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man Apr 14. 2024

연쇄 실연 17범의 고백 6-3

"연쇄 연애 성공자" 게임의 장단점

(출처: Co-pilot, Dall.E3)


6-3 "연쇄 연애 성공자" 게임의 장단점


오래전 시대에 실제의 삶과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고도로 발달한 가상 시뮬레이션이 나타나리란 예상이 여러 SF 소설과 영화, 드라마를 통해서 수없이 나오다. 어느 순간엔 그냥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그 시점이 "프로메테우스 사"가 글로벌 네트워크 허브인 "일루미네이션 공원"에 무료 시뮬레이션 게임을 론칭한 때였다. 그냥 눈앞의 영상을 보기만 해서는 현실과 게임 속 가상을 구별 못했다.


그 이전 시대에 치열하게 거대 전자 기기 회사 몇 개가 고가의 가상 및 증강 현실 기기를 내놓았지만, 가격과 효용성, 가치가 맞지 않았던 탓에 오랫동안 대중화 되지 않았다.


"프로메테우스"의 가상현실 영상이 현실과 구분이 되지 않은 이유는 인체에 이식하는 내장칩의 월등한 기술과 결합된 신체 내외부에서 공명하며 나타나는 개인 내외부 다중 구현 영상 기술에 있었다.


영상정보를 입력 및 송출하는 최신 영상 기기와도 100% 연동하면서, 신체 내부에서 시신경을 포함한 여러 감각 기관의 신경 뉴런과 연결하여 의식에서 영상을 구현해 내는 것이 제대로 이뤄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이 세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을 지난 세월에 처절하게 잃어버렸던 한국인은 "프로메테우스"가 내미는 가상/증강 현실 세계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오래 머뭇거렸다.


그 오래전 옛날의 퇴행적인 정부를 구성했던 시대에 철저하게 사대주의화 되고, 시대에 맞지 않는 무당과 괴승, 도사 등이 정치지도자를 지배하는 사회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것이 시대감각을 잃게 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이 한때 거품 경제를 통해서 세계 2위의 부강한 나라였던 때의 영광을 잃고 거품이 꺼지면서 수십 년 추락하던 중에 "새로운 것"이라면 대부분 거부하는 국민성을 갖게 된 것처럼.


아날로그와 초기 디지털 시대에 극찬받았던 기술력을 가졌던 국가였으므로, 이를 넘어선 타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고, 동시에 "미국" 외엔 자신을 가르칠 국가가 없다고 믿고 싶어 했다.


그런데, 이런 퇴행적인 국가를 "한국 정부"와 일련의 정치 집단이 2차 대전 시의 일제강점기를 다시 가져오려고 노력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사이비 신앙의 대상으로 섬겼던 것이다.


더 나쁜 것은 친일에 동참 안 하면 고대 시대에 자신의 출세를 위해 경쟁자와 비판자를 빨갱이로 누명 씌웠던 미국의 "매카시"처럼 논리적이거나 사실적인 근거 없이 "빨갱이"로 몰면서 지지를 호소했다는데 있었다.



국력이 전속력으로 후행하던 현실이 답답하던 차에 "프로메테우스"사는 글로벌 그 어느 통신 사도 제공 못하는 파격적인 넷사용료를 한국에 5년간 한시적으로 제시했다.  


가입 사용자 대상으로 다른 통신사는 흉내도 내지 못 할 종합 물류/유통/서비스 종합 허브를 제시하고,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하면서도 가장 많은 사용자가 원하는 가상현실 게임을 무료로 제공했다.


미적미적 거부하던, 점점 인구가 줄어가면서 동시에 지리 멸렬한 현실을 도피하듯 떠나고 싶어 했던 한국인이 밤을 새워가며 기혼/미혼 가리지 않고 설정대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연애 게임에 몰입했다.


이 게임에 대한 몰입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다.

1. 대표 게임 시나리오 내용으로 재미있게 게임을 하며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2. (누군지는 잘 몰라도) 한국인이 만든 대표 스토리는 게임을 보다 친숙한 것으로 인식시켰다.

3. 일상 속에서 겪은 연애에 관련된 콤플렉스나 실연 등에 대한 고통을 경감시킬 수 있었다.

4. 다른 인생을 실제처럼 자기화해서 경험하며, 지위고하, 빈부격차 등의 감정적 이격이 줄어들었다.

5. 보다 즐겁게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임 내 인물 설정 과정에서 사용자의 창작 능력이 커졌다.

6. 다른 양상의 연애를, 시뮬레이션을 미리 함으로써 사전 훈련해서 실패 확률을 약간 낮췄다.

