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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reell Oct 18. 2023

아르바이트 첫 출근

다행히 반 년 까지는 안쉬었다. 



결혼 전 나는 1년 가까이 프랜차이즈 도시락집 풀타임으로 근무하면서

전체 포지션을 다 소화했었다. 일을 하면 체력은 필수였어서 아침에

런닝을 8Km에서 9Km를 뛰고 출근했다. 


겸사겸사 다이어트까지 해보겠다고 하다가

퇴사 전에는 발목 상태는 조금만 걸어도 욱씬욱씬하는 상태가 돼있었다.




남편과 이야기해서 발목이 호전될 때까지는 일을 쉬기로 했고,

살면서 그의 배려는 쭉 오랫동안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다.


석 달 가까이 전업주부로 지내니 아픈 것도 많이 좋아졌고,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도 회복이 되어 구직을 시작했는데

인연이 쉽게 닿지 않았다.


지원해서 연락이 오면 다른 시간대를 요구하거나

상이한 근무 포지션을 요구하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급하게 일을 구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에 차분히 하려고 했지만,

마냥 내가 노는 것만 같아서 쫓기고 잠을 못 이루고 걱정하는 날이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드디어 그저께 연락이 왔다. 집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있는

새로 오픈한 음식점 홀,주방 구인하는 곳에서 이력을 확인한 후

따로 면접을 안봐도 되겠다며 바로 출근을 하라고 하셔서 감사하게도 

어제부터 바로 출근을 했다.


출근은 10시, 퇴근은 3시라 틈틈이 집안일도 하고,

프리랜서 일도 겸사겸사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래도 방심하지 않고 나와 가정을 잘 꾸려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배워갈 일이 많고, 적응해야 할 분위기도 있지만

빠르게 습득하고 팀원들에게 지장을 주지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압박감도 크다. 하지만 늘 그랬듯 정신을 차려보면 머리보다

손과 몸이 알아서 나아가 일을 하고 있었으니, 화이팅을 해보리라.


무언가 출근 전에 기록해보고 싶어서 정제되지않은 글을 남겨보게 됐다.




오늘은 퇴근하고 자취를 시작한 사촌동생에게 주섬주섬 챙겨놓은 짐을

택배로 보내주기로 했다. 내가 만든 간식을 좋아하는 동생이라 

얼마 전에 만든 허니버터베이글칩과 어제 만든 그래놀라, 마트에서 산 

밤고구마도 조금, 사탕 몇 가지에 주섬주섬 먹을 수 있는 간식들.


그래놀라는 코코넛, 아몬드, 크랜베리, 올리고당, 꿀, 포도씨유, 오트밀,

카카오닙스를 넣어서 잘 구워냈는데 사먹는 것보다 덜 달고 양은 넉넉하게

만들어봤다. 여름이 막 끝나기 전에 처음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쉬워서

이제는 집에서 만들어서 먹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소박하고 작디 작은 위로지만

오늘 하루의 위로에 그 닻에 닿길 희망한다.

"힘내요"라는 말보다 "힘을 낼 수 있는 용기를 드릴 수 있길"

이라며 수줍게 말을 돌려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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