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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랍속의 동화 Apr 22. 2020

코로나로 인해 변한 나의 일상

처음으로 경험한 재택근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20년 1월인가 2월 즈음부터 중국 우한이라는 곳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기사들을 흘려듣고 있던 어느 날, 그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상륙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바이러스의 이름은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지어졌다고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의 일상을 이렇게 바꾸어 놓을 줄을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1. 재택근무


갑자기 전염 속도가 급속도로 놀라가기 시작하면서, 2월 말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회생활 중 처음 해보는 재택근무였다. 길어야 1~2 주면 끝나겠지 생각했던 재택근무는 3월을 지나 4월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출퇴근이 불명확한 경계에 있었기에 수시로 회사에서는 연락이 왔고, 저녁 먹고도 계속 업무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구글 행아웃으로 수시로 참여한 온라인 회의는 서로 말하는 타이밍이 엉키기도 하고, 얼굴이나 표정에서 오는 전달력을 제거하고 음성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답답한 부분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자리에 찾아가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다 보니 여러 번 설명해야 하거나, 응답이 늦는 경우들이 많았다. 일이 좀 적었다면, 음악 들으면서 여유롭게 살살 일할 수 있었을 텐데, 하필 정신없이 바쁜 시즌이었기 때문에 전혀 그러지 못했고,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2. 지저분


평일에는 매일 정해진 알람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샤워를 하고, 면도를 하고, 머리를 드라이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하지만 주로 집에만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지저분하게 지내게 되었다. 출근 시간에 거의 맞추어 일어나 세수도 안 하고 노트북으로 온라인 출근을 하고, 매일 하던 면도는 며칠 건너뛰기도 했다. 무엇보다 심했던 건 머리였다. 잠깐 밖에 나가더라도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갔기 때문에 방치했는데, 자른 지 2달이 넘으니 엉망이 되어버렸다. 정상 출근하기 하루 전 날 미용실에 가서 덥수룩한 머리를 자르니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3. 사람과 커피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곤 했었다. 가볍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커피는 항상 함께 했고, 회사에서 종종 짜증 나는 일이 생길 때에는 얼음 가득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답답함을 조금은 달래주었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고 사람을 아예 안 만나보니 커피를 마시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회사로 복귀했고 다시 또 예전처럼 커피를 마시고 있지만, 커피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 나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아마도 난 소셜 스모커(social smoker)처럼 소셜 커피 애호가인가 보다.


4. 물건 정리


매일 집에만 있었기에, 퇴근 이후 틈이 날 때 집 안의 물건들은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리가 차지하고 팔지도 못하는 책들은 분리수거 날에 내다 놓았고, 살이 쪄서 못 입거나 아니면 유행이 너무 지나버려서 애매한 바지들은 의류 수거함으로 보내주었다. 그리고 팔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모니터, 키보드, 헤드폰 등 돈이 될 수 있는 물건들은 당근 마켓에 올렸고, 직거래를 통해 하나씩 정리했다.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물건들을 제거하니 공간도 생기고 물건 판매 후 크지 않지만 현금이 바로바로 생기니 기분도 좋아졌다. 이렇게 정리하고 있던 마음이 무색하게 갑자기 개인 맥북이 갖고 싶어져서 2020 맥북에어 출시 정보를 찾아보며 새로운 지름을 준비하고 있다.


5. 유튜브


많은 업무에 시달린 퇴근 이후 시간에는 누워서 아이폰 그리고 에어팟과 주로 함께 했다. 유튜브를 기존에도 지속적으로 보긴 했지만, 코로나 덕분에 소파에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튜브 시청 시간은 늘어만 갔다. 구글의 추천 알고리즘에 빠져서 클릭을 유도하는 클립들을 지나치기 쉽지 않았고, 구독하는 채널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안 하고 버티고 있었던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체험 한 달을 신청했고, 아마도 난 한 달 뒤에 7900원을 정기 결제하며 유튜브와 계속 가깝게 지낼 것이 예상된다.




이렇게 처음 경험해보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재택근무로 인해 급작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생겼고, 나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겨 이렇게 브런치에 다시 접속하여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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