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로드: 인간이 만든 내세에서 살다

죽은 자의 의식을 디지털 천국에 업로드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by Roman

이 작품을 "프라임 비디오"에서 찾기 전까지 이 OTT는 나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심심한 대상이었다. 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칙칙하고 재미없어요"였고, 나도 그리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가끔씩 잘 뒤지다 보면 나타나는 볼만한 작품이 있는데, 그것이 "업로드"였다. 여러 번 찾았다. AI 여럿에게 물어봤고, 웹검색도 해보고, 여러 블로그도 찾아 들어가서 읽었다.


상상이야 쉽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지만, 이것을 어떻게 현실감 있고도 재미있게 그려낼 것인가가 관건일 수 있는데, 꽤 준수하다. 그리고 영리하게도 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시대 근처로 그렸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시리"라는 명칭도 대화 중에 마치 PPL처럼 등장하고, 이 시대에서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것으로부터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적인 말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반갑다고 이야기하긴 뭣하지만, 2006년부터 2013년까지 7년을 일했던 회사의 모기업인 "코크 인더스트리"의 두 부자 형제 회장(한때 둘의 재산을 합하면 100조 원 가까이 되어서 세계에서 가장 컸다)이 묘사된다.


먼저 2019년에 죽은 동생인 "데이비드 코크"를 모델로 한 "데이비드 쵸크"는 아무리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명확하게 미국의 자본주의를 풍자하기 위한 배역이었다.


(출처: 좌/Prime Video, 우/Screen Rant)


이 "쵸크 형제"의 모델인 "코크 형제"는 미국 공화당의 지지자로서 은둔의 경영자이자 실제로는 막대한 정치자금을 공화당에 기부하면서 사업을 위한 토대를 닦는데 많은 반대급부를 받아오고 있는 "비공개 석유화학 대기업"의 소유주인 형과 공화당 부통령 후보까지 거론되었던 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형은 "기후변화"를 오래 부정했고, 동생은 "가난한 자는 투표를 금지하는 법안"도 추진했다. 최근 벌어진 "베네쥬엘라"의 상황이 어쩌면 이 회사가 진출하여 더 돈을 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죽은 다음에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가진 채로 디지털 천국에 올라가 있지만, 원래 큰 재산을 가지고 있어서 이 디지털 천국에서 누릴 수 있는 집의 공간이나 기타 여유 공간, 음식 등에 대한 제한 없는 부자가 있다.


반면에 자신의 애인의 아이디로 등록된 남자 주인공은 비밀번호를 몰라 등록할 수 없어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무료 음식 제공 뷔페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음식이 소멸되어 프로그램 버그를 찾아 허기를 때운다.


(출처: Prime Video)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상상력의 나열이 아니라 현실의 미국 자본주의의 부패상을 드러내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차량 사고 후에 아직 죽을지 살지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 사람을 확실하게 죽여서 의식을 디지털 천국에 업로드해서 살아 있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선택하는 장면은 코미디지만 섬뜩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족 중에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어 수명 연장이 어려워지는 가족을 업로드하기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을 한다.


이 가족을 업로드하기 위한 비용을 대출받고자 하는 죽은 자에 대한 감정서비스 업무 종사자가 직원 혜택 할인을 받기 위해 관리자의 서명을 요청하자, 그 관리자는 자의적으로 대출을 위한 서명을 하게끔 하는 평점을 상향해서 과잉 서비스를 하게끔 강제한다.


(출처: Prime Video)

또한 다른 작품에서 나왔던 SNS에서 받은 평점으로 신분이 결정되는 내용이 차용되었다. 현실의 데이팅앱을 모사한 "나이틀리"라는 앱을 사용해서 만난 남자에게 관계 이후에 나누는 대사는 남녀 간의 연애의 의미가 추락한 세계를 드러낸다.


서로를 위해 최고점인 평점 5점을 주자고 합의를 한 뒤에 상대 남자가 4점만 주고 도망가서 우울해지는 극 중 죽은 자에 대한 안내 서비스를 하는 여자 주인공의 초반 모습은 그런 것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게끔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을 즉시 떠올리게 만든다.


결혼 직전에 죽은 자신의 애인인 남자주인공을 이곳에 보낸 뒤에 현실에 살고 있는 여자가 남자와의 버추얼 섹스를 하기로 약속을 하고 해당 기기를 임대하러 샵에 들렸다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의 위생 상태에 실망해서 도망가는 장면도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출처: Youtube)


이런 이야기를 흥미진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자율 자동차를 몰고 가던 남자 주인공이 수동 제어로 변경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도로 청소차에 부딪혀 죽은 뒤에, 업로드된 기억 파일의 일부가 손상되거나 해킹으로 삭제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 같은 의식 업로드로 6천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있는 상황에서, 남자 주인공은 공유 프로그램 개발자로서 무료로 사용자가 의식을 업로드하고 올라가 살 수 있는 "무료 천국"을 만들고자 하여 투자자를 찾아다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남자 주인공으로부터 들은 "데이비드 쵸크 회장"은 "그렇다면 살해당한 거네"라고 명쾌하게 이야기를 한다. 탐욕의 작용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인 양.


그것을 이해 못 하자 '그래, 6천억 달러의 비즈니스를 파괴할 무료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자가 적인 이들이 있을 텐데, 갑자가 그 자가 죽었다면 살해당한 게 아니라 그냥 죽은 거겠지 ‘라고 반어적으로 이야기한다.


극 중 유일하게 남자주인공이 모종의 음모에 의해서 살해당했음을 처음 언급한다. 시청자도 느꼈지만 왠지 말하면 안 될 분위기에서.


(출처: Greek Tavel Guide)


이 정도의 스토리를 누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업로드" 세계의 매력을 어느 정도 이상 노출한 것 같다.


이와 유사한 작품은 많이 있다. 그렇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정치와 문화, 경제, 사회 여러 부분에 대한 현실 인식과 감각이 잘 녹여져 있는 동시에 충격적인 장면도 코미디와 더불어 부담 없이 볼만하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만들어져서 이미 여러 시즌이 최근까지 이어졌고, 얼마 전 마지막 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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