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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ck is Pain: 기대 안 했던 영화의 성공기

숨은 고수들이 왕년의 스타와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낸 "존윅" 성공의 스토리

by Roman

(표지 출처: 프라임 비디오)


"존윅" 시리즈 작품을 직접 본 관객 중에 이 작품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재미없다고 이야기할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기는 한데, 너무 잔인해서 좀 그래"라든가 "키아누 리브스가 노년에 너무 힘들게 사는 것 같아서 마음 좀 짠해졌어"라든가 어떤 이유로 맘에 안 들은 부분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있겠지만, 이 작품을 전적으로 폄하하긴 쉽지 않다. 즐기기가 더 쉽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키아누"라는 배우가 지니고 있는 "철학적인 깊이"를 머금은 "초월적인 인상"이 그가 극 중에서 킬러로서 대량의 살인을 해도 보는 이가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히게 만들어서라는, "마성"의 소유자에게 사로잡혀서 쓴 듯한 글을 썼던 적이 있었다.


(출처: Marie Claire)


그렇지만, 과연 그것뿐일까?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프랜차이즈로서 장기적인 성공 신화를 쌓아온 작품이 보는 이의 시선을 끌고 동시에 상업적인 성공을 연속적으로 세워나가고 있는 것을 다 설명하진 못한다.


그저 "키아누"의 상품성에 기대서 만들었다가 흥행과는 상관없이 망하던지 평가를 제대로 받을만하단 평가도 없이 대중의 인식에서 사라져 간 작품도 적지 않게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와 처음부터 "존윅"을 같이 찍었던 감독인 "채드 스타헬스키"와 공동 감독이지만 이후 작품부터는 "제작"에만 참여했던 "데이비드 리치"가 가진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엄청났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썼다.


(출처: The Action Elite)


그런데, OTT(프라임 비디오, 애플TV)에서 발견한 "Wick is Pain"이란 "메이킹 필름" 성격보다는 좀 더 깊고도 넓게 비하인드 스토리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보자니 그저 배우와 감독만을 작품의 성공 이유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도 결과 위주의 평가다라는 반성을 절로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물론, 영향력의 비중이나 성공의 큰 요인으로 "키아누"와 "채드", "데이비드"를 드는 것은 결과를 평가함에 있어서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작품이 완성되는 데에는 예상못했던 도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셋이 의기투합해서 만들고자 했던 영화 제작의 초반부, 제작비 650만 달러가 없어서, 비용을 줄일만큼 줄이고, 찍을 신을 없애면서 다이어트를 했음에도 600만 달러를 마련하지 못해서 적지 않은 스태프가 떠나고 찍을 의욕도 사라지는 상황이 있었다.


이 절망적인 위기의 순간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한 여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600만 불을 제작비로 제공한 것이었다. 영화의 생존과 제작에 끼친 영향력은 그가 최대다.


(출처: Daily Mail)


"키아누"를 포함한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자신이 출연료와 기타 급여로 받은 모든 돈을 반환하기까지 했던 상황이 다큐멘터리에서 나오고 있는 것을 봤다.


정말로 한 편의 영화가 탄생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저 기적일 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단 한편을 볼 때에도 쉬이 보거나 쉽게 평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게 될 정도였다.


지금에야 이 시리즈가 성공해서 2~4부까지의 메인 시리즈 외에도 외전 형식의 드라마와 개봉영화가 나오고 5부도 나오게 되었으니 왜 그렇게 할리우드의 큰 손들이 짜게 굴었을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이 영화를 찍는 이들의 면면은 아래와도 같았다.


1. 키아누 : "매트릭스"의 성공까지 포함해서 "액션 스타"로서의 높은 인지도와 입지를 쌓았으나 다른 분야의 극화에 출연하면서 점차적으로 스타로부터는 멀어져 오고, 인지도도 떨어져 왔음. 대작인 "47 Ronin"에 참여했지만 흥행 참패함

(출처: Pioneer Press)

2. 채드와 데이비드 : 스턴트맨부터 경력을 시작한 이들로 "매트릭스"에서 "채드"가 "키아누"의 대역 배우 역할을 하면서 만들어진 인연과 쌓아온 무술 감독으로서의 명성은 있었으나 메인 감독을 한 것은 처음이나 다름없었음.


