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reedom plus

<유니세프 후원자 합창단 7기 회식>-목소리의 색상

방학중에 합창연습이 아닌 회식만을 위해 모인 이야기

by Roman

* 모임에 관련해서 올린 그림 파일은 모두 AI가 그린 것으로 실제 인물과 대칭되는 인물은 전혀 없으며 옷차림도 이렇지 않았고, 실제와 다릅니다.


목소리를 합치기 위해서는 각자의 목소리가 내는 소리의 색상을 봐야한다. 그래야 조합할 부분을 알 수 있다.


각자가 이 합창단에 속하게 된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다른 곳에서 자랑삼아 이야기할 수도 있고, 나처럼 이곳에 쓰게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겐 자랑할 일이고, 누군가에겐 감춰야 할 일일 수도 있다.


나는 보란 듯이 자랑했다가 "유니세프"라는 단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확실한 근거보다는 출처가 불분명한 기사를 본 기억을 토대로 이야기하는 직원이 있어서, 나중에 해명은 했지만 별 음해가 "유니세프"를 둘러싸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딱히 기부 활동 같은 것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보지도 않는 것이 회사 분위기인 것같아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성과 우선 주의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헌코자 하는 움직임이나 의도, 동기를 모두 의심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그것에 참여하는 이를 성과와 상관없는 활동에 부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가 나오도록 만든다면 최소한 그 조직 안에서는 일 외의 얘긴 함구해야함을 깨닫게 한 불쾌한 경험이었다.


나중에 그분이 그렇게 신뢰를 가진 AI 도구를 사용해서 나온 결과로 "유니세프"가 받은 후원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내용을 알려주며 설명을 한 다음에 별말이 없었지긴 했는데, 머릿속에 편견이 생기면 간단한 써치로도 파악할 수 있는 진실을 파악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더욱 답답했다.



이런 각자의 이야기를 한번 정도는 듣기 위해서, 작년에 신입으로 들어온 7기만의 점심 회식이 있었다. 반응이 좋았다. 저마다의 의미를 이야기하기에 바빴었다.


최소한 그 자리에 같이 참석했던 단원분들은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었고, 희망과 의욕으로 차 있었다. 작년말의 각자 소원했던 공연을 마치고 한 달가량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분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공연이 끝나고 나서 연말연초를 거쳐서 7기와 다른 기수의 여러 단원이 자리를 떴다. 어쩌다 보니 나는 "베이스 파트장"이 되었고, "전 베이스 파트장"님은 "서기"가 되었다.


이런 소식은 이제는 썰렁한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단톡방에 띄우기도 뭣한 소식이고, 가족에게도 이야기하기 겸연쩍다. 위에도 쓴 것처럼 회사의 동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삭막해지는 세상의 분위기는 AI문명의 도래가 가져온 변화와도 무관하진 않은 것 같다. 점점 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줄어들고 있고, 아예 사람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 그것이 친구이던 친척이던 가족이던 우린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 남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런 모임이 그전까지 있었던 모임보다 차라리 더 자연스럽고 성향이 맞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모임처럼 느껴졌고, 이해관계와는 다른 취미를 위한 모임이라 좋아서였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선, 그것도 4부와 8부 합창을 부르기 위해선, 사람이 꼭 필요하다. 합창 연습만 하려고 모이고, 그 외의 인적 교류를 전혀 배제한 모임이 되었다간 그 필요성이 희미해질 수도 있다.


합창을 제대로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숙련된 이탈자를 줄여야 하고, 새로운 단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나름의 실력 있는 합창단임을 대외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유니세프"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고, "지휘자"님과 "반주자"님의 입장이란 것도 있고, 그 외의 합창단 내외부의 여러 사람에게는 또한 여러 가지 입장이 있다.


단원이 나가지 않고 점차적으로 숫자가 쌓여서 늘어나고, 신입 단원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될 수도 있는 법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UN"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이 시점에 어쩌면 우리가 속한 "합창단"은 그저 비용을 유발하는 골칫거리일 수도 있다. 그런 어른의 사정이라는 것은 알게 모르게 어디에나 있다.



합창단의 방학을 맞아 한 달 정도가 휙 지나가다 보니 한번 정도는 얼굴을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1월의 마지막날 전체 회원 명부 기재에 응한 분들을 대상으로 제미나이와 챗지피티로 주소를 종합해서 모두가 모이기에 가장 합리적이고 교통이 편한 장소를 문의했다.


그랬더니 나온 장소가 "을지로 3가 역"부근과 "왕십리역"이었다. 31일은 토요일인데 이 날에는 "을지로 3가"가, 평일에 잡고자 하면 "왕십리"가 가장 합리적인 위치라는 결론이 "제미나이"와 "챗지피티"를 통해서 몇 차례 검증해 본 결과 검증이 되었다.


