시에 일정 수준 업그레이드했다. 그가 1편의 말미에서 죽게 되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동생인 "윈스턴"이 형의 애인과 친구, 지인, 바워리 노숙자 암살 집단을 모았다. 이 과정은 "존 윅"의 지존급 슈퍼 히어로 액션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최고 회의"는 이 드라마에서 이전 독립 영화 시리즈에서 보여준 압박감 높고 거대한 배후 조직의 느낌은 전달하지 못한다. 일종의 중개인으로서 기괴한 외모의 "심판관"이 등장하지만, 이 역시나 "강력한 빌런"의 이미지가 없다. "기괴한 빌런"이긴 했지만.


1편의 "프랭키"의 액션이 "존 윅" 이상의 화끈함을 이 영화에서 구현할 것 같다는 예감이 2편과 3편을 보게 만들었고, 제작진과 무술감독 등에 "존 윅"의 스태프가 많이 참여했으므로 3편까지 확장된 이 드라마가 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지만 "컨티넨털 호텔"이 주연인 영화이다 보니 정작 액션이 호텔 안에서 일어나게 되었을 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본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다채로운 호텔의 모습이나 새로운 규칙이다. 아무나 갈 수 없고 실제로는 없는 "13층"의 운영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란 설정과 자폭 장치, 내부의 적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신문 호외처럼 층층의 공간에 전달하는 배기 전송 장치 등이 시선을 더 끈다.


그래서 이 호텔의 "사이코 패스이자 나르시시스트, 절대적인 충성심을 원하지만, 뒤틀리면 잔인하게 복수하는 "코맥" 역할을 잘 소화한 "맬 깁슨"의 "빌런"의 사악함에 대한 후련한 복수의 쾌감이 강하게 일어나질 않는다.


주인공이자 보물과도 같은 이 "컨티넨털 호텔"과 "화폐 주조기"를 차지하기 위한 공방전이 주가 되면서 이미 "존 윅"이 가진 온몸을 던져서 밀도 높은 액션을 끊임없이 집중력 있게 원테이크에 가까운 화면으로 찍어가는 매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존 윅"의 프리퀄 격인 "윈스턴"의 전설을 만드는 것이 2차적인 목적이 되면서 "존 윅"이란 캐릭터를 둘러싼 다른 캐릭터인 "카론" 등의 과거도 일부 나오게 되긴 했지만, "존 윅"의 외전임에도 "컨티넨털 호텔"과 "윈스턴"에게 돌리려 했던 시선이 분산될까 봐 겁이 났는지, "부기맨"의 전설을 잠시 다를 수도 있었을 여유를 놓쳤다. "견자단"의 "엽문" 시리즈가 "이소룡"을 아이로서 잠깐 등장시킨 여유말이다.


그래서 3편에 와서는 너무 다양한 캐릭터가 각기 상이한 방식으로 싸우는 다채로움이 있기는 했지만 각각의 다른 장소 다른 매칭이 되는 적과의 싸움을 교차하는 장면에 "존 윅"과 유사한 수준의 밀도 높은 액션을 기대했던 시청자는 매우 헐렁하고 느려진 각각의 장면에 사실 긴장감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젊은 시절의 미남이고 샤프하며 뛰어난 두뇌를 가진 "윈스턴"은 물론, 매력적인 외모와 더불어 시선을 가져올만한 급의 배우인 "콜린 우델"이 연기하긴 했다. "존 윅" 시리즈 내내 "최고회의"와 나름 대등하게 속임수까지 동원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윈스턴"이긴 했다. 4편에서 "그라몽 후작"에게 압도적으로 눌리면서 "카론"을 잃게 된 장면이나 이후 심판관의 눈치를 살폈던 그가 예상과는 다르게 행동한 최후반부는 "최고회의"와의 투쟁 과정에서 변모하는 "윈스턴"의 이후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컨티넨털 호텔"이 계속 주인공이 되어 시즌 2로 나온다면, 3편에서 대거 이탈했을 "존 윅"의 팬이 다시 시청자로 모두 돌아오게 될 것 같진 않다. "부기맨"이나 "바이너리 킹"과 같은 다른 시리즈물로 일부 인물을 재활용하고 확장해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키아누 리브스"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다 거대한 배역인 "컨티넨털 호텔"로 등가 교환해보려는 시도는 좋았다. 미안하지만 그 두 가지가 같은 가격일리가 없는게 문제다.

(출처 : Atlas of Wo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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