3. 괴짜 작품: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전통적인 방식의 영화와 액션의 문법에서 벗어난 각본과 제작 방향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실패할 위험이 성공할 확률보다 커 보였음. 오랜 영화사에서 금기시된 것 중에 하나가 "개"가 죽는 장면이었는데, 각본상 이 장면이 필수적이었음.


치밀하고 첨단의 규모로 진행되는 "할리우드"의 영화 산업에서 이 작품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이 보이면서 일부는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제작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예상외의 상황을 보다 보면, 화려한 할리우드가 이토록 허술한가 싶어진다.


이 같은 위기에서 기적 같은 도움과 같은 반전이 없었다면 조금의 전진도 없이 사라지는 엄청나게 많은 작품 중에 "존윅"도 크게 다르지 않은 한 편이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중간중간 설명을 돕기 위해 체형이 비슷하게 길쭉한 "채드"와 "키아누"가 의자에 둘이 같이 앉아서 웃음을 지으며 성공한 감독과 배우로서의 여유를 부리고는 있지만, 만약, "존윅"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그런 여유로운 웃음은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이런 다큐멘터리조차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임을 떠올려볼 수 있었다.


(출처: Moviefone)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왜 끝까지 확신을 갖고 찍은 것일까?

이들이 내공을 쌓아온 역사와 각기 이 작품을 꼭 찍어야겠다는 동기를 갖게 된 역사와 계기에는 더 많은 스토리가 숨겨져 있었다.


우선 다큐멘터리는 "채드"를 좀 더 주인공의 자리에 놓고 중점적으로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가 스턴트와 인연을 맺기 전의 시작은 "이소룡"의 친구이자 그의 작품인 "사망유희"에도 출연했던 필리핀계 무술가인 "대니얼 이노산토"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무술을 익히면서 여러 미래 "스턴트맨"이 될 사람들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이었다.


(출처: Official Guro Dan Inosanto fan club)

그에겐 그 당시에 가장 촉망받는 무술가이자 액션 배우로서 이미 아버지 "이소룡"의 후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무술 실력도 총망받았던 "브랜든 리"가 절친이었다.


"브랜든"이 "할리우드 대작"인 "크로우"를 찍다가 그만 소품에 진짜 총이 있었던 바람에 실탄을 맞고 죽게 된 뒤, 극의 완성을 위해서 대역 배우를 찾았다.


마침, "브랜든"과 체형이 비슷한 동시에 성격과 행동거지 등을 친구로서 수년 이상 알고 지낸 "채드"가 나머지 부분의 촬영을 대신 진행하게 된 것이 그를 스턴트맨의 세계로 끌어들인 동시에 이후에 중요한 배우의 대역배우를 맡는 기회를 잡게끔 만들었다.


친구를 잃는 비극과 더불어 인생의 전기도 같이 붙잡게 된 것이 그의 시작이었다. 그 기회를 잡은 데에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무술을 연마하며,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 중에 하나가 될 정도로 준비해 온 "채드"의 열정과 성실함이 있었다.


(출처: Screen Rant)


그와 그의 친구들은 자신들만의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채드"와 그의 친구들은 "스턴트맨"으로서만 만족하지 않고 그렇게 만들어진 팀을 통해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액션씬뿐만 아니라 바로 자신의 영화도 만들어내고 싶어 했다.


이후 참여하게 된 "데이비드" 역시 "채드"와 여러 면에서 잘 맞는 동료이자 친구였던 동시에 그냥 배우의 "스턴트"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배우와 일체화된 연기까지 해내려고 노력하는 또한 남다른 이였다.


다큐멘터리의 후반부에 가면 "채드"가 "스턴트맨"을 하는 이의 심리와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이야기를 하는 내용이 나온다.


