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중인 엄마들 모두 빠이팅 토닥토닥 :)
신생아로 현생 하고 보니 너무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이러다 금방 100일 되겠엄!!!!‘ 환장..
나는 지금 이대로가 너무 편하다.
누가 분유 1통 다 먹게 해 줄 테니 어린이 될래?라고 하면 저는 그 작자의 뺨을 때리겠어요! 엄머. 너무 과격했나. 하지만 힙한 감성은 이런 거야 메롱.
응 어린이 되기 싫다.
똥 싸서 응애! 하면 치워주고,
배고파서 응애! 하면 밥 주고,
더워서 응애! 하면 에어컨 슝슝!
목욕도 시켜주지~ 심지어 졸린데 자기 싫어서 응애! 했더니 잠까지 재워주다니..
천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잖아!
근데 나는 천국에 대한 기억이 어떻게 있는 거지?
흠.. 이 부분은 깊게 생각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흐려진다. 새하얘진달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삼신이 무슨 짓을 했나.. 흐음~?
아무튼 엄마아빠장모님.
무려 이렇게 3 집사를 거느린 0세 신생아의 삶이라니. 무척 행복에 젖어있는 요즘이라구.! 근데..
’음.. 저 골동품 수화기처럼 생긴 건 뭘까..‘
아빠의 두 집 살림 증거를 잡기 위해 아직은 무겁기만 한 내 눈두덩이를 열심히 들어 올려 실눈으로 주변을 살피던 내게 이번엔 엄마의 수상한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가 언젠가부터 수화기 같이 생긴 플라스틱을 젖병소독기 통해서 꺼내 방에 들어가더라.
그러다 한 30분 정도 지나면 다시 그 수화기를 들고 언제 연결했는지 모를 나의 소중한 젖병 통을 그 수화기에서 떼어내 냉장고에 쏘옥 보관.
’대체 뭘까 저게.. 엄마 쮸쮸는 나만의 것인데, 설마! 아빠의 두 집 살림 그 애들한테 보내려구 보관하는 건 아니겠지?!‘
갑자기 믿었던 엄마에게 뒤통수 씨게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기분이 팍 상한 나는 요란한 소리로 목놓아 울음 시작!
“응애~~~~~~~~~~~~~~~~~~~~~~~~~~~!”
“응? 축뽁이 배고파?? 엄마 모유 짜 놓은 거 있으니까 잠깐 여기 누워있어!!”
아빠가 말하며 서툰 몸짓으로 아까 그 모유를 냉장고에서 꺼내온다. 나는 평소처럼 아빠가 뭐라 그러거나 말거나 눈물 폭발! 목청 대폭발!!!
’응? 근데 아까 뭐래찌..? 모유를 짜 놨다고..?’
음..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저 수화기 같이 생긴 건 엄마 쮸쮸를 짜는 무언가인 것 같다.
”헤이 솜뭉치 저거 뭐야?
엄마 쮸쮸 나만 먹을 수 있는 거 아냐? “
궁금해진 난 하얀 솜뭉치에게 슬쩍 물어본다.
잠깐의 침묵.
역시 과묵한 녀석답게 말이 없다 망할 거!!
도대체 삼신은 저걸 왜 나한테 붙여놓은 건지 화딱지만 나는 찰나, 이번에는 신기하게 유축기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핑! 하고 떠오른다. 솜뭉치가 알려준건가? 흐음~? 의심 어린 눈빛으로 솜뭉치를 째려보고 있는데,
”축뽁이.. 엄마가 완모 못해서 미안해.. “
어느샌가 젖병을 열심히 빨아 코밑 인중 옆으로 팔자 주름이 생긴 것 같은 내 얼굴을 보며 엄마가 속삭인다.
”내가 너튜브 찾아보니까 요새 완모 하는 엄마들 거의 없대 여보. 마음 쓰지 마~ 우리 축뽁이는 분유랑 혼유 해도 잘 크고 있으니까 괜찮아 토닥토닥. 이 녀석 몸무게 는 거 봐! 꿀꿀이 다됐어~ 흐흐. 여보는 얼른 방에 들어가서 쉬어. 내가 먹이고 트림시키면 되니까’
나를 품에 안고 젖병을 먹이는 아빠가 말한다.
감히 날 보고 꿀꿀이라고 하다니!! 두고 보자 아빠 사람!! 음.. 근데 완모? 혼유? 그게 머지..
“헤이 솜뭉치 완모가 뭐야?”
대답은 없지만 솜뭉치가 갖고 있는 완모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솜뭉치의 새로운 스킬 1이 추가된 거 같다. 이제 좀 쓸모가 있으려나 에훔..
‘음.. 분유 없이 완전 모유만 먹이는 걸 완모라고 한다고..? 음.. 근데 그걸 못하면 미안한 거야? 왜? 난 엄마 쮸쮸 모유도 맛있고, 분유도 맛있는데! 무려 독일에서 생산된 엄청 고급진 코코넛 향까지 나는 분유라던데.. 엄만 왜 미안하다 하지?!’
어리둥절하는 내 물음에 솜뭉치가 추가로 정보를 보내준다.
완전 모유를 하지 못하고,
완분! 완전 분유만 먹이거나,
혼유!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이는 엄마들도 있다고 한다.
근데 내 작고 귀여운 두뇌를 열심히 굴려본 결과로는 도저히 내 1시간 반 텀으로 배고픔을 두드리는 작고 귀여운 내 작은 위의 소화 시간에 맞춰 밤낮으로 완모를 한다는 건.. 가뜩이나 출산을 하느라 몸이 안 좋은 엄마에겐 너무 힘든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밤에 1시간 반씩 깨면.. 다크서클이 눈밑 턱 배 무릎 발가락 끝까지 내려간 것도 모자라 지하 땅끝까지 뚫을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진다. 그리고 아직 내 작은 위 때문에 엄마가 저렇게 잠도 못 자고 힘든 것만 같아 미안함이 든다.
엄마 괜찮아요.
사실 초유 먹었을 때 빼고는 그다지 분유랑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어요. 물론 엄마 찌찌 모유가 훨씬 고급진 향과 건강해지는 맛을 주는 건 맞지만, 분유도 충분히 맛있고 영양도 좋다니까! 엄마 잠 한숨 못 자며 힘들게 하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까 지금부턴 절대 미안해하지 말기!
전 완모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엄마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걸요!
완모든, 혼유든, 완분이든.
그저 엄마 품에서 엄마 눈 바라보며 엄마 사랑 가득 담은 모유 분유 먹는 것으로도 행복 맛으로 신생아 배는 언제나 배불 배불!
늘 지금처럼 따뜻하게 안아주세요! 축뽁이랑 약쏙 :)
“헤이솜뭉치~ 이따 엄마 잘 때 지금 말한 거 그대로 전달해. 할 수 있지?!”
솜뭉치는 귀찮다는 듯 못 들은 척하며 내 시야가 닿지 않는 옆으로 급 사라진다.
‘저저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내 마음이 잘 전달될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엄마 생각해주는 효도 신생아가 된 것 같아 갑자기 기분이 으쓱으쓱 해진다.
계속.