단원 중에 활발하게 의견을 제시하는 몇 분의 의견과도 이 두 장소가 적합하다는 반응이 있었다. 그래서 31일 토요일 오후 점심으로 회식 일정을 통보한바, 토요일 오전에는 그래도 연습은 마포의 "공덕역"까지 찾아와서 할 수 있었던 이 분들이 오후의 회식에 참여할 수 없는 분이 40%를 넘어갔다.


그래서 연거푸 하나의 회식을 더 열기 위해 2월 6일 금요일을 두 번째의 평일 중 저녁 회식으로 잡았다가 7기 중에 상당수 인원인 "소프라노" 단원들이 속한 "소프"만의 회식이 그날 "여의도"로 잡혀 있어서 우여곡절 끝에 2월 13일 금요일로 7기의 방중 두 번째 회식 일정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식당을 잡고, 2차와 3차의 대략적인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제미나이"와 "챗지피티"의 능력을 빌렸다. 최소한 1차 식당인 "대련집"에 대한 모두의 반응이 괜찮았다.


회비를 임의적으로 정해서 거두기로 한 다음에 AI에게 그 회비 내에서 괜찮게 먹을 수 있는 조합을 뽑아달라고 해서 그대로 기본 세팅을 했었는데, 내 기억에 몇 가지가 빠져 있었던 것인지, 예상치 못한 "막걸리"를 여러 병을 시키고도 계산을 할 때는 수천원 정도가 남았다. 7기 총무로서 나름 임무완수였다.



2차도 괜찮은 대형 카페인 "맷차"를 골랐었지만 영하의 날씨에 15분가량 이동하는 것은 그다지 선호하기 어려운 옵션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동하려다간 불시에 예기치 못한 이탈자가 생길 수 있었다.


2차에 오시기로 한 분이 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정황 때문에 오시길 포기했고, 다음 모임에서 뵙기를 카톡으로 기약했다.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애태움이 적어진 내용으로 정리된다.


다행히 이 동네를 잘 아는 분이 근처에 여럿이 들어갈만한 "엔제리너스"를 알려주어 가본바,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하여, 난방이 잘 안돼서 약간 싸늘하긴 했지만 여럿이 이야기 꽃을 피우기에 좋았다.


'AI가 2~3년 후에는 지금의 133 정도의 아이큐(전체 인구 중 3% 미만 수준)를 기록하고 있는 AI보다 1,000배 정도 더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회사의 한 달에 한번 있는 강연을 통해서 들었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질 않았다.


그만큼 AI 기술의 변화가 너무 급작스럽고 너무 빠르고 너무 많은 것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에 무감각해진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와 더불어 논쟁거리도 오가고 젊은 세대에 대한 우려, 향후 합창단이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 잘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이야기가 많이 오가서 뜨거운 관심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우린 신입단원이 들어오게 될 것을 가정하여 어떻게 우리가 배운 것을 공유하고 그들과 더불어 화합하며 같이 잘 부를 수 있을 것인가를 이미 진지하게 생각 중이었던 것이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이야기가 이런 모임의 저편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의 노래 부르는 기쁨을 또한 새롭게 찾아올 신입 단원도 누릴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작년에 그토록 열심히 연습하여 중독되었던 노래에 대한 습관이 자연스럽게 모두를 이끌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근처의 "코인 노래방"으로 향했다.


마치 학생들처럼 맨 정신에 찾아가 좁은 방에 한 번에 모두 들어갈 수는 없어서 인원을 2개의 방으로 나눠서 들어가고 "7기 회장님"과 "총무"인 내가 교대하며 양쪽 방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


역시나 이 모두는 언제라도 노래 부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의욕적으로 부를 준비가 되어 있는 성향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두 가진 이였다.


합창연습을 하며 각기 통일된 음색을 맞추기 위해서 서로가 연습했던 그 음색을 벗어나서 드러낸 각자의 목소리는 실력의 고저를 떠나서 듣기 좋았다.


목소리를 합치기 위해서는 각자의 목소리가 내는 소리의 색상을 봐야한다. 그래야 조합할 부분을 알 수 있다.



흥겨웠고, 처음부터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만난 사람들이라 부끄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부르고 나서도 솔직한 심정이야 더 부르고 싶었겠지만, 저마다의 약속과 사정이 있어, 모임을 파하고 예정되었던 3차는 취소한 채로 헤어졌다.


이렇게 흘러감에 있어서 나름 성공적인 모임이 있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추억이 특별한 것은 AI가 인간을 어디로 어떻게 데려갈지 감도 잡히지 않는 이 시대가 앞으로 인간 간의 모임의 성격을 지금보다도 더 건조하게 용건만 간단히로 끝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이고도 명확한 목표와 방향이 정해져 있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간과 인간의 만남이란 것이 가능한 사회는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까?


이런 모임으로부터의 기억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생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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