'익명의 뒤에서 안심스럽게 숨어서, 자기가 최고의 장면을 그 배우를 대신해서 만들고 찍어냈다는 자부심을 아무도 모르게 느끼는 것이 그들의 성향이기 때문에, 그들은 굳이 유명해지기를 바라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채드"와 "데이비드"는 그들과 달랐던 것 같다.


이 작품은 왜 하필이면 "Wick is Pain"인가?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서야, 왜 "이소룡"이 뼈를 깎는 수련으로 최고의 무술가가 되어서야 전 세계적으로 파란을 일으킨 무술영화를 배우이자 감독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인가를 제대로 잘 알 수 있었다.


"워쇼스키 감독"의 "매트릭스"시리즈에서 "원화평 무술감독"을 만나 액션 영화 이론과 제작법, 철학을 배운 "키아누"와 "채드", "데이비드"는 주인공의 연기가 보여줄 방향과 행동 방식, 무술실력 등이 이와 상호작용하는 모든 인물의 연기와 액션의 수준과 방식을 결정짓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갖고 있는 무술실력과 지향하는 액션의 방향과 범위가 확실하게 뛰어나게 보일수록 전체 무술 액션 영화의 질이 보는 이의 기대 이상으로 상향되기 때문이란 이해를 했다.


"키아누"가 무술 액션 배우로서 위대했던 것은 "매트릭스"에서 무술 연기를 할 때 이미 영화용 무술을 제대로 구사를 하고 있었다는데도 있었다.


심지어 무술을 전문적으로 연마하며 "스턴트"를 해왔던 그 당시 "키아누"의 대역을 맡게 된 "채드"보다도 나은 면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채드"가 했을 정도로, 자신이 극 중에 구사하는 "무술"을 익히고 이를 보여줌에 있어서 완벽주의자로서 멈추지 않고 반복하면서 완벽한 씬이 나올 때까지 자신의 한계를 계속해서 넘어가며 시도했기 때문이었다.


그저 유명 배우로서 몸을 사리며, 조금 폼나게 화면에 나오는 정도에서 정해진 방식으로만 액션을 하는 것이 "키아누"였다면 화면 밖에서 그를 보는 이가 감탄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극을 재미있게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더 훌륭한 액션 장면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몸을 던지고 불사르며, 될 때까지 시도를 접지 않았다.


이렇게 계속 그의 무모할 정도로 자기 자신을 밀어붙이는 장면이 반복된다. "채드"는 이같은 "키아누"의 장점과 한계치조차도 아주 잘 알았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 잘 안될 때마다 수없이 "Fuck!"이란 욕을 내뱉는데, 그것은 자신에게 하는 욕인 동시에 마치 기합처럼 몸에 힘을 부여하기 위해서 외치는 소리였다고 한다. 농담같지만 그가 얘기하면 이상하게 진지하게 들린다. 나만 그런진 몰라도.


"키아누"란 배우에 대해서 또 다른 이가 평가한 것은 대부분의 배우와는 달리 "98%"가 자신이 직접 한 액션이고, 발코니에서 바닥으로 바로 떨어진다던가 신체적으로나 배운 실력으로나 자신이 할 수 없는 "2%"정도만을 스턴트 배우의 대역으로 해결할 정도로 무술가에 가까운 배우라는 것이었다.


(출처: CBR)


그 때문에 이미 정해진 방식으로부터 벗어나 현장에서 다른 무술 배우와 스턴트맨과 다른 액션을 구상하고 또 다른 합을 맞춰 현장에서 다른 장면을 찍고자 할 때에도 "키아누"는 그것을 해내면서도 현실감 있는 빠른 속도로 소화해서 멋진 액션신을 구현해 낼 수가 있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부상을 계속 입었고, 무릎이 부어오르고, 정강이와 허벅지에 상처가 생기는 등 고통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주연 배우가 이 정도였다면 다른 배우와 스턴트맨들에게 어떤 일이 생겼을지는 상상이 될만하다.


수없이 많은 액션 장면을 찍고 과격한 액션이 반복되면서 이들 간에는 "트라우마"의 발생 빈도도 매우 높았지만, 대부분 그것을 극복하고 다시 반복하길 원했고, 그 고통을 사랑하는 일종의 "마조히즘"같은 심리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내용도 다큐 중에 나온다.


