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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편 Jan 21. 2021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느껴본 가을

포토그래퍼 이가현의 가을 기록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9월이 되면 천천히 가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은 좀 덥지'라는 생각으로 9월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찾아오게 되는데요.

봄엔 꽃이 피고 여름은 휴가가 있어서 여유롭게 계절을 즐기고, 겨울은 너무 추워서 자연스럽게 계절을 느끼게 되는데 유독 가을을 느껴본 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10~11월만 되면 뭐가 그렇게 바쁜지 그저 추운 겨울이 싫다는 생각 하나로 무심히 흘려보냈던 가을을 이번에 처음 느껴보게 되었습니다.


9월에 처음 백수가 되고 한동안 재취업 준비와 우울함 그리고 바이러스 때문에 한 달 정도 밖에 나가지 않는 생활을 하다가 10월 말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떠나면서 스스로 활기를 찾게 되었습니다.

제주도를 다녀온 뒤 그동안 못했던 취미 사진을 맘껏 찍으러 다니자고 생각하고 카메라를 들고 서울 사진 찍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선유도 공원'입니다.


합정역에서 양화대교로 걸어가면 선유도 공원으로 갈 수 있는데요.



양화대교에서 보이는 여의도 건물들


선유도공원에서 보이는 양화대교, 2호선 다리





처음 눈에 담아본 가을



양화대교를 걸어가면서도 알록달록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많이 없는 날은 흔치않은데 날을 잘 골랐던 것 같습니다.




선유도 공원에서 바라 본 양화한강공원


선유도 공원에서 바라 본 양화한강공원2



사실 선유도 공원 자체보다는 선유도공원에서 바라보는 양화한강공원의 풍경이 좋았습니다.





선유도 공원 하늘다리



이 날의 핵심인 선유도 공원의 하늘다리입니다.


하늘과 색색의 나무들과 너무 잘 어울리는 다리인 것 같아요.

찍을 땐 몰랐는데 이제 보니 너무 예쁜 풍경이네요.







마지막 가을을 느끼게 해준 은행나무


그리고 3일 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카메라를 들고 이번엔 '한강 공원 잠원지구'로 갔습니다.


압구정역에서 한강으로 들어가기 전 봤던 은행나무인데 엄청 크고 샛노란 게 예뻤습니다

아직도 '2020년의 가을'하면 이 사진이 떠오르게 돼버렸습니다.




옅어지는 가을의 색


고작 며칠 지났을 뿐인데 정말 가을이 끝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곧 앙상해질 나무들을 생각하니 오늘 카메라를 들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강공원의 가을


봄에도 나무들마다 꽃이 피는 순서가 다르듯이 먼저 잎을 떨어뜨리는 나무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노을 지는 시간의 가을.

정말 가을의 마지막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가 진 뒤


더운 계절과 추운 계절은 해가 지는 풍경도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정말 풍경이 다른 건지 아니면 그날의 계절과 관련이 있는 건지는 다음 여름에 직접 느껴보면서 차이를 알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의 장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가을을 처음 느꼈다는 그 마음과 카메라에 담긴 가을이 저에게 큰 의미를 주었는지 아직도 이 풍경들이 한 장 한 장 잊혀지지가 않네요.


내년 가을엔 좀 더 본격적으로 먼 곳으로 떠나서 가을을 느껴보고 싶네요.


그전에 지금의 이 바이러스가 잠잠해지길 바라면서 말이죠.







제주도 여행기를 다 쓰고 나서 더 쓸 내용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처음 느껴본 가을에 대한 내용을 써봤습니다.

요즘은 너무 추워서 카메라를 들고나가진 않지만 아직은 이 사진들로 버틸만한 것 같네요.

그리고 이제 저 더 이상 백수가 아닙니다. 하하.

그래도 봄부터 틈틈이 시간을 내서 사진을 찍고 글도 써보려고 합니다. 아마 또 계절이나 풍경에 관한 고찰일 것 같네요.



다음은 해가 지는 풍경에 대해서 사진과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다들 건강하고 여유로운 일상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 무단 도용 및 재업로드, 2차 가공을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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