7. 연애의 파트너를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설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몰입에는 다음과 같은 약점이 있었다.

1. 게임을 보다 생산적으로 해낼 수 있는 더 많은 다양한 방법을 대표 시나리오가 한정시킨다.

2. 한국형 가상현실만 만들어지다 보니 외국인, 재외 한국인 등 외부인의 적응이 어렵다.

3. 연애 과정에서의 갈등과 문제를 자기 힘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해졌다.

4. 파트너에게 인정받기 위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매진하는 이가 줄어들었다.

5.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수준의 창작 능력에 한정되다 보니 실제 적용은 사실 어려웠다.

6. 수많은 선택지를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자 결정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되었다.

7. 게임 내에서 선택할 수 없는 인생의 다양한 측면을 간과하는 사람이 생겨났다.

8. 게임 자체에 중독된 관계로 정상적인 연애 자체를 할 에너지와 시간이 없어졌다.


저출산에 가장 결정적으로 악영향을 끼친 것은 단점의 3번 항이었다. 인간 간의 갈등을 직접 사람과 부딪치고 삶의 경험의 축적을 통해서 풀어가는 능력을 상향시키고 성장, 성숙하는 모습을 잃어가면서, 인생의 큰 도전이자 책임감을 동반한 진지한 과제인 연애와 결혼, 육아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출처: Co-pilot, Dall.E3)

정부는 그저 돈을 들인 만큼 아웃풋으로 출산율이 높아지는 그림을 관련 부서에 요청하고 압박했지만, 이 시뮬레이션 게임이 끼치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서 "프로메테우스"사와 협상하지 않았다.


글로벌 각국 정부의 곳곳에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와 시스템 연결을 확고하게 하고, 현지화된 관련 업체로부터 각 정부가 거두는 세금과 막대한 인력을 채용하는 회사에 이의제기가 어려웠다.



"그러니까 내가 한 가장 큰 잘못은 디폴트로 제공되는 게임의 시나리오를 잘 써서 준탓에 머뭇거리던 한국인이 이 무료 게임에 빠지게끔 했다는 거네. 그 외 문제는 '정부'탓 '프로메테우스'탓인 거구만"


"마스터"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선정한 연구 샘플이 이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데 공헌을 한 인물이라는 사실에 '아이러니'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프로메테우스"가 네트워크 상에서 "LOSER17"과 자신의 관련성을 거의 드러내질 않았고, 게임 제작 타이틀롤이 올라갈 때도 "커피색 머리의 아버지 회사" 이름 밖에 안 나왔으니, 미리 알 수 없었다.


"이 게임 내에서 13세 이상에게 유료로 제공되는 기능 중에 하나는 신체 내부 이식칩이 말초 신경과도 잘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뇌의 쾌락을 담당하는 부분에도 잘 결합된 경우에 현실과 비교할 수 없는 극치감을 선사하는 '사이버 섹스 기능'이었어.


사용자가 자신을 가상현실 속의 인물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모드를 자주 사용해서 이 기능에 중독이 되면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는 "미귀환자"가 되는 경우가 있었지.


정부에서 가족과 협의해서 현실 복귀 불능인 경우에는 "뇌사 판정"을 내리기도 했어. 그런 극단적인 뉴스가 나오면, 마치 나이트 삐끼처럼 문 앞에서 이렇게 위험한 게임을 하도록 꼬신 것이 나로구나...


이런 생각과 죄책감이 잠시 들기도 했었지. 하지만 "프로메테우스"와 정부는 마치 한 몸처럼 잘 결합되어 있었고, 언론/미디어까지도 이 회사의 광고비에 휘둘렸으니. 그런 문제는 시선에서 사라졌어"


"LOSER 17"은 자신도 "커피색 머리"와 헤어진 후에 중독이라도 된 것처럼 이 게임 속에 빠져 살았던 오랜 시간이 있었음을 떠올려봤다.

(출처: Co-pilot, Dall.E3)

"잠깐, 의문이 드는 게 하나 있는데 말이야. 내 몸에는 이식된 칩이 없는데 어떻게 나는 가상현실 속에서 감촉도 느끼고, '사이버 섹스' 기능도 잘 알고 있는 걸까?"


"마스터"는 앞 선 이야기에서 이 게임 속에 "LOSER17"이 만들어낸 내용 중에 아들의 볼을 건드릴 때 느낌을 받은 내용을 떠올리며, 그가 뭔가 잘못된 기억을 갖고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하려 했다.


 

이전 17화 연쇄 실연 17범의 고백 6-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