"존윅"의 첫 시작부터 "존윅 4"의 마지막까지 참여한 배우들은 "키아누"까지 포함해서 매편 다시는 이 작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이야길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이후에는 다시 기력을 회복하고 계속해서 작품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키아누"와 "채드", "데이비드"가 또한 자신의 고통을 무릅쓰고 발휘해 낸 리더십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고, 그만큼 "존윅"이란 작품이 갖고 있는 마력이 있었다.


치밀하게 만들어진 각본이었다기보다는 배우와 감독이 맨땅에 헤딩하며 만든 각본이었다.

물론, 최초의 "존윅 1부"에서는 각본가가 70대의 "폴 뉴먼"같은 배우가 출연하면 좋겠다고 해서 만든 각본이 있었다. 그 내용에서 주인공과 그의 이미 죽은 아내와의 추억을 담고 있는 "개"를 집에 침입한 이가 죽이는 것이 전면적인 복수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확산되는 것이 처음의 스토리였다고 한다.


그대로 고령의 "폴"같은 배우가 출연했다면 대략 20여 명 정도가 복수를 당하는 조촐한 액션 영화가 될 뻔했지만, "채드"와 "데이비드"가 감독을 맡고 "키아누"가 참여하면서 원래 "채드"와 "데이비드"가 같이 구상을 했고, 지금까지의 액션과는 다른 근접 총기 난사 씬과 각종 무술이 혼합되어서 나오는 "건푸"를 적용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액션씬이 확장되고 대량 살상물로 바뀐 영화는 다른 모습이 되었다.


원래는 "제이슨 스타댐"이 출연한 작품에서 이 같은 액션신을 적용해 보고자 "채드"가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의외로 "제이슨"은 그 같은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일부 적용한 씬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그 이상을 적용하지는 않았다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럼으로써, 그는 자신이 감독이란 타이틀을 맡은 "존윅"에서 이것을 "키아누"와 더불어 확실하게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이들의 치밀함은 총기 액션에서도 발휘되었다.

"할리우드"의 총기 액션이 보다 리얼해진 데에는 "에어건"이라는 일부 인체에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총기 액션신을 가능하게 한 소품이 나온 데에도 있었지만 "채드"는 실제의 총기와 조금이라도 다를 경우 관객은 그 차이를 느끼게 되고 감동이 떨어지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


동시에 총기 관리 실수로 죽은 "브랜든"처럼 같은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진짜 총기와 같은 모양임에도 격발 시의 문제점, 즉, 공포탄을 넣어서 쏠 경우에도 상대 배우에게 화약 등이 튀는 문제를 막는 총을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총구가 확실히 막혀있지만 격발이 이뤄지고 탄피가 배출되는 총기였고, 그것이 영화 속 총기 액션이 더 실감 나게 보이는데 일조를 했다.


그 총기 액션을 더 리얼하게 만드는 동시에 강력한 "존윅"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드러내기 위해서 "키아누"는 몸을 사리지 않고 몇천 발씩의 실탄을 직접 쏴보면서 총기 사용 연습을 여러 총기를 다 사용해서 실제로 진행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정말 "직업윤리"라고 할만한 확실한 자기의 일에 대한 철학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그라는 영화 속 증언에 걸맞은 그의 모습에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했다.


(출처: WUSA9)


"채드"는 이혼을 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스턴트 일을 하다가 만나서 행복한 결혼 생활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존윅"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일에 몰입하면 만사 다른 것이 뇌리에 들어오지 않는 그의 성향상 가정을 등한시하게 되었고, 그만 아내와 이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배우나 스턴트맨은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는 것이 액션 영화에서의 고통이었다면, "채드"와 같은 감독에게는 주변의 소중한 다른 인물, 즉, 가정을 챙기지 못함으로써 온 관계에 상처를 입는 고통이 그같이 벌어질 수 있었을 정도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치열했다.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똘똘 뭉쳐서 외부에 같이 대응했던 "채드"와 "데이비드"는 정작 외부 투자가 이뤄져서 작품을 찍을 때는 서로 다른 의견을 내세우며 다퉈서 스태프 등이 많이 괴로워했다고 한다.


