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모부신,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저자가 물었습니다.
1. 운전실력, 평균 이상입니까?
2. 유머감각, 평균 이상입니까?
3. 업무능력, 평균 이상입니까?
셋 다 맞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러더군요.
“다른 사람도 대부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건 말이 안 된답니다. 평균이라는 말에 이미 답이 있대요. 평균 이상이 반, 평균 이하가 반이니까요.(엄밀힌 평균값보다 중앙값이 맞겠지만)
1. 100명이 있다면
2. 반은 평균 이상이다.
3. 남은 반은 평균 이하다.
4. 근데 대다수가 스스로를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5.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거나 착각하고 있는 거다.
뜨끔했습니다. 괜히 허풍쟁이가 된 것 같았어요. 반박이 바로 올라옵니다. 한국인의 시그니쳐 어미, “아니, 그게 아니고...”가 시전 됩니다.
1. 운전실력: 10년 경력, 17만 km. 작은 접촉사고도 없었음. 과태료도 전무
2. 유머감각: “웃기시네”라는 말 많이 들어 봄
3. 업무능력: 일 빵꾸 거의 안 냄
그래도 맘이 불편합니다. 저자가 씩 웃는 것 같더라고요. “애쓴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자체적으로 질문을 바꿔 봅니다.
-운동신경 평균 이상?
-소화능력 평균 이상?
-미술실력 평균 이상?
셋 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모두 no입니다.
운동신경, 정말 없습니다. 유연하지도 않습니다. 감각 자체가 없어요.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요.
소화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주 체해요. 어릴 때부터 그랬죠. 매운 거 먹으면 특히 더하고요.
미술실력, 할 말이 없습니다. 그림 잘 그리는 분들 보면 존경스러워요. 제 블로그 포스팅의 썸네일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배색이며, 구성이며, 이쪽으론 완전 감각 없죠.
이제 다시 저자를 봅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저, 자가진단 잘하죠?”
제목, 정말 깁니다.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
왜라는 질문에 답을 내려봤습니다. 글쎄요, 아마 자가진단이 안 돼서 그런 거 아닐까요?
유명 일타강사의 말처럼, “자가진단 딱딱 해서 안 될 것 같으면 때리 쳐!”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잖아요. 스스로 평균 이하라는 걸 인정해야 하는데, 그게 또 자존감이랑 연결되니까요.
사례1) 자존감이 높다 -> 자가진단 잘한다 -> 잘하는 건 잘한다고 하고, 못하는 건 못한다고 한다. -> 자존감이 더 높아진다.
사례2) 자존감이 낮다 -> 자가진단 두려워한다. -> 못하는 걸 못한다고 인정하기 힘들다. 반면 잘하는 것도 괜히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 자존감이 더 낮아진다.
매일 제 자신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이 분야, 평균 이상 할 수 있어? 50등 안에 들 수 있다고? 너만 그렇게 착각하는 건 아니고?”
그래야 어리석은 결정을 덜 내릴 수 있겠죠?
덧) 번역이 제 취향과는 좀 다르더라고요..
19x19 게임을 ‘고GO’라고 번역한 거 보고... 머리 위에 물음표가;;
멀쩡한 바둑이라는 낱말 놔두고 왜 그랬을까요..?
(마이클 모부신 작가 이름만 보고 빌렸는데.. 이런...ㅠㅠ)
사진: Unsplash의Glenn Carstens-Pe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