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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Feb 23. 2023

수원의 걸음친구

화성성곽길에서

백수가 된지 어느새 일년 반의 아침은 느림의 시간이 되어간다.시간표따라 60여년 살았던 아침기상 습관은 눈은 저절로 기상을 하고 몸은  이브자리와 합체를 한체 따스한 이불속 온기에 게으름을 피운다. 서둘러 출근할 일이 없으니 눈만 말똥말똥하고 몸은 느긋하. 유리창을 바라보니 날이 밝아오는지 바깥과 안의 구분이 선명해져 간다. 창문 커텐을 여니 햇님이 떠오르기 시작한다.지난밤 어둠속에서 공상인지 밍상인지 불안의 스토리들불면의 시간을 언제 가져왔었는지  마음은 어둠대신 여명이 찾아온다. 아침이 오는게 매일 희망이다.

오랜만에 걷기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 1만보 함께걷기를 위해 만나는 날이다. 우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날 대지를 밟기 위해 친구가 추천한 가깝고도 먼 수원으로 모였다. 수원은 전주와 비슷한 느낌의 전통과 현대가 어울리는 도시다. 수원의 관문인 팔달문을 중심으로 성곽이 도시를 안위하듯 품고 있다

수원 화성은 조선시대 정조의 꿈이 담긴 성곽으로 우리나라 성곽 건축 사상 가장 독보적인 면모를 자랑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파손되었으나, 축조 상황이 매우 우수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 우리는 수원행궁에서 출발하여 10곳을 걸을 셈이다. 친구들의 옷차림이 핑크핑크하니 봄빛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나이를 먹어도 수줍고 설레인다. 수원 화성 성곽길의 10곳에 스템프 찍기가 있어 미션을 수행하듯  열심히 찾아 생각이다. 성곽길은 분몀 도시안에 있는데 조선시대의 역사의 흔적들속에서 회귀의 귀소본능에 젖어 왕족이라도 되는 듯 행차 가마에 올라 있는 기분으로 수원성 아래 도시를 바라본다.

화성의 4대문인 팔달문에서 출발하여 서장

대와 화서문을 지나 장안문까지 걷기로 하였다. 성곽길을 사부작사부작 오르고 내리니 두시간을 걸었다. 스템프찍기는 도잠함 찾기가 쉽지 않아 세군데 찍고 그만두었는데도 즐거웠다. 호원의 종이 있어 가족과 각자의 소망을 기원하며 종을 울리니 울림이 좋아 소망이 이뤄질 징조라고 좋을대로 해석들을 하였다. 걷기와 더불어 맛집 찾기도 의미가 있다. 지역 맛집에서 한식 한상 가득하니 배도 가득해졌다. 우리는 걷고 수다하는 단순한 루틴이지만 평생걷기를 위해 매일 인증 미션의 의미는 서로에게 옹기가 되어 둔다. 각자 만보 이상의 숫자를 단톡방에 올리며 봄이 오면 다시 떠나자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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