실제 부딪친 액션의 현실을 반영한 장면을 강조하며 적용하는 "데이비드"와 비교해서 "애니메이션"이나 또 다른 "액션 영화"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를 변경해서 적용하는 "채드"의 스타일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갈등이 오히려 잘 종합되어서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결국 "존윅 2부"를 찍을 타이밍에 "The Coldest City"란 작품으로 "샤를리즈 테론"을 주인공으로 채택하여 제작이 이뤄진 개봉 시 제목이 "아토믹 블론드"인 작품의 감독을 "데이비드"가 "존윅 2부"의 공동 감독을 포기하고 맡게 되면서 둘 간의 불화는 결국 결별로 이어지게 되어 "채드"에게 두 번째 관계의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그 작품을 포함해서 계속 이어서 "데이비드"는 제작자로 "존윅 프랜차이즈"의 타이틀롤에 남아 있다.


(출처: GQ)


"존윅"은 그 처음부터 정해진 성격이 따로 있는 작품이 아니어서 계속 변화할 수 있었다.

결국 "존윅 4부"로 결말을 짓긴 했지만 "존윅 5부"가 나오지 못할 것은 아니고, 그동안 해보려고 했다가 하지 않은 스토리와 시도만 모아서 따로 만들어도 충분히 한편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란 말도 "키아누"가 꺼내긴 하지만, 일단, 언론에 밝혀진 구상은 "존윅 5부"가 "견자단"을 주인공으로 해서 외전 형식으로 나오게 되었단 것이다.


(출처: IGN)


"존윅"의 프리퀄이라면서 보다 젊은 시절의 "키아누"가 등장할지도 모르지만 "존윅 4부" 이후의 시간 순차상 내용이라면 아마도 "키아누"는 전혀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키아누"는 자신이 이 프렌치아즈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50대의 10년 간을 정말 행복하게 배우 생활을 해낼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이야기하고 또 다른 기회로 다음의 10년 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에 참여한다면 기쁘겠다고 이야기한다.


일단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외전인 "발레리나"와 "존윅 5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 다큐멘터리를 찍는 동안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던 사안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존윅은 고통이고, 행복이고, 사랑이고, 기쁨이고, 신뢰이며, 우정이고...."라고 여러 단어와 "존윅"을 연결하면서 찍는 시간 동안 내내 자신의 모든 것이 이 작품이었으며, 동시에 이 작품이 다룬 내용이 인간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감정과 미덕 등을 모두 담고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존윅은 재미있다"였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정확히 짚어냈다.


그만큼 많은 것을 담아서 시대에 맞게 매편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처음의 각본에 얽매이지 않은 상태로 2부 이후에도 또 다른 구상을 배우와 감독이 다시 새롭게 해냈다는 것이다. 굳어 있는 스토리가 아니라 이들과 사회상의 실시간적인 변화가 담긴 거다.


그 구상에 맞는 액션씬도 현장에서 다시 이뤄내고, 천편일률적인 고정관념에 맞춰 제작을 제한하고 한정하는 제작사 측의 입김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제대로 해낼 수 있었던 "채드"의 뛰어난 감독으로서의 역량과 "키아누"의 뛰어난 배으로서의 역량이 그 안에 있는 창조력도 제대로 발휘 냈기 때문이었다.


(출처: Polygon)


이들이 그저 자신이 배운 것에만 천착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성과고 그것이 설사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이 시대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비밀을 한수 전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 작품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런 만큼, 시대에 맞게 성공하고자 하는 창작자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을 모두에게 기쁜 마음으로 내가 기억하고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전달한다.


이 시대는 그저 이미 과거에 배운 것만을 고집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이건 너무 평범해져버린 문장이라 써놓고도 부끄럽다. "온고이지신"이기에 물론, 과거에서 배워온 것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여기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배운 것에 대한 과거의 이해에 집착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을 떠나서 이미 배운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도 못하게 된다. 결국 배운 것이 쓸모 없어진다. 이미 배운 것에 대한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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